(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손흥민 원톱 기용이 또 다시 실패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120호골을 기록했음에도 원톱일 때 보여준 활약상에 대해서는 비판을 받았다.
토트넘 홋스퍼는 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3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4로 크게 졌다.
대참사였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과 교체 투입된 히샬리송이 한 골씩 터트리며 리버풀을 끝까지 추격했으나 전반전에만 세 골을 내준 걸 포함해 이른 시간부터 허용한 대량 실점으로 인한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지난 뉴캐슬 유나이티드, 아스널, 첼시전에 이어 4경기 연속 패배하며 연패의 늪에 빠졌다. 토트넘이 리그에서 4연패를 당한 건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승점을 획득하지 못한 토트넘은 앞서 애스턴 빌라가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 패배하며 추격 기회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빌라를 따라가지 못했다. 더불어 토트넘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도 더욱 희미해졌다.
리버풀은 4-3-3 전형을 사용했다. 알리송 베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수비라인은 앤디 로버트슨, 버질 판데이크, 자렐 콴사,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지켰다. 하비 엘리엇, 엔도 와타루, 알렉시스 맥알리스터가 중원에 배치됐다. 루이스 디아스, 코디 각포, 모하메드 살라가 공격을 이끌었다.
토트넘도 공격형 미드필더 없는 4-3-3 전형을 선택했다.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가 골문 앞에 섰다. 백4는 에메르송 로얄, 미키 판더펜,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가 구성했다. 허리는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받쳤다. 브레넌 존슨,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측면에서 최전방의 손흥민을 지원했다.
전반 초반 토트넘 골문을 줄기차게 두드리던 살라가 기어코 토트넘 골문을 열었다. 전반 16분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각포가 수비 뒤로 침투하는 살라를 향해 정확하게 공을 띄워 보냈고, 살라가 높게 뛰어올라 헤더로 연결해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리버풀이 추가골을 뽑아냈다. 전반 45분 로버트슨이 내준 공을 살라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비카리오가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선방했다. 그러나 공이 문전의 로버트슨에게 향했고, 로버트슨은 가볍게 이 공을 밀어 넣었다.
리버풀의 맹폭은 후반전에도 이어졌다. 후반전 이른 시간 리버풀이 세 번째 골을 터트리며 더욱 멀리 달아났다.
후반 5분 에메르송이 수비지역에서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엘리엇에게 공을 넘겨줬고, 엘리엇이 박스 안에 있는 각포를 바라보고 크로스를 올렸다. 각포는 자신을 견제하던 로메로보다 높게 뛰어올라 머리로 내려찍으며 리버풀의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리버풀이 쐐기를 박았다. 각포의 골을 도왔던 엘리엇이 이번에는 직접 득점을 터트렸다. 환상적인 득점이 터지며 토트넘의 기세를 꺾었다.
토트넘은 실점 이후 세 장의 교체카드를 꺼냈다. 쿨루세브스키, 벤탄쿠르, 에메르송을 불러들이고 매디슨, 히샬리송, 스킵을 투입했다. 손흥민을 측면으로 보내고 매디슨을 투입하면서 전형에 약간의 변화를 주겠다는 생각이었다. 리버풀은 로버트슨과 엔도를 바이세티치, 고메스로 교체했다.
토트넘이 한 골 만회했다. 교체투입된 히샬리송의 만회골이었다. 후반 26분 존슨이 측면에서 문전으로 보낸 공을 원 터치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이어 토트넘이 한 골 더 따라갔다. 손흥민이었다.
후반 32분 스킵의 패스를 문전에서 받은 히샬리송이 곧바로 손흥민에게 내줬고, 손흥민은 수비 사이에서 침착하게 골문 구석을 노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리그 17호골을 만들어냈다. 이 득점으로 손흥민은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통산 120호골, 그리고 리버풀전 5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웃지 못했다.
결국 토트넘은 리버풀 원정에서 2-4로 패배하면서 시즌 첫 4연패, 20년 만에 리그 4연패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의미 있는 기록들을 세운 손흥민에게는 아쉬운 패배였다.
손흥민은 리그 17골로 득점 순위 단독 7위에 올랐다. 선두 엘링 홀란과는 8골 차다. 또한 프리미어리그 통산 120골로 리버풀 레전드 스티븐 제라드와 공동 22위에 오르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레스터 시티의 제이미 바디와 함께 리버풀전 5경기 연속골을 기록한 선수가 되기도 했다.
평점도 나쁘지 않았다. 이날 축구 통계 전문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90분 동안 패스 성공률 87%, 슈팅 정확도 100%, 최다 드리블 성공(5회)를 기록하며 평점 7.9점을 받았다. 팀 내 최고 평점이었다.
풋볼런던도 무난한 평점을 줬다. 평점 6으로 선발 출전한 선수 중에서는 미키 판더펜, 이브 비수마와 함께 가장 높았다.
다만 중앙 원톱이었을 때 보여준 모습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히샬리송이 벤치에서 나와 중앙 공격수를 맡기 전까지 원톱을 맡았지만 버질 판데이크나 자렐 콴사를 괴롭히지 못했다"라며 "측면으로 이동한 후에야 훨씬 나아졌다. 히샬리송의 패스로 마지막 골까지 기록했다"라고 중앙에서 측면으로 이동한 후 경기력이 더 좋았다고 평가했다.
영국 이브닝스탠더드 또한 "손흥민은 마지막 희망을 갖게하는 득점을 했으나 센터포워드로서는 또 다시 큰 영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공을 지키는 것도 어려워보였고, 왼쪽 측면에서 뛰는 것이 더 편안해 보였다"라고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서는 별 영향이 없엇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