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19 22:29 / 기사수정 2011.08.19 22:29
결국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SK와이번스는 8월 18일 김성근 감독을 전격 해임하며, 이만수 2군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팬들은 경기장에 난입 구단 유니폼을 불살르고 피켓시위를 하는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했고, SK선수들은 팀내에서 절대적이었던 김성근 감독의 해임에 이틀연속 무득점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면서 SK답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김성근 감독은 1982년 OB베어스의 투수코치로 프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84년부터 88년까지 OB베어스 감독직을 맡았고 이후 태평양,삼성,쌍방울,LG에서 감독직을 수행했다. 김성근 감독은 1989년 박정현, 최창호, 정명원 신인 트로이카와 함께 만년꼴지 이미지였던 인천 연고 구단을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 시즌에 진출 시켰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에서는 2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함으로서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 후 1996년 쌍방울 레이더스의 감독으로 취임한 김성근 감독은 꼴지의 상징이었던 쌍방울 레이더스를 2년연속 3위로 끌어올렸지만, IMF 사태로 인해 모기업이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박경완, 김현욱, 김기태, 조규제등을 사실상 현금을 받고 트레이드해 전력이 크게 약화 된다. 결국 1998년 정규시즌 6위를 기록했고, 1999년 전반기를 8위로 끝내면서 분위기 쇄신을 이유로 해임된다.
김성근 감독은 이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을 거쳐 2001년 LG트윈스 2군감독으로 시작했지만, 이광은 감독이 성적부진으로 퇴임하자, 감독대행으로 임명되었고, 시즌 후 정식감독으로 취임했다. 2002년에는 하위권이던 LG 트윈스를 정규시즌 4위에 올려놓으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2003시즌 구단 프런트와의 마찰로 계약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채 해임되었다. 이후로 LG는 꾸준한 전력 보강과 화려한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며 DTD란 비아냥을 듣고 있다.
이후 2005년 지바롯데 마린스의 타격 인스트럭터로 취임했고, 이승엽의 개인코치로 이승엽의 일본리그 적응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2006년 1,2군 순회코치로 취임했다. 이는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는 최초로 일본 프로야구의 코치가 된 사건이었다.
2007년에 드디어 SK와이번스의 감독직을 맡게 되면서, 김성근 감독은 자신의 경력에 정점을 찍게 된다. 2007년 한국시리즈 우승, 2008년 한국시리즈 우승, 2009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2010년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위업을 세워 한국 프로야구의 한 획을 장식함은 물론 역사상 최고의 감독과 최고의 팀 중 하나로 이름이 오르내리게 된다.
이와 함께 현대유니콘스의 서울입성을 위한 연고지 이전 때문에 야구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렸던 인천에 팀의 좋은 성적과 함께 야구붐을 일으키게 된다. 김성근 감독의 재임기간동안 관중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서 아직 전국구는 아니지만 인천에서 SK와이번스 그자체는 엄청난 영향력을 갖게 되고,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문학구장에 끊이질 않았다.
이와 같은 효과로 뛰어난 성적과 더불어, 많은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로 김성근 감독은 “인천 예수님”이라는 별명도 얻게 된다. 그만큼 그의 영향력은 인천야구, 그리고 SK와이번스에 있어서 절대적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엄청난 경력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김성근 감독은 또 다시 프런트와의 불화로 인해서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비록 특유의 고집과 소신 때문에 어딜 가든 프런트와 마찰을 일으켰지만, 그는 진정한 프로였고, 선수들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쌍방울 선수들이 숙식을 해결하지 돈이 없을 때 김성근감독은 자비까지 털어 그들을 먹이고 재웠으며, 김광현의 뇌경색병력을 그의 미래를 위해서 숨겼고, 그의 발전을 위해서 더욱 더 엄격하게 가르쳤다.
너무 곧아서 부러져 버린 김성근 감독이지만, 분명 팬들과 역사는 기억하고 있다. 그의 야구는 프로다운 것이었으며, 아름다운 것이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아직 그의 야구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한국 최고의 명장 김성근 감독님.
[사진=김성근 전 감독 SK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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