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곽동연이 '눈물의 여왕'이라는 작품이 자신에게 갖는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곽동연은 재벌 3세인 홍수철을 외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준비한 것에 대해 "부자 역할을 많이 했는데, 부유한 캐릭터를 표현할 때 남배우들이 쓸 수 있는 폭이 넓지 않다. 잘못하면 졸부같고, 그렇다고 표현을 덜 하면 (부자인 게) 표현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빈센조'와는 결을 달리 하되,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욕구를 보여주려고 알 만한 사람들만 입는 명품 브랜드 옷도 입었다. 수철의 욕망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극중 눈물을 많이 보이기도 했던 터라 밸런스 조절이 굉장히 중요했을법 했는데, 그는 "운다고 해서 슬프게 보여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바보같은 놈' 하면서 안타까운 미소를 지을 수도 있고, '슬픔을 느끼는구나' 하면서 갸륵하다고 볼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해석을 할 수 있게끔 대본에 놓여진 상황에서 충실하게 연기하려고 했고, 진지해질수록 효과가 나타날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사실 모든 게 다 어려웠다. 감정의 진폭이 크고, 혼자서 편지를 보면서 느껴야 하는 씬도 있었다. 다행히 현장에 계신 감독님들이나 다른 씬을 연기할 때는 배우들이 도와줘서 다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씬으로는 8회에 등장했던 천다혜를 찾아 헤메는 장면을 꼽았다. 곽동연은 "그 시퀀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많이 준비했고, 총 4~5번을 나눠서 촬영했다. 그래서 감정선을 연결하는 데 공을 들였고, 원래 자전거를 정말 잘 타는데 못 타는 사람은 어떻게 할까 물리적인 움직임까지 다 고민했다"고 밝혔다.
또한 납치될 뻔한 천다혜를 구하려는 시퀀스를 꼽은 그는 "자랑 아닌 자랑을 하자면, 그 자리에 지나가는 기차가 하루에 한 대 뿐이었다. 그래서 그 타이밍에 맞춰서 프레임 인을 해야했는데, 감독님께서는 '괜찮다. CG로 처리하면 된다'고 하시면서 은근 압박을 주시더라. (웃음) 긴장이 된 상태로 촬영에 임했는데, 다행히도 한 번에 성공해서 CG 비용을 아끼게 됐다"고 의기양양해했다.
작품의 결말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렸지만, 곽동연은 "수철이와 다혜가 맞은 엔딩은 가장 이상적인 엔딩"이라고 입을 연 뒤 "드라마에서 그리는 현우와 해인의 사랑은 어느 순간 스파크가 튄 게 아니라, 각자의 삶을 관통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지막 순간에 두 사람이 어떻게 남았는지를 보여준 게 동화같고 아름답다고 생각했다"고 자평했다.
최근 진행됐던 종방연 당시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곽동연은 "정말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리셨고, 인원이 350명으로 제한되어 있었는데, 더 오겠다고 하셔서 사무실 식구들보고 와주시면 안 되냐고 했다. (웃음)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스태프분들까지 꽉 채워서 '일 없으시냐'고 장난을 칠 정도였다"며 "또 같이 연기한 장면이 많이 없어서 서로가 팬이 된 경우도 있었다. 선후배 할 것 없이 그런 경우가 많아서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많은 이들이 다양한 이유로 눈물을 보인 가운데, 곽동연은 후련함의 눈물이 맺혔다면서 "종방연 때 15회 방송을 다 같이 봤었는데, 기찻길 시퀀스가 개인적으로 궁금했다. 다 같이 볼 때는 부끄러워서 제대로 못 보고, 2차로 장소를 옮길 때 화장실로 가서 휴대폰으로 따로 그 장면을 봤다"고 비화를 전했다.
그렇다면 '눈물의 여왕'은 곽동연의 연기 커리어에 있어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곽동연은 "저를 확장시켜준 작품 같다. 작업하면서 이렇게 많은 선배님들과 긴 호흡으로 맞춘 게 오랜만이기도 했고, 선배님들의 지혜, 연륜을 느끼면서 그걸 연기에 써먹어보고 싶은 자양분이 됐다. 너무나 좋은 사람들과 오래 지내면서 개인적인 식견도 넓어진 거 같은 느낌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엑's 인터뷰④]에 계속)
사진=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