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김민재가 별들의 잔치에 출전할 수 있다는 '청신호'로 받아들여도 될까.
오랜만에 출전한 김민재가 경기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기분이 좋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김민재는 28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의 2023-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교체돼 후반전을 소화했다.
전반전 부상으로 한 차례 쓰러진 더리흐트의 컨디션을 고려한 교체로 보였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으로 컨디션 난조를 겪은 더리흐트는 최근에도 부상 때문에 고생하는 중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프랑크푸르트와의 전반전에도 치료를 받았던 더리흐트를 빼기로 결정했고, 더리흐트 대신 김민재가 투입된 것으로 해석됐다.
김민재는 더리흐트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웠다. 갑작스럽게 투입된 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92%, 지상 경합 성공 2회(100%), 공중 경합 성공 3회(4회 시도) 등을 기록하며 뮌헨의 뒷문을 든든하게 잠갔다. 오랜만에 발을 맞춘 에릭 다이어와의 호흡도 전반적으로 준수했다.
김민재도 프랑크푸르트전 이후 자신의 SNS에 프랑크푸르트전 사진과 함께 "기분 좋다(Feeling Well)"라는 멘트를 작성해 게시글을 게재하며 본인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던 프랑크푸르트전을 상기시켰다.
더리흐트의 부상과 교체투입 후 맹활약으로 최근 좋지 않았던 김민재가 분위기 반전을 꾀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
김민재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낙점됐지만,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차출된 기간 동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합류한 다이어가 투헬 감독의 신임을 받으면서 벤치로 밀려났다. 최근에는 다이어와 더리흐트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면서 주전조에서 완전히 빠진 모습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더리흐트의 부상은 김민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을 앞두고 있는 뮌헨은 더리흐트가 컨디션을 회복하지 않는 이상 수비라인에 변화를 줘야 한다. 김민재는 다요 우파메카노보다 더 나은 옵션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김민재의 출전을 기대할 만하다.
아무리 더리흐트가 주전조로 자리잡았더라도 뮌헨이 현재 유일하게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에서 컨디션이 떨어진 선수를 선발 카드로 꺼내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 역시 김민재의 출전 가능성을 높인다.
만약 출전할 수 있다면, 레알전은 김민재가 반전의 신호탄을 쏘는 경기가 될 수 있다. 아직 이번 시즌 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시즌 끝물에 김민재가 다시 주전으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뮌헨은 일단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더해 적어도 5경기는 치러야 한다. 만약 뮌헨이 챔피언스리그에서 레알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할 경우 한 경기가 더 늘어난다. 김민재에게 최대 6경기의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셈이다.
이는 더 나아가 다음 시즌 김민재의 주전 경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뮌헨의 사령탑 교체는 이미 확정됐다. 시즌 도중 김민재를 외면했던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뮌헨과 작별한다. 다음 시즌 뮌헨의 지휘봉을 잡을 새로운 감독의 눈에 들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시즌 막바지 일정은 김민재가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진=김민재 SNS,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