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상대팀 공격수임에도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손흥민, 제임스 매디슨과 잡담을 한 이유가 있었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다음 시즌을 위한 윙어 보강 마무리 수순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누구나 알 만한 굵직한 대어는 아니지만 그래도 젊고 쓸만한 준족의 측면 날개가 북런던에 입성할 전망이다.
영국 축구매체 '풋볼 인사이더'가 크리스털 팰리스의 주전 공격수 에베레치 에제의 토트넘행이 유력한 상황임을 알렸다. 프리미어리그 경쟁 구단들도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나 일찌감치 공을 들인 토트넘이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다고 알렸다. 매체는 24일 "토트넘이 에베레치 에제의 영입전을 강화하고 있다"며 "소식통에 따르면 25살 윙어의 가족들은 주말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에 특별 손님으로 초대됐다"고 했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오후 10시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아스널과 프리미어리그를 넘어 세계적인 라이벌전인 '북런던 더비'를 펼친다. 이 경기는 아스널의 프리미어리그 20년 만의 우승, 그리고 토트넘의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 등이 걸려 두 팀 모두 놓칠 수 없는 한판 승부다.
이런 자리에 토트넘이 에제의 가족들을 초대하는 등 정성을 다하는 것이다.
토트넘이 에제는 물론 그의 주변 인사들까지 신경쓰는 이유는 경쟁 구도에 있다. 에제를 원하는 또 다른 구단이 지난 시즌 유러피언 트레블을 일궈낸 지구 최강의 팀 맨체스터 시티여서다.
다만 에제는 맨시티에서 주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보니 지금은 토트넘 이적에 더 끌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은 에제 영입전에서 맨시티보다 결정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런던 그리니치에서 태어난 에제는 가족 관계 때문에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인 맨시티보다 토트넘으로 가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 라이벌 아스널도 에제에 관심을 두고는 있지만 아주 깊은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널엔 부카요 사카 등 좋은 윙어들이 있어 에제가 백업으로 뛸 가능성이 있다.
1998년생으로 오는 6월이면 26살이 되는 에제 입장에선 축구인생 최고 전성기를 누릴 팀을 고르는 과정에 있다. 2016년 챔피언십(2부) QPR에서 성인팀으로 승격해 4년을 보낸 에제는 2020년 여름 이적료 2000만 파운드(약 350억원)에 크리스털 팰리스로 이적했다.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4시즌이 다 되어가는 지금, 프리미어리그 108경기에 나서 23골을 넣었다. 특히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23경기에서 8골을 터트리면서 물이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트넘에선 에제를 손흥민의 후계자, 그리고 데얀 쿨루세브스키, 브레넌 존슨의 경쟁자로 생각한다.
토트넘이 꼭 챔피언스리그가 아니어도 다음 시즌 UEFA 클럽대항전에 나갈 것은 확실시되기 때문에 로테이션을 위해서라도 에제 정도의 전천후 2선 공격수가 필요하다.
에제는 지난달 2일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날 크리스털 팰리스는 에제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이후 3골을 내줘 1-3으로 역전패했다.
소속팀 패배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지만 에제는 밝은 얼굴로 상대팀의 간판 선수들인 손흥민, 매디슨과 한참 대화를 나눠 시선을 끌었다. 영국 언론에선 이 장면을 주목하면서 "에제가 토트넘으로 가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
토트넘은 에제의 이적료로 6500만 파운드(1112억원)라는 거액을 크리스털 팰리스에 낼 예정이다. 그 만큼 에제의 가치를 높게 두고 있다.
사진=풋볼 인사이더,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