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요코하마, 나승우 기자) 아시아 정상을 향한 울산HD의 도전은 4강에서 마무리 됐다.
울산은 24일 일본 요코하마에 위치한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의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먼저 내줬으나 2골을 만회했다. 1차전서 1-0으로 이겨 합산 스코어 3-3이 된 울산은 연장전으로 끌고 갔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 끝에 4-5로 패했다.
홈팀 요코하마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윌리엄 포프가 골문을 지켰고 마츠바라 겐, 가미지마 다쿠미, 하타나카 신노스케, 나가토 가츠야가 수비를 맡았다. 사카키바라 게이고, 남태희, 우에나카 아사히가 중원을 구성했으며 안데르손 로페스, 얀 마테우스, 엘베르가 최전방 3톱을 구성했다.
원정팀 울산은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설영우, 황석호, 김영권, 이영재가 백4를 구성했다. 고승범과 이규성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엄원상, 이동경, 루빅손이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 원톱은 주민규가 맡았다.
이날 요코하마에는 이른 새벽부터 종일 비가 내렸다. 장대비 수준까지는 아니었지만 오전에는 약했던 빗줄기가 시간이 지날 수록 거세졌다. 킥오프 2시간 전까지도 멈출 줄 모르면서 그라운드를 적셨다. 빗방울은 더욱 굵어져 이번 경기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울산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요코하마가 경기 초반 주도권을 잡아갔다. 빠른 템포의 패스 플레이로 울산 수비진을 공략했다. 강한 압박으로 울산의 공을쉽게 뺏어냈다.
전반 4분 요코하마가 좋은 기회를 잡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넘어온 공을 마테우스가 잡아 안쪽으로 치고 들어오며 왼발로 감아찼다. 날카롭게 휜 공은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울산도 반격에 나섰다. 왼족 측면에서 루빅손이 이명재와 원투 패스를 주고 받은 후 박스 안에서 오른발 터닝 슛을 때렸다. 하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직후 요코하마 골키퍼가 빠르게 킥을 처리해 역습을 노려봤으나 로페스를 향한 마지막 패스가 다소 부정확하게 연결되면서 득점 찬스로 이어지지 않았다.
울산과 요코하마가 한 번씩 페널티킥 기회를 놓쳤다. 전반 7분 루빅손이 돌파 과정에서 수비에 걸려 넘어졌으나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이어 요코하마도 마츠바라가 박스 안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듯했으나 이번에도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요코하마의 공격이 계속됐다. 오른족 측면에서 울산의 공을 뺏은 후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로페스 쪽으로 향하며 득점 기회로 이어질 뻔했지만 울산 수비가 한 발 먼저 걷어냈다. 1분 뒤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마테우스가 이명재와 스피드 경합을 시도했으나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골라인 아웃됐다.
요코하마는 전반 11분 박스 안쪽을 향한 나가토의 절묘한 침투패스로 기회를 만들었으나 울산 수비가 빠르게 끊어냈다.
결국 요코하마가 선제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스 안 혼전 상황에서 울산 수비 동선이 겹치면서 볼 처리를 미룬 게 화근이었다. 황석호와 이명재가 볼 처리를 미루는 것을 틈 타 우에나카가 박스 안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합산 스코어 1-1이 됐다.
울산도 실점 직후 기회를 만들어봤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요코하마가 울산의 골문을 두드렸다. 마테우스의 돌파에 이어 사카키바라의 오른발 중거리 슛이 나왔다. 공은 골대 위를 살짝 넘겨 윗그물을 때렸다. 전반 17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마테우스의 낮고 빠른 크로스가 로페스에게 연결됐으나 이명재가 잘 막아냈다. 전반 19분에는 코너킥 공격에 이어 나가토의 왼발 중거리 슛이 나왔고, 조현우가 잘 막아냈다.
울산이 오랜만에 공격에 나섰다. 엄원상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역습에 나서봤지만 요코하마 수비에 걸렸다. 이후 이동경이 다시 엄원상에게 패스를 내줄 때 공이 수비 손에 맞은 것처럼 보였으나 주심은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다.
곧바로 요코하마의 추가골이 터졌다. 박스 안에서 마테우스의 패스를 받은 로페스가 왼발로 골문 구석을 노려 강하게 깔아찼다. 합산 스코어 2-1로 요코하마가 앞서기 시작했다.
울산은 요코하마의 압박을 벗겨내기 급급했다. 역습 기회가 와도 패스가 부정확하게 연결되면서 스스로 기회를 놓쳤다. 요코하마는 적극적으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고 2대1 패스를 주고 받으며 울산의 압박을 벗겨냈다.
양 팀이 잠시 숨을 고르던 전반 27분 로페스가 가슴으로 떨궈준 공을 엘베르가 오른발로 크게 감아차 기습적인 슈팅을 때렸다. 골문 구석으로 향하던 공은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났다.
요코하마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우에나카가 절묘한 턴으로 압박을 단번에 벗겨냈고, 그대로 공을 몰고간 뒤 오른발로 크게 감아찼다. 김영권이 슈팅 각도를 막고 서 있었으나 공은 크게 휘어져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조현우도 가만히 서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슈팅이었다.
울산은 엄원상의 슈팅으로 득점을 노려봤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코너킥 상황에서 울산의 공격을 끊아낸 요코하마가 역습을 전개했고, 로페스가 빠른 스피드로 돌파했다. 3대3 상황에서 로페스, 엘베르, 마테우스로 이어진 빠른 역습은 마지막 로페스를 향한 패스가 끊기면서 무산됐다.
울산은 이규성을 불러들이고 보야니치를 투입하며 빠르게 변화를 가져갔다. 울산이 만회골을 터뜨렸다. 전반 34분 코너킥 공격에서 이동경의 크로스를 마테우스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합산 스코어 3-2.
울산이 힘을 냈다. 보야니치의 패스를 받아 루빅손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낮게 크로스를 올려봤다. 하지만 골키퍼가 잘 막아냈다.
요코하마도 물러나지 않았다. 우에나카가 다시 한 번 오른발로 울산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공은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전반 37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골문 바로 앞까지 이어졌으나 다행히 요코하마 공격수에게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울산이 페널티킥으로 재차 동점을 만들었다. 보야니치가 찔러준 패스를 엄원상이 잡았다. 수비가 달려드는 걸 보고 공을 한 번 접었고, 이 과정에서 공이 가미지마의 팔에 닿았다. 주심은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동시에 가미지마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보야니치가 키커로 나섰고,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인 후 우측 하단 구석으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합산 스코어 3-3으로 따라붙은 울산은 수적 우세까지 점하게 됐다.
울산이 흐름을 탔다. 전반 43분 루빅손이 왼쪽 측면을 허문 후 주민규에게 내줬으나 요코하마 수비가 먼저 걷어냈다. 전반 막판 빗방울이 더욱 굵어지면서 선수들의 실수가 잦아졌다.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울산이 골대 불운에 아쉬움을 삼켰다. 이동경이 박스 밖에서 오른발 논스톱 슈팅을 때린 게 골포스트 상단을 강타했다. 이어 이동경이 박스 안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혀 넘어졌으나 주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추가시간 5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엄원상이 잡아 중앙으로 올렸으나 수비가 걷어냈다. 이어 이동경의 코너킥은 수비 머리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보였으나 포프 골키퍼가 재빨리 쳐냈다. 결국 경기 스코어 2-3, 합산 스코어 3-3으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요코하마가 변화를 가져갔다. 남태희와 엘베르를 빼고 두두와 야마네 리쿠를 투입했다.
울산이 합산 스코어 4-3으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1분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설영우가 크로스를 올리는 대신 한 번 접은 후 박스 밖으로 컷백을 내줬다. 이를 보야니치가 달려들어 오른발로 골문 구석을 갈랐다.
비디오판독(VAR)이 실시됐다. 보야니치가 슈팅을 때린 순간 루빅손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에 있었다. 공을 잡은 건 아니었으나 골키퍼 시야를 방해하는 등 공격 과정에 관여했는지를 판단했다. 주심은 한참 확인한 후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다. 보야니치의 득점은 아쉽게 인정되지 않았다.
울산이 계속해서 공격 기회를 잡았다. 주민규가 일대일 찬스에서 때린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7분 코너킥 상황에서 이명재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11분 이동경이 멋진 원투 패스로 요코하마 수비진을 벗겨냈다. 노마크 찬스를 잡은 이동경은 오른발로 때렸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어 후반 13분 마테우스의 중거리 슛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후반 15분 이동경의 왼발 크로스는 울산 공격수와 요코하마 수비수를 모두 지나 골문 쪽으로 휘었다. 골대 옆으로 벗어나면서 행운의 골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 요코하마가 조금씩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한 명 퇴장 당한 상황에서도 내려앉기보다 적극적을 득점을 노렸다. 요코하마는 멀티골 주인공 우에나카를 불러들이고 가토 렌을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18분 요코하마가 다시 앞서가는 골을 터뜨렸다. 나가토의 왼발 크로스를 마테우스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하지만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22분 설영우의 크로스에 이은 보야니치의 헤더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울산은 이동경, 주민규를 빼고 이청용, 마틴 아담을 투입했다.
울산이 계속해서 요코하마의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32분 보얀이치가 먼 거리에서 감아찬 슈팅은 수비가 몸을 던져 걷어냈다.
요코하마는 사카키바라, 마테우스를 빼고 미즈누마 고타, 미야이치 료를 넣었다. 울산도 엄원상, 마테우스를 불러들이고 김민우, 고승범을 투입했다.
울산은 후반 39분 루빅손의 골문 앞 헤더가 머리에 제대로 맞지 않으면서 결정적 기회를 놓쳤다. 1분 뒤에는 마틴 아담이 먼 거리에서 왼발로 과감하게 때려봤으나 골대옆으로 벗어났다. 요코하마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로페스가 번쩍 뛰어올라 헤더로 이어가봤지만 살짝 빗나갔다.
울산이 또 한 번 골대 불운에 울었다. 보야니치가 왼쪽 측면에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김민우가 발을 갖다댔으나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 세컨드볼 상황에서 마틴 아담의 헤더가 나왔지만 골키퍼 품에 안겼다.
후반전도 추가시간 7분이 주어졌다. 이대로 끝나면 연장전에 돌입하는 상황. 요코하마가 마지막 힘을 쥐어짰다. 울산도 투지를 불태웠다. 요코하마가 점유율을 가져가자 적극적으로 달라붙어 공을 빼냈다. 추가시간 막바지 보야니치의 크로스를 마틴 아담에 머리로 돌려놨으나 골대 옆을 벗어나면서 전후반 90분이 종료됐다.
결국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2분 김영권의 왼발 중거리 슛을 골키퍼가 막아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이청용의 헤더는 옆그물을 때렸다. 이후 울산은 루빅손을 빼고 켈빈을 투입했다.
연장 전반 9분 설영우의 크로스는 윗그물로 향했다. 1분 뒤 켈빈의 오른발 슈팅은 뒤따라 오던 요코하마 수비 발에 맞고 높이 떴다.
요코하마는 나가토 대신 아마노 준을 투입했다. 마지막까지 골을 노리겠다는 심산이었다. 울산은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몰아붙였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마틴 아담의 헤더는 힘 없이 골키퍼 품에 안겼다.
연장 후반이 시작됐다. 설영우가 박스 안에서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경기를 진행했다. 흘러나온 공을 보야니치가 오른발로 강하게 때려봤으나 수비 맞고 골대 위를 넘겼다.
순간 울산 수비진의 집중력이 흔들렸다. 스로인 상황에서 공을 빼앗겼다. 요코하마의 공격이 곧바로 전개됐고, 울산 수비가 간신히 막아내며 코너킥이 선언됐다. 이어진 공격에서 미야이치가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에 발을 갖다댔으나 유효 슈팅이 되지는 않았다.
울산의 골대 불운이 계속됐다. 연장 후반 8분 켈빈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손 끝에 스치고 골대를 강타했다. 이어진 코너킥에서 김민우가 골망을 흔들었다. 요코하마 수비진이 내려선 것을 이용해 뒤로 길게 빼줬고, 슈팅은 골키퍼 맞고 김민우에게 흘렀다. 김민우가 달려들어 골망을 가르고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쳤지만 뒤늦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연장 후반 13분 김민우가 다시 한 번 왼발로 요코하마의 골문을 노려봤지만 골대와 종이 한 장 차이로 벗어났다. 추가시간 3분 동안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서 승부차기로 향했다.
울산의 첫 번째 키커는 마틴 아담이었다. 골문 왼쪽을 노려 정확하게 차 넣었다. 요코하마는 로페스가 첫 키커로 나섰다. 반박자 쉬어가는 슈팅으로 조현우를 완벽하게 속이고 반대편에 밀어넣었다.
켈빈이 과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요코하마 미즈누마도 성공했다. 세 번째 키커 고승범도 완벽하게 마무리했다. 마츠바라 역시 왼쪽 하단으로 밀어넣었다.
이청용이 나섰다. 골키퍼 정면으로 강하게 찼다. 골키퍼가 막아냈지만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아마노 차례가 왔다. 깔끔하게 성공했다.
마지막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우측 하단을 노린 김민우의 슛은 골키퍼가 막아냈다. 반면 요코하마 마지막 키커 에두아르도가 성공하면서 경기가 종료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