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전,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대전, 최원영 기자) 사랑할 수밖에 없는 외인이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데이비드 맥키넌은 최근 이종열 삼성 단장을 찾아갔다. 젊은 선수들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맥키넌은 "경기 도중이 아닌 경기 전 연습하다 방망이가 부러지면 보상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른 구단들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내겐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어린 선수들에겐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며 입을 열었다.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을 회상했다. 맥키넌은 "그때 결혼한 상태였고 지금처럼 많은 돈을 벌지 못할 때라 금전적으로 힘들었다. 이런 상황이 얼마나 힘들게 다가오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며 "프로에서 주전이 아닌 1군, 2군을 왔다 갔다 하는 선수들은 주거비, 생활비 등 지출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돈은 그만큼 벌지 못해 어려울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돕고 싶었다"고 전했다.
맥키넌은 "젊은 선수들은 구단에 이런 요청을 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조금이나마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위치다"며 "그래서 내가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것 역시 내 역할이라 여겼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장에게 이야기를 꺼내는 과정이 어렵진 않았을까. 맥키넌은 "단장님은 나이스 가이(Nice guy)다"라며 미소 지었다. 그는 "단장님이 최종 보스인 것은 알지만 항상 친절하시고 연습할 때도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시는 분이라 망설임 없이 말씀드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맥키넌의 인성은 그라운드 안팎에서 빛난다. 맥키넌은 "원래 장난치는 것을 좋아한다. 선수들과 즐겁게 지내려 노력하는 편이다"며 "타석에서 결과가 안 좋으면 당연히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 감정은 5~10초 정도로 짧게 끊어내려 한다. 다음 플레이를 준비하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정규시즌 경기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어 "어린 선수들에게도 이런 점들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다 잘하고 있는 듯하다"며 "더그아웃이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고 강조했다.
이종열 단장은 맥키넌의 요청에 미소 지었다. 이 단장은 "외국인 선수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한 가지 일화도 소개했다. 이 단장은 "맥키넌이 젊은 선수들과 타격 훈련을 같이 하며 일대일 지도까지 해주더라. 함께 연습 중이었다"며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이 큰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맥키넌은 실력으로도 팀에 힘을 실었다. 앞서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5시즌을 보낸 맥키넌은 35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4, 367안타, 36홈런, 210타점을 만들었다. 지난해에는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 라이온스에서 127경기에 나서 타율 0.259, 15홈런, 50타점을 빚었다.
올해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입성했다. 총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0(75타수 27안타) 3홈런 12타점, 장타율 0.520, 출루율 0.442 등을 뽐냈다. 리그 타율 3위, 출루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0.378(37타수 14안타)로 더 뜨겁다.
20일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선 3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특히 4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우전 2루타를 터트렸다. 후속 김영웅의 1타점 우전 적시 2루타에 홈을 밟았다. 점수는 1-0. 삼성은 이 점수를 지켜 1-0 승리를 완성했다.
심지어 맥키넌은 1루 수비마저 수준급으로 잘한다. 한 마디로 복덩이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정규시즌 경기에서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대전,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