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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공도 다 받아준다…'두산 안방마님'의 각오 "포수로 900이닝 목표" [현장 인터뷰]

기사입력 2024.04.15 07:44 / 기사수정 2024.04.15 07:44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이보다 든든할 수 없다.

두산 베어스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9-5로 미소 지었다. 위닝시리즈를 이루며 2연승을 달렸다.

이날 정수빈(중견수)-조수행(좌익수)-양의지(포수)-강승호(1루수)-양석환(지명타자)-박준영(유격수)-김대한(우익수)-박계범(2루수)-전민재(3루수)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김동주.

양의지가 만점 활약을 펼쳤다. 우선 타석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선보였다. 경기 후반 LG가 거세게 따라붙자 쐐기타를 날려 추가점을 올리는 등 승리에 앞장섰다.

5-4로 쫓기던 7회말, 상대 투수 이우찬의 2루 견제 송구 실책으로 무사 1, 2루서 무사 2, 3루가 됐다. 양의지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 7-4를 빚었다.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투수가 제구에 어려움을 겪거나 반대 투구, 폭투 등으로 흔들릴 때 몸을 날려 공을 받아냈다. 안방마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루에도 힘썼다. 3회말 중전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든 뒤 강승호의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자 2루까지 내달렸다. 박준영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땐 홍창기가 홈으로 송구한 사이 3루로 진루하는 데 성공했다. 김대한의 타석서 상대 포수 허도환의 포일이 나오자 홈으로 질주해 득점했다. 4-2를 이뤘다. 여러모로 바쁜 하루였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포수 장비를 든 채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를 앞두고 포수 장비를 든 채 그라운드로 들어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양의지는 "어려운 경기였는데 선발 (김)동주가 2실점으로 5회까지 잘 버텨준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후배에게 공을 돌렸다. 이날 김동주는 5이닝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챙겼다.

7회말 적시타에 관해서는 "주자가 2, 3루에 위치해 병살 가능성이 없어지고 편한 상황이 됐다. '콘택트만 하면 해결되겠다', '1점이라도 뽑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선 공을 맞히는 데 집중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서 허벅지 근육통이 생겼다. 지난 2일까지 짧은 휴식을 취한 뒤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지명타자로 나서다 금세 다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양의지는 "강행군 중이지만 열심히 하려 한다. 시즌 초반이라 많이 아프지만 않으면 최대한 경기에 나가려 하고 있다"며 "팀에서 관리를 잘해주셔서 아픈 곳이 많이 회복됐다. 조절 중이라 괜찮은 듯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포수로 773이닝, 2022년 736⅔이닝 등을 책임졌다. 올해는 목표를 상향했다. 양의지는 "부상만 없으면 기본적으로 800~900이닝은 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시즌 옆구리 부상 때문에 2주가량 쉬었는데 850이닝 정도 나갔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안 됐다"며 "이제 안 다치고 꾸준히 출전했으면 한다. 거의 900이닝까지는 가능할 듯하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포수 양의지가 정규시즌 경기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은 4월 첫째 주 1승5패에 그쳤다. 이번 주엔 4승2패로 반등했다. 양의지는 "원정에서 5패를 하고 와 분위기가 조금 처져 있었다. 강한 투수들인 1, 2선발들만 계속 만나 어려운 경기를 했다"며 "이번 주 한 고비 잘 넘긴 듯하다. 좋은 흐름으로 원정을 떠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두산은 오는 16~18일 대구에서 삼성과 원정 3연전을 펼친다.

최근 재미난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1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서 동갑내기인 한화 선발투수 류현진과 대결을 펼쳤다. 양의지는 류현진의 커브에 고전한 뒤 탄성을 내뱉었다. 당일 시즌 첫 승을 올린 류현진은 "(양의지가) 파울 치고 웃으면서 '식빵'이라고 하더라. 나도 같이 웃었다. 타이밍이 잘 맞았는데 파울이 돼 그런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양의지는 "원래 욕을 잘 안 하는데 나도 모르게 나왔다. 메이저리거라 못 치는 공만 던지더라. 정말 놀랐다"며 "1승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이어 "12년 전엔 그렇게 안 던졌는데 지금은 정말 야구 게임처럼 투구한다. 타자가 치기 어려운 공만 구사한다"며 "분석지를 보면 공들이 다 보더라인 끝에 걸쳐있다. (타자에게) 불리한 상황이 되면 진짜 공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양의지가 유쾌한 일화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양의지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 감독은 "추가점이 꼭 필요했던 순간에 2타점을 올린 양의지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젊은 투수들을 잘 이끌고 타선에서도 해결사 역할을 한 양의지에게 고생 많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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