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결국 토트넘을 떠난다. 그를 원하는 빅클럽이 많기 때문이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엔 이상한 미드필더가 하나 있다. 아르헨티나 테크니션 히오바니 로셀소가 바로 그다.
그는 토트넘에서 주전도 아니고 로테이션 멤버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그냥 벤치 대기 시간이 긴 백업일 뿐이다. 토트넘이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2경기를 뛰었는데 로셀소는 그 중 17차례 출전했다. 문제는 이 중 선발이 3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출전시간이 475분으로 토트넘 선수들 중 19번째다. 냉정히 말하면 교체 명단에도 들까말까한 선수라는 얘기다.
그런 로셀소가 현재 세계 챔피언인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로셀소는 지난달 말 열린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한 뒤 후반 중반 교체아웃됐다. 아르헨티나는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와 한 차례씩 경기했는데 로셀소는 후반 26분과 후반 27분에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엘살바도르전에선 골까지 넣었다.
부정할 수 없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핵심 미드필더인 셈이다. 지난해 11월21일 2026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아르헨티나가 적지에서 브라질을 1-0 제압했던 경기에서도 로셀소는 선발 출전한 뒤 후반 24분 교체아웃됐다.
1996년생으로 28살인 로셀소는 자국 유명클럽 로사리오 센트럴을 거쳐 프랑스 명문 PSG와 스페인 유력 구단 레알 베티스를 거쳤다.
로셀소는 2019년 여름에 왔는데 임대료와 이듬해 이적료를 합치면 총 금액이 5500만 파운드, 약 900억원이나 된다. 당시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토트넘 지휘봉을 잡고 있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에리크 라멜라 이후 토트넘의 동력이 될 아르헨티나 테크니션으로 그를 데려온 셈이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로셀소 입단 3달 뒤 경질됐다.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은 로셀소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물론 로셀소가 부상도 있었지만 2021-2022시즌엔 스페인 비야레알로 임대를 떠나 팀의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주역이 됐다.
당시 비야레알 감독이 지금은 애스턴 빌라를 지휘하는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었는데, 적어도 에메리 감독과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이끄는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은 로셀소의 기량을 인정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로셀소를 외면하기는 마찬가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과 비슷한 시기에 토트넘에 온 잉글랜드 국가대표 제임스 매디슨을 쓰고 있다. 지난 2~3개월간 매디슨의 컨디션이나 기량이 급추락했음에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매디슨을 변함 없이 기용 중이다.
토트넘 주변에선 매디슨 대신 로셀소 써보라는 견해가 빗발치고 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결국 로셀소가 먼저 이적 선언을 했다.
스페인 매체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14일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베티스가 로셀소 영입을 원한다"며 "토트넘이 지금까진 4000만 파운드 이상의 이적료를 내걸었지만 이젠 달라졌다. 로셀소 계약기간이 1년 남아 비싸게 팔 수 없다"고 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매디슨을 너무 선호하면서 로셀소, 덴마크 국가대표인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등이 다음 시즌 무조건 이적 추진을 선언하는 상황을 맞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주전이 토트넘을 허무하게 떠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