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루턴 타운의 일본인 수비수 하시오카 다이키(오른쪽)가 13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분 상대 공격수 엘링 홀란의 슛이 자신의 얼굴을 맞고 들어가면서 자책골로 기록됐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꿈의 무대'라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자책골을 넣으려고 온 것을 아닐텐데 말이다.
일본인 수비수 하시오카 다이키 얘기다. 지난겨울 꿈에도 그리던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해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비고 있지만 적은 출장 경기 수에도 자책골을 벌써 두 번이나 넣었다.
소속팀이 강등권인 점을 고려하면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는 자책골들이 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루턴 타운 수비수 하시오카는 13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분 자책골을 헌납했다. 맨시티는 경기 추반 빠른 역습을 펼쳤는데 간판 공격수 엘링 홀란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발리슛을 시도한 게 하필이면 옆에 있던 하시오카의 얼굴을 맞고 각도가 직각으로 꺾여 골망을 출렁였다.
홀란이 세리머니를 하며 호쾌하게 웃었지만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일단 이 골을 하시오카의 자책골로 판정했다.
프리미어리그 루턴 타운의 일본인 수비수 하시오카 다이키(오른쪽)가 13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분 상대 공격수 엘링 홀란의 슛이 자신의 얼굴을 맞고 들어가면서 자책골로 기록됐다. 연합뉴스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벨기에에서 일본인 구단주가 운영하는 신트 트라위던에서 뛰던 하시오카는 자국 대표팀이 한창 카타르 아시안컵에 참가하고 있을 때인 지난 1월 말 4년 6개월 계약을 맺고 루턴 유니폼을 입었다.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엔도 와타루(리버풀)에 이어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몸 담는 4번째 일본인 선수가 된 것이다.
사실 아시안컵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이름이 덜 알려진 선수여서 놀라는 시선이 있었다. 팀도 창단 후 처음 승격한 뒤 힘들게 강등권 싸움을 하고 있는 루턴 타운이어서 화제였다.
하시오카는 수비가 불안한 루턴의 사정이 고려된 듯 즉시 실전에 나서기 시작했다. 2월28일 맨시티와의 FA컵 홈 경기에 이어 3월2일 애스턴 빌라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교체로 들어가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이후 3월13일 본머스전부터 선발로 출전 중인데 일단 기량은 제쳐두고 13일 맨시티전까지 7경기에서 자책골이 2개나 된다.
프리미어리그 루턴 타운의 일본인 수비수 하시오카 다이키(왼쪽)가 지난 4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경기장에서 열린 아스널과 원정 경기에서 전반 44분 자책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하시오카는 지난 4일 아스널과의 원정 경기에서도 전반 44분 자책골을 헌납한 적이 있다. 당시엔 상대 컷백 패스를 슛으로 연결하기 위해 들어오는 리세 넬슨의 슛을 막으려다 먼저 발을 뻗어 자기네 팀 골문에 골을 넣었다.
이어 맨시티전에서도 엉뚱한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홀란의 슛 각도를 바꿔주는 자책골 주인공이 됐다. 프리미어리그에 온 뒤 호된 신고식을 계속 하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