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2회초 결승포를 때려냈다. 박정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부산, 박정현 기자) 마치 마법을 건 것 같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특훈 뒤 강민호가 살아났다.
강민호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경기 초반부터 강민호의 방망이가 결과를 만들었다. 0-0 승부가 이어지던 2회초 1사 3루에서 이인복의 커터를 강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2점 홈런(시즌 2호)을 때려 팀에 2-0 선취점을 안겼다.
쉬지 않고 강민호는 4회초 2사 1루에서 우전 안타를 쳐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타선에서 활력을 불어넣은 건 물론,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6⅔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와도 안정적인 호흡을 자랑해 4-0 팀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경기 전 박진만 삼성 감독은 강민호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는 등 특훈을 진행했다.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열심히 하고 있기에 나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해줘야 한다. (잘 치길) 바라며 나의 온 기운을 다 줬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 기운이 전해진 듯 강민호는 맹타로 팀 승리를 이끌며 보답했다. 경기 뒤 사령탑은 "오랜만에 강민호 선수까지 홈런을 치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 주어 팀 분위기는 더 좋아질 것 같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강민호는 경기가 끝난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조금 홀가분하다. 8연패 기간과 연승 기간에도 고참으로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오늘(11일) 결승포를 쳐 자신감이 더욱 생기는 경기였다. 이를 잘 이어가도록 하겠다"라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강민호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과 함께 특훈에 나섰다. 박정현 기자
시즌 초반 강민호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2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홈런도 때려내는 등 순항했지만, 곧 감각이 떨어지며 침체기를 겪었다. 강민호는 "시즌 개막 때까지는 괜찮았다. 이상히게 SSG 랜더스와 치른 홈 개막전부터 무엇인가 꼬이더니 잘 안 풀리더라. 어제 감독님과 이병규 수석 코치님과도 얘기를 많이 했다. 특히 감독님은 '같이 티 배팅 치러 가자'라고 불러주시는 등 운동도 많이 시켜주신다. 아직 많은 경기가 남았으니 치고 올라가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이병규 코치님, 이진영 타격 코치님 모두 내가 해줘야 할 선수로 생각하신다. 나도 책임감을 가지고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아 마음이 무거웠다. 오늘을 계기로 무엇인가 뚫렸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강민호까지 터지며 삼성은 무시무시한 타선의 힘을 자랑하게 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강민호는 15경기에 나서 타율 0.163(43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535를 기록하고 있었다. 팀 내 규정타석(45타석)을 채운 선수 중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그러나 이날 반등에 성공하며 팀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강민호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2회초 결승포를 때려냈다.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이날 경기 전까지 치른 15경기 중 주요 공격 지표가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 팀 타율(0.253/538타수 136안타)과 OPS(출루율+장타율/0.717)는 9위였고, 최다 안타와 홈런(12홈런)은 7위, 타점(72타점)은 8위를 기록 중이었다. 개막전부터 주축으로 나섰던 류지혁{왼쪽 어깨 관절와순(팔뼈가 몸에 잘 고정되도록 어깨의 안정성을 잡아주는 구조물) 일부 손상}과 전병우(햄스트링 통증) 등이 부상으로 빠졌고,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도 아내 출산으로 미국으로 1주일 다녀오는 등 타선이 헐거웠다.
그렇지만, 맥키넌이 이번 롯데와 주중 3연전부터 돌아와 팀에 보탬이 되고 있고, 베테랑 김헌곤(타율 0.435/23타수 10안타)과 구자욱(타율 0345/58타수 20안타)을 비롯해 저연차 선수들인 김재혁(타율 0.318/22타수 7안타)과 김지찬(타율 0.300/50타수 15안타), 김영웅(타율 0.323/62타수 20안타) 등이 활약하며 분위기 반전을 하고 있다.
강민호는 "지금이 베스트 라인업은 아니지만, 이렇게 힘 있게 달리는 걸 보면, 잇몸으로도 잘 버티는 것 같다. 부상 선수가 다 돌아오고, 완전체가 된다면 더 큰 힘을 받을 거 같다. 지금 좋은 분위기를 잘 유지하겠다"라고 얘기했다.
강민호는 11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7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2회초 결승포를 때려냈다. 엑스포츠뉴스 DB
끝으로 강민호는 포수로서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반등하리라 다짐했다. 지난 경기까지 3경기 평균자책점 7.90으로 침체했던 레예스는 이날 부진을 벗어나며 승리 투수가 됐지만, 코너 시볼드는 3경기 연속 4실점 이상 기록하는 등 아직 하향곡선을 벗지 못하고 있다. "레예스는 왼손타자에게 커터도 잘 던졌고, 체인지업도 적재적소에 잘 들어와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코너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무엇인가 안 풀리고 있는데, 그 친구도 뭔가 하나 터지면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박정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