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은 팀의 주장으로서 토트넘 홋스퍼에 변화를 가져오고 싶어한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됐다. 기존 주장이던 위고 요리스가 1군에서 빠졌고, 요리스 대신 주장직을 수행하던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면서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이 돌아갔다.
이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그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보여준 헌신과 퍼포먼스, 그리고 팀 내 입지와 주장이 갖춰야 할 리더십 등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근에도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한 건) 대단한 결정이 아니었다. 그동안 요리스의 영향력이 컸고, 케인과 에릭 다이어도 있었다. 하지만 변화를 위한 새로운 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손흥민이 (주장이 되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다. 손흥민의 성과가 돋보인다"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박지성에 이어 프리미어리그(PL) 역사상 두 번째 한국인 주장이 됐고, 토트넘 역사에서는 최초로 비유럽인 주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2021-22시즌 PL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득점왕을 차지했을 때와 같이 새로운 기록을 세웠던 손흥민이다.
손흥민에게 주장은 단지 하나의 직책이 아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동료들을 챙기며 자신만의 '따듯한 리더십'을 보여주며 주장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손흥민은 주장의 권위를 내세우는 보스가 아닌, 친구로서 함께 팀을 이끌고 나아가는 리더 스타일에 가깝다. 한때 부진에 빠졌던 히샬리송이 득점에 성공했을 때 분위기를 즐기도록 배려해주거나, 임대생 티모 베르너가 데뷔골을 만끽하지 못한 점을 생각해두고 후에 베르너의 득점이 터지자 세리머니를 하도록 기다리는 등의 모습에서 손흥민의 리더십을 볼 수 있었다.
주장은 경기 외적으로도 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다. 손흥민도 더 나아가 토트넘에 변화를 일으키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 관련 소식을 전하는 '홋스퍼 릴레이티드'는 영국 '더 타임즈'의 보도를 인용해 "손흥민은 토트넘의 주장으로서 팀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어한다. 그는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토트넘 선수단을 대상으로 선수들이 훈련장에서 언제 잠을 자야 하는지, 원정 경기 때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지, 이동 시 자가용을 사용하는지 등 경기 준비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라고 했다.
언급된 것들은 정말 사소한 부분들이다. 하지만 설문을 통해 규칙으로 정한다면 팀 내에 규율로 자리잡을 수 있고, 선수들을 규율 아래에서 하나가 될 수 있다.
토트넘의 라이벌인 아스널의 경우 주장이 경기에 앞서 선수들이 긴팔을 입을지, 반팔을 입고 출전할지 정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흥민 역시 이런 사소한 부분부터 선수들의 의견을 반영해 바꾸려고 하는 듯하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뛴 손흥민은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토트넘 소속으로만 400경기에 출전해 160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레전드로 자리잡았다. 이제 팀의 주장이 된 손흥민은 애정이 깊은 토트넘을 바꾸기 위해 사소한 것부터 노력하고 있다.
토트넘도 손흥민에게 보답하기 위해 재계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 역시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는 데 긍정적이기 때문에 손흥민의 재계약 소식을 늦지 않게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