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하며 가장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부"…퓨처스 FA 이적 첫해 '커리어 로우', 올해는 반등할까?[현장 인터뷰]

(엑스포츠뉴스 고척, 박정현 기자)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형종(35)의 목소리에서 확신이 느껴졌다. 지난해 커리어 로우를 딛고 반등하리라 다짐했다.   

이형종은 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이형종은 2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 2볼넷으로 활약해 팀의 7-6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결승타는 1회말 1사 만루에서 나온 김휘집의 희생플라이. 그러나 이형종의 홈런 하나가 팀 분위기를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팀이 1-0으로 앞선 1회말 2사 1,2루. 이형종은 상대 선발 펠릭스 페냐의 체인지업을 퍼올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0m 3점 홈런(시즌 2호)을 쳐 4-0을 만들었다. 페냐의 체인지업이 몸쪽 낮은 곳으로 잘 떨어졌지만, 이형종은 절묘한 타격 기술로 이를 걷어 올려 큼지막한 대포를 터트렸다.

이형종의 홈런포로 경기 초반 분위기를 주도한 키움. 경기 막바지에는 상대에 추격을 허용했지만, 리드를 잘 지켜내 주말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6연승 파죽지세는 덤이다.



경기 뒤 만난 이형종은 "(볼카운트가) 투스트라이크에 몰려 컨택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고자 가볍게 쳤는데, 앞쪽에서 배트 중심에 잘 맞아 운 좋게 좋은 타구가 나왔다"라며 "투스트라이크라 90% 정도는 졌다고 보는데, 그 상황에서도 홈런이 나와 두~세 번째 타석에서도 볼넷을 골라 나갈 수 있었다"라고 얘기했다.

지난해 이형종은 데뷔 후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2008년 프로 생활을 시작했던 친정팀 LG 트윈스를 떠나 키움으로 퓨처스 FA(자유계약선수)로 이적한 것. 4년 총액 2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이적 첫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기대만큼 만족스러운 활약을 하지 못했다.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5(316타수 68안타) 3홈런 3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46을 기록. 한 해 50경기 이상 치른 시즌을 기준으로 타율과 홈런 수치가 역대 가장 저조했다. 

이를 계기로 이형종은 2024시즌 절치부심했다. 스프링캠프부터 타격폼에 변화를 이어가며 구슬땀을 흘렸다. 시즌 초반 결과도 어느 정도 따라주며 빛을 보고 있다. 이날 경기까지 총 10경기 타율 0.375(32타수 12안타) 2홈런 10타점 OPS 1.118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0.524)과 장타율(0.594) 모두 빼어난 수치다.



이형종은 "지난해에는 장타 욕심을 많이 가졌는데, 올해는 어퍼 스윙에서 레벨 스윙으로 조정했다. 2018~2019년 했던 토스텝이나 레벨 스윙을 계속 준비해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지난해 정말 못해서 잘하고 싶었고, 그래서 준비를 잘했다. 마음가짐은 그 어느 때보다 정말 잘하고 싶고,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금 수치는 너무 높기에 떨어질 때 잘 막아내서 수치를 잘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러면 시즌이 끝날 때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키움은 개막 후 4연패에 빠져 KBO 리그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첫 승을 거뒀다. 최하위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이후 6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어느덧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다. 이형종도 뜨거운 타격감을 앞세워 이 기세에 보탬이 되는 중이다. 

남은 시즌 각오를 묻는 말에 이형종은 두 눈을 번뜩였다. "지난해 너무 못해서 구단과 팬분들께 죄송했다. 미안한 감정이 정말 많았고,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무엇인가가 계기가 됐다. 비시즌 야구하며 가장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올해는 기세를 잘 이어가 마무리 잘하는 것이 목표다. 구단과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시즌이 됐으면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절치부심 시즌을 준비한 이형종. 지난해 커리어 로우를 딛고 일어나 만족할 만한 2024시즌을 만들 수 있을까.



사진=박정현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 키움 히어로즈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