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시범경기만 해도 기대보다 걱정이 컸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최원준이 13일 만의 홈런과 함께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최원준은 5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차전에서 9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볼넷을 기록하면서 팀의 5-2 승리에 기여했다.
최원준은 첫 타석에서 상대의 실책으로 1루를 밟았다. 삼성 2루수 안주형이 송구 실책을 범하면서 최원준의 출루로 이어졌다. 다만 최원준은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 못했다.
최원준은 두 번째 타석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팀이 1-0으로 앞선 5회말 2사 1루에서 레예스를 만난 최원준은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스위퍼에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고, 타구는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갔다. 지난달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 이후 13일 만에 터진 최원준의 시즌 2호 홈런이었다.
KIA로선 최원준의 홈런으로 격차를 더 벌릴 수 있었고, 6회말 서건창의 1타점 적시타와 한준수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보태면서 승리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도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최원준의 투런홈런이 나오면서 조금 더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할 수 있었다"고 최원준을 칭찬했다.
경기 후 최원준은 "(스위퍼를 쳐서 홈런을 만든 것에 대해) 나도 모르게 친 것 같다. 의식하지 않고 있었는데, 운 좋게 잘 맞은 것 같다. 따로 생각하거나 그런 건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18일 시범경기를 통해 레예스를 한 차례 만난 게 큰 도움이 됐다. 당시 레예스는 KIA 타선을 상대로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는데, 이번 맞대결에선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최원준은 "아무래도 시범경기에서 레예스를 상대한 게 도움이 됐고, 첫 타석에서 같은 공으로 범타가 됐기 때문에 그 궤적이 눈에 익었던 것 같다. 처음 보는 투수보다 자주 상대하는 투수가 공의 궤적도 보이고 상대하기가 편해서 그런 부분에서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시범경기 27타수 2안타 타율 0.074 1홈런 1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지만,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꾸준히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다. 멀티히트를 달성한 경기도 세 차례나 된다.
최원준은 "사실 캠프 때부터 감독님, 타격코치님께서 많이 기대하셨는데 과정이 너무 안 좋았고 그 부분에 대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시범경기 이후 여러 가지로 준비했고, 그러면서 나아진 것 같다"며 "아무래도 좋았을 때의 모습이 있기 때문에 그 당시의 영상을 보면서 타격코치님, 감독님, 전력분석팀에서 도와주셨다"고 돌아봤다.
이어 "정규시즌 개막전 홈런도 좋았는데, 뭔가 결과가 하나씩 나오긴 해도 내가 생각했던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혼자 생각에 많이 빠졌다. 그런데 감독님이나 코치님께서 계속 옆에서 좋은 말씀을 해주시니까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열심히 준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원준은 현재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결승타(3개)를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0.222로 그리 높지 않지만, 그만큼 결정적인 순간을 많이 만든 최원준이다. 그는 "아무래도 앞에 형들이 워낙 출루도 많이 하고 잘 치다 보니까 계속 기회가 오는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가는 것 같다"며 "지금 득점권 타율이 안 좋다고, 혹은 결승타가 많다고 해서 크게 개의치 않는다. 시즌이 끝나면 반대로 달라질 수도 있지 않나"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최원준은 수비와 주루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수비적으로는 어느 정도 자신감도 많이 붙었고, 그만큼 많이 준비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까 평균 이상은 한다고 생각해서 자신 있게 수비를 하는 것 같다"며 "조재영 코치님께서 (주루에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시고, 내가 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도움을 주셔서 올핸 도루 욕심도 나는 것 같다. 30개 정도 기록하면서 성공률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최원준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만을 보며 달려가는 중이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타순이 정말 화려한 것 같다. 그래서 야구가 더 재밌고 쉴 틈이 없는 것 같다"며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2017년에 팀이 우승할 땐 구경하기만 했는데, 올핸 팀의 주축이 돼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KIA 타이거즈,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