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이 한 숨 돌렸다.
느닷없이 올 여름 파리 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선언한 핵심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결국 선택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의 에스테반 에둘 기자는 4일(한국시간)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아르헨티나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은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2024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마스체라노는 와일드카드로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와 니콜라스 오타멘디, 훌리안 알바레스를 원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마스체라노 감독은 와일드카드 3명 낙점을 마치고 이들의 소속 구단과 올림픽 차출에 관해 순조롭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트넘 입장에선 다행이다. 로메로가 오는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하계올림픽에 24세 초과 와일드카드로 나가길 희망했으나 마스체라노 감독은 로메로가 아닌 같은 포지션의 다른 선수 오타멘디로 결론이 나서다.
나머지 두 명인 마르티네스는 골키퍼, 알바레스는 공격수다.
로메로가 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것은 지난달이었다.
3월23일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A대표팀)에 소집된 로메로는 엘살바도르와의 친선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은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올림픽에서 뛰어본 적은 없지만 올림픽 대표팀에서 불러준다면 뛰고 싶다"며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혔다.
토트넘으로서는 당황스러운 소식이었다. 로메로가 이전까지 올림픽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엔트리는 만 23세 이하, 정확히는 2001년 1월1일 이후 출생자만 참가할 수 있지만 이전 출생자도 와일드카드로 팀당 3명까지 가능하다. 로메로는 와일드카드 연령에 해당한다.
로메로 의향에 토트넘을 이끄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달 31일 루턴 타운과의 경기를 앞두고 로메로의 올림픽 차출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는 6월 진행되는 코파 아메리카는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 대회여서 로메로를 보내줘야 하지만 올의무 차출 대회가 아닌 올림픽은 이야기가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구단의 차출 의무가 없다. 더구나 올림픽은 7월 말에 시작해 8월 중순까지 열리기 때문에 새 시즌 초반 구단에 적지 않은 피해가 갈 수밖에 없다. 프리시즌에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어렵고 코파 아메리카에 올림픽까지 다녀오면 막상 시즌을 치를 때 선수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로메로의 바람과 달리 차출은 이뤄지지 않았다. 마스체라노 감독은 센터백으로 36세의 베테랑 오타멘디를 낙점했다.
로메로는 토트넘의 핵심 중의 핵심이다. 그는 손흥민과 함께 주장단을 맡아 팀을 이끌뿐만 아니라 센터백으로서 중심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새로 이적한 센터백 미키 판더펜이 프리미어리그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도 파트너인 로메로의 공이 컸다.
토트넘의 다음 시즌은 중요하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토트넘은 5위로 4위 애스턴 빌라와 승점 2점 차다. 토트넘이 1경기를 덜 치른 상태여서 자력 4강 진출이 가능하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