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옛 전우들을 상대로 시즌 첫 골을 기록한 조영욱이 다음에 만날 때는 골 세리머니를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FC서울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상무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홈 맞대결서 5-1 대승을 기록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서울은 2승2무1패, 승점 8로 리그 4위까지 뛰어올랐다.
이번 시즌 김기동 감독 부임 후 일관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던 서울은 이날 김천을 상대로 화끈한 골 결정력을 선보이며 5골 맹폭을 퍼부었다. 일류첸코가 멀티골을 넣었고, 조영욱, 임상협, 박동진도 한 골씩 보태며 기분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임상협, 일류첸코와 함께 최전방 3톱으로 선발 출전한 조영욱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하프라인에서 공을 잡은 조영욱은 왼쪽 측면으로 전개했고, 측먄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일류첸코에게 연결됐다. 일류첸코는 한 박자 늦게 침투하던 조영욱을 발견하고 정확히 내줬고, 조영욱이 골문 구석을 향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김천전 2경기 연속골 및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로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공교롭게도 김천은 지난 시즌까지 조영욱이 뛰던 곳이다. 지난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면 조기 전역도 없었을 테고 이번 경기를 김천 소속으로 뛰었을 수도 있었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영욱은 옛 전우들과 다시 만난 소감에 대해 솔직하게 답했다.
조영욱은 "저번 경기(강원전) 팀적으로 조금 많이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오늘은 주중 경기인데도 팬들이 많이 찾아주셨고, 좋은 모습으로 승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5라운드 만에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늦게 터진 것 같다"라고 인정하면서 "원래는 작년에도 그렇고 재작년에도 그렇고 2년 동안 개막전 때 골을 넣었다. 더 늦지 않게 터진 게 우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지난 경기에서도 어시스트를 했고, 오늘 득점까지 했다. 이제 또 꾸준히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조영욱은 최근 김천전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2022시즌 도움 하나와 득점 하나를 기록했고, 오늘 경기에서 한 골을 더 추가했다. 김천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조영욱은 "사실 오늘 내가 김천에서 같이 뛰고 있을 수도 있었다"라고 웃으면서 "그냥 지금 여기 서울에 있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또 오랜만에 전우들을 보면서 재미있게 뛰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제골 직후 세리머니를 자제한 이유로는 "진짜 정식으로 제대를 했다면 (세리머니를) 했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동기들, 코칭 스태프들, 그동안 응원해주신 팬 분들에게 예우를 지켜야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내가 지금 김천에 있었다면 병장 1호봉이었을 거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맞대결이 김천 홈이라 좀 생각을 해봐야 겠는데, 뭐 그래도 한 번 경기를 했으니까 다음 번에는 세리머니를 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게 아니라 내가 있었던 곳, 군 생활을 했던 그 시간 동안 너무 응원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라며 경기 후 원정 서포터석에 찾아가 인사한 것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서울에서 같이 뛰다 상무에 동반 입대한 윤종규와 맞붙은 조영욱은 "어제 전화를 했는데 눈치껏 알아서 뛰라고 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웃으면서 "어차피 돌아올 팀을 정해져 있기 때문에 눈치껏 알아서 뛴 것 같다"라고 씩 웃었다.
그러면서도 "편한 마음으로 뛴 건 아니었다"라고 밝힌 조영욱은 "그래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은 확실히 있었다. 확실히 잘 아는 선수들이다보니 뭔가 좀 읽히던 느낌이었다"라며 "상대 선수들이 어떻게 할지 살짝 보여서 그런 부분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영욱은 "선두(포항스틸러스)와 정말 한 경기도 차이가 안 난다. 밑에 팀들과도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지지 않는 경기를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 지금 호흡이 생각보다 괜찮고, 분명히 치고 올라가야 한다는 흐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 대구 원정에서는 지난 강원전 같은 모습만 보이지 않으면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엑스포츠뉴스DB,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