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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뒷돈 혐의' 김종국·장정석 범죄수익 1억6000만원 동결…마음대로 못 쓴다

기사입력 2024.04.03 16:46 / 기사수정 2024.04.03 16:46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 두 사람이 후원사인 커피 업체 대표로부터 받은 범죄수익 1억6000만원이 추징보전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 두 사람이 후원사인 커피 업체 대표로부터 받은 범죄수익 1억6000만원이 추징보전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범죄수익 1억6000만원이 동결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이일규 부장검사)는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이 후원사인 커피 업체 대표 김씨로부터 받은 1억1000만원과 5000만원에 대해 각각 추징보전을 청구해 지난달 19일 인용 결정을 받았다. 

추징보전은 범죄로 얻은 것으로 의심되는 수익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피고인의 유죄 확정 전까지 동결하는 절차를 말한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2022년 7~10월 김씨로부터 광고 계약 편의를 제공해달라는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총 1억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배임증재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이 야구장 내 감독실에서 업체 광고가 표시되는 야구장 펜스 홈런존 신설 관련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수수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와 별도로 김 전 감독은 선수 유니폼 견장 광고 관련 편의 제공 대가로 6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장 전 단장은 김씨의 요구사항을 구단 마케팅 담당자에게 전달해 계획안을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이후에도 각종 요구사항이 반영되도록 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감독은 김씨의 요구사항을 장 전 단장에게 전하고, 구단 광고 담당 직원에게도 김씨 업체의 직원 연락처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실제로 김씨 업체가 야구단이 직접 관리하는 유니폼 견장, 포수 보호장비, 스카이박스 광고는 물론 별도 광고대행사가 관리하는 백스톱, 외야 펜스 홈런존 광고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위부터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 두 사람이 후원사인 커피 업체 대표로부터 받은 범죄수익 1억6000만원이 추징보전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위부터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 두 사람이 후원사인 커피 업체 대표로부터 받은 범죄수익 1억6000만원이 추징보전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은 금품수수 사실은 모두 인정하면서도 KIA의 열성 팬인 김씨가 선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한 격려금 명목으로 준 것을 받았을 뿐이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하지만 검찰은 두 사람이 함께 받은 1억원을 5000만원씩 나눠 가졌고 금품수수 사실을 구단이나 선수단에 알리지 않은 채 대부분 주식 투자, 자녀 용돈, 여행비, 개인 간 돈거래 등에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장 전 단장에 대해 2022년 5~8월 자유계약(FA) 자격을 앞둔 포수 박동원(현 LG 트윈스)에게 최소 12억원의 FA 계약금을 받게 해주겠다며 2억원을 달라고 세 차례 요구했다가 거절당해 미수에 그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 수사는 장 전 단장의 반복적인 금품 요구에 자괴감을 느낀 박동원이 구단에 사실을 알리고, 구단으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자체 조사를 거쳐 지난해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박동원이 제출한 장 전 단장과의 대화 내용 녹음파일에는 집요한 금품요구 상황이 그대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는 2023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11월 30일 장 전 단장의 주거지 등에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장 전 단장이 커피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포착됐다. 검찰은 장 전 단장의 계좌를 수사하는 과정에 거액의 수표가 입금된 사실을 확인해 김 전 감독으로까지 수사를 확대했다.

지난 1월 24일 검찰은 두 사람에 대해 배임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증거 인멸이나 도망의 염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최근 장 전 단장을 다시 불러 조사하는 등 보강 수사를 거쳐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KIA 구단은 김 전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뒤 직무 정지 결정을 내렸다. 이후 김 전 감독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고 영장실질 심사까지 이뤄지자 곧바로 김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스프링캠프 지휘를 맡겼고, 이후 이범호 1군 타격코치를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 두 사람이 후원사인 커피 업체 대표로부터 받은 범죄수익 1억6000만원이 추징보전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왼쪽부터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 두 사람이 후원사인 커피 업체 대표로부터 받은 범죄수익 1억6000만원이 추징보전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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