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4 KBO리그가 개막한 지 2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팬들의 관심이 높다. 여러 흥행 요소 중에서도 시즌 개막과 함께 첫선을 보인 '1라운더' 신인들의 활약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지명된 10명 중에서 3일 현재 1군 무대를 한 차례라도 경험한 선수는 무려 7명에 달한다. 황준서(한화 이글스), 김택연(두산 베어스),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원상현(KT 위즈), 전준표, 김윤하(이상 키움 히어로즈), 박지환(SSG 랜더스)이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역시나 황준서다.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황준서는 지난달 3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팀의 14-3 대승 및 7연승에 크게 기여했다.
KT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챙긴 황준서는 KBO리그 역대 10번째로 프로 데뷔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고졸 신인 투수'로 기록됐다. 한화 소속 선수로는 2006년 4월 12일 '괴물' 류현진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한 단계 성장한 황준서는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5선발 김민우가 담 증세로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게 되면서 1군 등판 기회를 얻었다. 데뷔전에서 선발 중책을 맡아야 했기 때문에 떨릴 법도 했지만,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보여주면서 눈도장을 찍었다. 타선의 득점 지원까지 받쳐주면서 첫 승을 수확했다.
롯데 전미르도 만만치 않다. 시즌 초반 4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기록한 전미르는 2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말 구원 등판, 1이닝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곧바로 8회초 손호영이 1타점 적시타를 쳤고,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1-0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전미르는 승리투수가 되면서 데뷔 첫 승까지 신고했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전반기부터 최준용, 구승민 등과 함께 필승조로 중용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조카로 알려진 키움 김윤하도 이름을 알렸다. 지난달 26일 NC 다이노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⅓이닝 4피안타 5사사구 3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으나 4월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이닝 3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데뷔 첫 홀드를 달성했다. 팀도 8-3으로 승리했다.
김윤하의 입단 동기이자 팀 동료인 전준표도 3경기 4이닝 평균자책점 2.25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고척 LG 트윈스전에선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선전했다.
5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KT 원상현은 지난달 28일 수원 두산전(3이닝 5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4탈삼진 3실점)에서 선발 등판한 뒤 이틀 쉬고 31일 대전 한화전에서 구원 등판했다. 성적은 2이닝 2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원래대로라면 원상현은 3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선발 등판하는 게 유력했지만, 이강철 KT 감독이 이날 엄상백을 선발로 내보내기로 하면서 원상현의 선발 등판이 미뤄졌다.
시즌 개막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간 선수들도 있다. 황준서와 함께 고교 시절 가장 주목받은 투수 유망주였던 두산 김택연은 부침을 겪다가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몸 상태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김택연은 지난달 23일 NC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포함해 3경기 2⅓이닝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고, 결국 지난달 30일 엔트리에서 빠졌다. 2군에서 재정비를 가진 뒤 1군에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고양 히어로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선 1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야수 신인 최대어로 꼽혔던 SSG 박지환은 지난달 24일과 26일 각각 롯데,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교체 출전한 뒤 2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분간 퓨처스리그 경기를 소화하면서 경험을 쌓는 데 집중한다. 박지환의 현재 퓨처스리그 성적은 24타수 6안타 타율 0.250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6이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언제든지 경쟁 구도에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나머지 1라운더 육선엽(삼성), 조대현(KIA), 김휘건(NC)뿐만 아니라 '2라운더' 김현종(LG)을 비롯해 1라운더 이외의 신인에게도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 본격적으로 순위 경쟁이 시작하는 가운데, 신인왕 경쟁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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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