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다녀온 선수 맞아? 손흥민, 폭풍 '박투박' 질주→역전골 폭발…토트넘도 깜짝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결승골을 터트린 주장 손흥민의 움직임을 극찬했다.

토트넘은 3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루턴 타운과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 홈경기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5위 토트넘은 승점을 56(17승5무7패)으로 늘리며 한 경기 더 치른 4위 애스턴 빌라(승점 59)와의 승점 차를 3점으로 유지했다. 반면에 승점 22(5승7무18패) 루턴은 순위가 한 계단 내려가 강등권인 18위에 위치했다.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치르는 첫 번째 경기에서 토트넘은 전반 이른 시간에 실점을 허용하며 어려운 싸움을 했지만, 후반 막판 주장 손흥민이 역전골을 터트리면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 자리에 배치했다. 4-2-3-1 전형에서 손흥민이 9번 공격수로 나선 가운데 뒤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 제임스 매디슨, 티모 베르너가 손흥민을 받쳤다.

토트넘은 경기 초반 예상치 못한 선제골을 얻어맞았다. 전반 3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받은 로스 바클리가 토트넘 수비진을 앞에 두고도 침착하게 타히트 총에게 패스를 건넸고, 총은 공이 살짝 뜬 와중에도 정교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토트넘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으나 좀처럼 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19분 파페 사르가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게 쿨루세브스키에게 향했고, 쿨루세브스키는 곧바로 침투하는 손흥민에게 패스를 보냈다. 손흥민은 골문을 비우고 나온 상대 골키퍼까지 제쳤지만 이후 슈팅이 오른쪽 골대에 맞은 뒤 왼쪽 골대까지 때리며 골문을 외면했다.

다행히 후반전 초반 토트넘은 동점을 만들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6분 페드로 포로와 패스를 주고 받은 존슨이 골문 앞에 있던 베르너를 향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걷어내기 위해 발을 뻗은 루턴 수비수 이사 카보레 발에 맞고 루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동점골이 터진 후 토트넘은 계속 공격을 퍼부었으나 루턴 골문을 쉽게 열리지 않았다. 후반 33분 존슨의 슈팅이 골키퍼 맞고 골라인을 완전히 넘어가기 직전에 수비가 걷어내면서 역전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답답한 토트넘의 해결사로 나선 건 주장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존슨이 내준 공을 골문 구석으로 밀어넣으며 역전골을 뽑아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난 후 토트넘은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으로"라며 손흥민이 역전골을 터트린 과정을 팬에게 공개했다.

손흥민의 역전골은 놀랍게도 손흥민 발끝에서 시작됐다. 루턴의 코너킥 공격이 무산된 후 페널티 박스 인근에서 손흥민이 공을 잡아 역습을 전개했다. 공을 잡고 앞으로 향하던 손흥민은 수비수를 한 명 제친 뒤 전방으로 쇄도 중인 베르너에게 공을 내줬다.



박스 근처까지 접근한 베르너는 골문 앞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 공은 존슨에게 전달됐다. 이때 존슨은 직접 슈팅까지 하기엔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박스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손흥민에게 공을 내줬고, 손흥민이 마무리 지으면서 역전골을 터트렸다.

자신이 시작한 역습을 마무리 지은 모습에 팬들은 감탄을 표했다. 또 손흥민이 경기 전 A매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장거리 비행을 소화했다는 것을 아는 팬들은 손흥민의 움직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3월 A매치 기간을 맞이해 손흥민은 먼저 대한민국을 방문해 지난 21일 태국과 A매치 경기를 치르고, 이후 26일 태국 원정을 떠났다. 당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홈에서 열린 A매치 때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불구하고 1-1 무승부를 거뒀지만, 태국 원정에선 3-0으로 완승했다.

태국 원정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3골 차 완승에 일조한 손흥민은 곧바로 영국 런던으로 향하며 클럽으로 복귀했다. 태국 2연전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고, 장거리 비행을 다녀왔기에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 속에서도 손흥민은 후반 막판까지 질주를 멈추지 않으면서 역전골까지 뽑아냈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지친 상태이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손흥민의 태도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영국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이 피곤하다고 확신한다. 물론 힘들다. 내가 호주 대표팀 감독을 할 때도 지구 반대편에서 뛰는 선수들이 많았다"라며 "장거리 비행 때문에 시차 적응을 해야 하지만, 전에도 말한 것처럼 손흥민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은 출전할 수 있을 때 출전하고 싶어하고, 가능한 한 최고 수준에서 뛰고 싶어한다. 그리고 손흥민은 계속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 "토트넘에서 뛰는 건 손흥민에게 매우 중요하다. 국가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상대방과 경기에 상관없이 손흥민은 자신이 항상 최고가 되겠다는 높은 수준의 기대를 갖고 있다. 그렇게 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라며 거듭 손흥민을 칭찬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경기를 뛸 때마다 최고 수준을 보여주기를 원한다. 손흥민의 플레이, 노력, 그리고 리더십을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손흥민은 오랫동안 토트넘에서 뛰어난 선수였다"라면서 "앞으로도 수년 동안 더 활약하길 바란다"라고 했다.


사진=토트넘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