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 3월 3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2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가 팀의 2024 시즌 홈 경기 첫 승을 견인하는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 수비 실책의 아픔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기분 좋게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게임을 준비한다.
강승호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2차전에 6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출전, 3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강승호는 이날 첫 타석부터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두산이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2회말 1사 1루에서 KIA 선발투수 윌 크로우를 상대로 선제 2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강승호는 원 볼에서 크로우가 던진 2구째 140km짜리 컷 패스트볼을 완벽한 스윙으로 받아쳤다. 스트라이크 존 한 가운데 몰린 실투성 공을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타구를 날려 보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 3월 3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2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강승호는 두산이 7-0으로 앞선 7회말 또 한 번 짜릿한 손맛을 봤다. 선두타자로 나와 KIA 베테랑 좌완 김대유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투 볼 원 스트라이크에서 김대유의 4구째 128km짜리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그대로 걷어 올렸다. 강승호의 배트에 맞은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의 홈런으로 연결됐다.
두산은 강승호의 멀티 홈런과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의 6이닝 무실점 완벽투, 불펜진의 릴레이 호투를 묶어 KIA를 8-0으로 완파했다. 2연패를 끊고 지난 26~28일 KT 위즈와 주중 3연전에 이어 2연속 위닝 시리즈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개막 4연승을 질주 중이던 KIA는 타선 침묵에 투수들이 강승호에 허용한 피홈런 2개의 영향으로 두산에 완패를 당했다.
강승호는 지난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2024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쳐낸 뒤 나흘 만에 홈런포를 재가동했다. 2022 시즌 10홈런 이후 커리어 두 번째 두 자릿수 홈런을 향한 순조로운 첫발을 뗐다.
강승호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100경기 이상을 소화했던 2021 시즌 7홈런, 2022 시즌 10홈런으로 꾸준히 장타력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다만 지난해에는 홈런이 7개로 다시 줄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 3월 3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2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강승호는 경기 종료 후 "시즌 초반 페이스가 나쁘지 않지만 크게 의식은 하지 않으려 한다"며 "비 시즌과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기술적으로 변화를 준 부분이 효과를 보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김한수 타격코치님, 이영수 타격코치님께서도 기술은 물론 멘탈적으로도 많은 도움을 주신다.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승호는 이날 멋진 멀티 홈런으로 지난 29일 경기에서 나왔던 수비 실책을 깨끗하게 만회했다. 강승호의 실책이 결정적인 패인은 아니었지만 강승호의 마음은 편할 수가 없었다.
강승호는 다만 예전과는 다르게 지나간 경기는 빠르게 잊고 새로운 마음으로 매 경기를 맞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까지 앞선 게임에서 나온 자신의 실수를 자책하는 성격이었던 탓에 스스로 슬럼프를 자초했었다고 반성했다.
강승호는 "작년까지는 수비에서 실책을 하고 나면 그날 하루가 다 망가진 느낌이었다"며 "끝난 게임은 내가 자책한다고 달라지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이미지 트레이닝도 많이하고 마음가짐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데 올해는 앞선 경기에서 실책을 했어도 크게 흔들리는 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강승호. 3월 30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고 팀의 2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시즌 초반 홈런이 많이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페이스가 좋다 이런 말은 믿지 않는다"라고 웃은 뒤 "확실히 타격은 내 앞뒤로 잘 치는 선수들이 있으면 나도 덩달아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우리 팀이 개막 후 전체적으로 타격감이 좋아서 나도 잘 맞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멀티 홈런을 때려낸 강승호와 4출루 경기를 달성한 정수빈의 활약이 돋보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