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역대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는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바람의 손자'가 빅리그 데뷔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첫 경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정후는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이정후와 코리안리거 맞대결을 가진 '어썸킴' 김하성(샌디에이고)도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 1도루로 활약하며 시즌 3경기 만에 첫 안타를 때려냈다.
홈 개막전을 치른 샌디에이고는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5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의 호투와 7회말에만 4점을 뽑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시즌 성적은 2승1패(0.667)가 됐다.
샌디에이고 내야수 김하성이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김하성은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멀티출루 활약을 펼쳤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양 팀 선발 라인업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중견수)-호르헤 솔레어(지명타자)-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맷 채프먼(3루수)-마이크 야스트렘스키(우익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마이클 콘포토(좌익수)-패트릭 베일리(포수)-닉 아메드(유격수), 선발투수 로건 웹
-샌디에이고: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루이스 캄푸사노(포수)-타일러 웨이드(3루수)-잭슨 메릴(중견수),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
▲개막 전부터 시선집중, 이정후의 출근길과 훈련에도 뜨거운 관심
역시나 라인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이정후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박찬호, 조진호, 김병현, 이상훈, 김선우, 봉중근, 서재응, 최희섭, 백차승, 구대성, 추신수, 류제국, 류현진, 임찬용, 강정호, 오승환, 박병호, 이대호, 최지만, 김현수, 황재균, 김하성, 김하성, 양현종, 박효준, 배지환 이후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됐다.
2017년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7년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까지 매년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데뷔 첫 20홈런을 쏘아 올렸다. 또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2019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에서도 존재감을 뽐냈다.
이정후는 2022년 12월 키움 구단에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부 논의를 거친 키움은 지난해 1월 초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구단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역대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는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시즌을 마친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초 포스팅으로 빅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기대보다 걱정이 컸던 게 사실이지만, 오랜 공백기에도 스카우트들의 관심은 여전했다. 그중에서도 이정후에게 꾸준히 관심을 보였던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해 10월 직접 한국을 방문해 이정후의 홈 최종전을 현장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진심'이 통했을까, 이정후는 포스팅 개시 이후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정후가 빅리그에 데뷔하지 않은 선수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금액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이정후 영입전'에 있어서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간절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미국 현지의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었다.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이정후의 타자 프로필을 봤을 때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다. 그는 매우 높은 콘택트 비율과 엄청난 스피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바람의 손자'라는 야구 혈통을 갖고 있다"며 "이정후는 (좌우 가릴 것 없이)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보냈는데, 이러한 모습은 외야가 넓고 깊은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올해 1월 초 이정후를 언급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2023년 삼진 1492개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MLB) 전체에서 7번째로 많았다(내셔널리그 3위). 큰 문제였다"며 "새 시즌엔 삼진을 크게 줄일 계획이다. 놀라운 콘택트 능력을 갖춘 이정후를 영입한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역대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는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고, 13경기 35타수 12안타 타율 0.343 1홈런 5타점 5볼넷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11로 일정을 마쳤다. 정확한 콘택트와 뛰어난 선구안을 발휘해 삼진(4개)보다 많은 볼넷을 기록한 점이 눈길을 끈다. 예상대로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리드오프 중책까지 맡았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앞둔 이정후는 사복 차림으로 출근했다. 경기 전에는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정후의 출근길 사진부터 훈련 모습, 김하성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공개됐다. 그만큼 이정후에 대한 팀의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의 경기는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밥 멜빈' 더비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까지 샌디에이고 지휘봉을 잡은 멜빈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샌프란시스코 사령탑으로 선임됐고, 멜빈 감독의 팀 이동 이후 두 팀이 첫 맞대결을 진행했다.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역대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는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샌디에이고 투수 다르빗슈 유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4연전 첫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다르빗슈는 5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자신의 시즌 두 번째 등판을 마무리했다. AP 연합뉴스
▲삼진-직선타, 두 타석 통해 다르빗슈 공 확인한 이정후
1회초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선발투수 다르빗슈를 마주했다. 이미 두 선수는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 일본의 B조 예선 2차전에서 맞대결을 가진 적이 있다. 당시 이정후는 1회초 첫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난 뒤 3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약 1년 만에 다르빗슈를 만난 이정후는 첫 타석에서 다르빗슈의 초구 직구에 자신감을 갖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과는 파울.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온 2구 커브를 지켜본 이정후는 존을 통과하는 3구 직구를 그대로 바라보면서 루킹삼진으로 물러났다.
2회까지 0-0의 균형이 깨지지 않은 가운데, 양 팀 통틀어 첫 득점이 나온 건 3회초였다. 선두타자 콘포토의 2루타 이후 베일리의 뜬공으로 1사 2루가 됐고, 아메드가 3루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장타성 타구로 2루타를 만들었다. 그 사이 2루주자 콘포토가 홈으로 향했다.
계속된 샌프란시스코의 득점권 기회, 이정후가 타석에 섰다. 초구에 이어 2구도 침착하게 골라내면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고, 다르빗슈의 3구도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정후는 4구와 5구 스트라이크를 차례로 지켜본 뒤 6구 직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오른쪽으로 타구가 날아갔지만, 1루수 크로넨워스 정면으로 향하면서 직선타가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타구 속도는 시속 100.4마일(약 162km)이 찍혔다. 타구질은 나쁘지 않다는 걸 증명한 이정후다.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역대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는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이정후의 첫 안타가 터진 5회, 샌디에이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정후는 5회초 베일리의 삼진과 아메드의 중견수 뜬공 이후 2사에서 다르빗슈와 세 번째 맞대결을 가졌다. 존 상단으로 들어온 초구 직구를 지켜봤고, 2구 볼을 지켜본 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3구 슬라이더를 참았다.
몸쪽으로 들어온 4구 커브가 볼로 선언됐고, 이정후는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5구 슬라이더를 지켜봤다. 다시 한 번 풀카운트 승부를 끌고 갔고, 이정후는 존 상단으로 들어온 6구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쳤다. 이정후의 빅리그 데뷔 첫 안타.
다만 그 이후가 아쉬웠다. 1루를 밟은 이정후는 후속타자 솔레어의 타석 때 다르빗슈의 견제에 걸렸고, 런다운 이후 1루수 크로넨워스의 태그에 걸리면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0-1로 끌려가던 샌디에이고도 시동을 걸었다. 선두타자 마차도가 볼넷을 얻었고, 후속타자 김하성이 2루수 키를 넘기는 안타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프로파는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1-1 균형을 맞췄다.
캄푸사노가 안타를 치면서 무사 만루로 연결한 데 이어 웨이드의 1루수 땅볼 때 3루주자 김하성이 홈으로 달려들어 팀에 득점을 안겼다. 스코어는 2-1이 됐다.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역대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는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샌프란시스코 역전 이끈 이정후의 빅리그 데뷔 첫 타점
이정후에게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온 건 팀이 1-2로 끌려가던 7회초였다. 선두타자 에스트라다와 콘포토의 연속 안타 이후 베일리가 희생번트를 성공했고, 아메드가 1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정후는 1사 1·3루에서 일본인 좌완투수 마쓰이 유키와 마주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3구와 4구 볼을 골라냈고, 이 과정에서 1루주자 닉 아메드가 폭투를 틈 타 2루로 진루했다. 이후 이정후는 2볼 2스트라이크에서 5구 직구를 받아쳤고, 타구는 중견수 잭슨 메릴 쪽으로 향했다. 그 사이 3루주자 콘포토가 득점을 올렸다. 이정후의 빅리그 데뷔 첫 타점. 2루주자 아메드는 3루로 가다가 런다운에 걸리면서 김하성의 태그에 걸려 아웃됐다.
하지만 이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샌디에이고가 7회말에만 무려 4점을 뽑아내면서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마운드에서는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마쓰이, 마무리투수 로버트 수아레즈가 샌프란시스코의 추격을 저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콘포토의 1점을 따라붙었으나 더 이상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경기는 샌디에이고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미국 본토 개막전부터 한국인 선수들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야수 이정후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은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4연전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역대 27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가 된 이정후는 예상대로 개막전부터 리드오프 중책을 맡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이정후-김하성 전체 타석 결과
-이정후(3타수 1안타 1타점): 1회 삼진 / 3회 1루수 직선타(타구속도 약 162km) / 5회 중전 안타(빅리그 데뷔 첫 안타) / 7회 희생 플라이(빅리그 데뷔 첫 타점)
-김하성(3타수 1안타 1득점): 2회 뜬공 / 5회 중전 안타(시즌 첫 안타) / 6회 자동 고의4구 / 7회 삼진
사진=샌프란시스코 구단 공식 SNS, USA투데이스포츠, 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