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나래 기자] 다이어트 중인 사람들에게 음식 냄새의 유혹만큼 참기 힘든 유혹도 없다.
길을 걷다 맡게 되는 구수한 빵 냄새, 퇴근 길 직장인을 유혹하는 고소한 치킨 냄새, 영화관에 가득한 달콤한 팝콘 냄새까지…
이러한 냄새를 맡는 감각 즉, 후각은 우리의 감정을 즉각적으로 자극시키고 오랫동안 기억 된다.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게 되면 바로 입에 침이 고이고 맛이 좋지 않았던 음식의 냄새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기피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한 후각은 다이어트에도 분명 영향을 미친다. 각종 냄새는 단순히 '코' 라는 감각 기관을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뇌까지 전달되어 인슐린을 분비시킴으로써 식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냄새를 맡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살이 갑자기 찌거나 빠질 리는 없겠지만 어떤 냄새를 맡느냐에 따라 다이어트에 해가 될 수도,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자몽의 냄새를 맡는 것이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자몽 향기를 맡으면 교감신경이 활발해져 지방분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교감신경이란 부교감신경과 함께 작용하는 자율신경으로써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맥박, 혈압, 혈류, 체온, 아드레날린 분비를 증가시킨다.
반대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여 허기를 덜 느끼고 식욕을 억제하는 상태를 만들어 준다. 자몽 뿐만 아니라 시트러스(감귤류 과일)향 계통이 대부분 교감신경을 자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식욕을 떨어뜨리는 향으로는 페퍼민트향, 로즈마리 향 등이 있는데 이들 향은 순간적으로 정신을 맑게 하고 음식에 집중 되어 있는 신경을 다른 방향으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어 식욕을 떨어뜨려 준다.
또한 향을 맡는 과정에서 환기가 되어 잠시 음식 생각을 잊게 한다.
식사 전에 뿌리는 향수 또한 음식 냄새를 압도하여 식욕을 억제 시킨다. 매니큐어 등의 불쾌한 향 또한 식욕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어 야식이 생각 날 때 매니큐어를 바르면 주의도 환기시키고 식욕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원리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향수 내지는 허브나 아로마 오일 등으로 식욕을 억제하는 테라피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로마 오일이나 허브라고 해서 모두가 식욕 억제에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다. 참고로 라벤더 향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하여 심신을 안정시키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식욕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음식에 들어가는 마늘, 겨자, 생강, 후추 등의 향신료는 식욕을 촉진시킨다. 다이어트 음식에 향신료와 양념을 최소화 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최근 영국의 한 대학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체중인 사람일수록 음식 냄새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적은 양의 양념 냄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였다고 한다. 강한 향신료나 지방이 풍부한 고소한 냄새는 우리가 과거에 먹었던 음식의 맛을 기억으로부터 끄집어 냄으로써 식욕의 증가로 이어지게 한다.
따라서 정말로 불필요한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 힘들다면, 이러한 냄새들을 아예 주위에서 차단하는 것도 식욕을 억제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도움말]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하진 원장
이나래 기자 purpl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