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6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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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6일만에 감격승'… 심수창의 머나먼 1승 도전기

기사입력 2011.08.10 07:51 / 기사수정 2011.08.10 09:50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무려 786일만이었다.

넥센 우완 심수창(30)이 드디어 경기 종료 차임벨과 함께 웃었다. 8일 사직 롯데전서 6⅓이닝 6피안타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넥센이 3-1로 승리하면서 심수창은 올 시즌 첫 승(7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도 4.64로 낮췄다. 경기 후 심수창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 머나먼 1승의 길

심수창의 이날 1승은 가벼운 1승이 아니었다. 넥센은 이날 승리에도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렀으나 심수창 개인으로서는 눈물이 날 법했다. 이날 승리로 심수창은 LG 소속이던 2009년 6월 14일 잠실 SK전 이후 무려 2년 1개월 25일, 즉 786일만에 선발승을 따내며 그해 6월 26일 문학 SK전부터 시작된 연패 사슬을 '18'에서 끊어냈다. 아울러 롯데전 4연패와 원정 12연패도 함께 청산했다.

심수창의 선발 18연패는 국내 최다 연패 기록이다. 이날을 제외하고 마지막 승이었던 2009년 6월 14일 경기서 7⅓이닝 3실점으로 당시 시즌 6승(5패)를 기록할 때만 해도 이렇게 승리가 소중한지 몰랐다. 13경기서 8번이나 퀄러티 스타트를 하며 2006년(10승 9패)이후 3년만의 10승의 꿈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이후 심수창은 부진과 불운으로 단 1승도 없이 7패를 더하며 시즌을 마쳤다.. 특히 마지막 뒷모습이 더 좋지 않아서 아쉬움을 샀다. 그해 8월 6일 잠실 KIA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1-6으로 뒤진 4회초 1사 1,3루 상황서 포수 조인성과 언쟁을 벌이며 강판한 뒤 구단 자체 징계에 따라 사실상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2010년은 완전히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렸던 시즌. 단 12경기 등판하는 데 그쳤고, 선발 투수로는 6번 나와서 승리 없이 4패에 그쳤다. 또한, 올 시즌에는 스윙맨으로 강등됐음에도 구원패배의 멍에를 쓰기도 수차례였다. 심지어 넥센 이적 후 첫 등판이었던 3일 대구 삼성전서 6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퀄러티스타트를 했음에도 패전의 멍에를 썼다. 올 시즌만 해도 이날 전까지 4차례 퀄러티 스타트한 경기서 3패를 기록하는 불운을 맛봤다. 그랬던 그가 넥센으로 이적하자마자 2경기 연속 퀄러티 스타트를 하며 마침내 승리를 따낸 것이다. 사연이 이러한데 눈물이 나오지 않을 리 없었다.

▲ 트레이드 효과? 이제 해뜰날 왔나

'트레이드 효과'라는 말이 있다. 보통 전 소속팀에서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선수가 트레이드가 되면 대개 1군서 기회를 곧바로 받는 편인데, 이때 상승세를 타는 걸 두고 하는 말이다. 아무래도 주위 환경이 변화하면서 선수 스스로 심기일전을 하는 영향도 있고, 새로운 지도자나 새로운 동료와의 호흡 및 궁합이 더 잘맞을 때가 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선발승을 따내면서 넥센에서 심수창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졌다. 넥센은 여전히 선발 투수진이 허약하다. 에이스 나이트조차 올 시즌 거듭된 불운과 부진으로 3승 11패에 머물러 있다. 타선이 허약해 투수들이 불운에 휩싸이기도 했고, 투수들 스스로 무너지기도 했다. 팀내 최다승 투수가 4승(7패)을 거둔 문성현일 정도다. 그러한만큼 앞으로도 심수창이 또다시 불운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 물론 넥센도, 심수창도 이날 1승은 남은 시즌 새로운 기분으로 새출발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는 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심수창이 786일만의 승리로 본인에게, 그리고 넥센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사진=심수창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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