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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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신인"…박소연 감독, 25명 신예들과 '함께' 쌓은 '피라미드 게임'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4.03.25 17:5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피라미드 게임' 박소연 감독이 신예 배우들과 '함께' 같이 잘 만들어 갔던 현장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게임'(극본 최수이, 연출 박소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박소연 감독이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통해 작품을 마친 소회와 함께 못다 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피라미드 게임'은 한 달에 한 번 비밀투표로 왕따를 뽑는 백연여고 2학년 5반을 배경으로, 학생들이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로 나뉘어 점차 폭력에 빠져드는 서열 전쟁을 담았다. 지난 21일 공개된 최종회에서 성수지(김지연 분)와 친구들이 서열 피라미드를 깨부수는 권선징악 결말을 맞이하며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메시지를 남겨 호평을 받았다. 

뜨거운 반응에 박소연 감독은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놀라웠다. 주변 지인분들 혹은 친구들, 가족들, 업계 많은 분들이 전화 진짜 많이 주셨다"며 "작품에 대한 관심도가 많이 높아지고 있구나 생각에 많이 놀라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주인공 성수지 역 김지연을 제외하고는 모두 캐스팅을 통해 뽑았다. 신예들 위주로 구성하는 모험을 한 박 감독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게 캐스팅"이라며 25명 학생들의 미묘한 심리가 중요하기에 많은 리딩을 거쳤다. 또한 촬영 후에도 극중에서 친했던 그룹끼리 어울리는 노력이 있었다.



또 그는 첫 연기에 도전한 백하린 역 장다아와 "일대일 리딩도 많이 하고 노력으로 만들어졌다"며 그때 생각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장다아의 연기와 관련된 에피소드에 박 감독은 "촬영하고 재촬영을 해서 '우리 한 번 더해보자' 하고 세 번씩 찍은 것도 있다. 다아 씨도 그렇고 다른 배우분들도 정말 노력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장다아는 그룹 아이브 장원영의 친언니로도 유명하다. 오디션 보기 전 캐스팅팀이 전한 리스트를 통해 언니라는 사실을 알았다는 박 감독은 "그분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지금도 생각나는 게, 청바지에 핑크색 폴로니트 입고 왔다. 거기서 느껴지는 걸음걸이와 의자를 빼서 앉는 제스처 자체가 너무 하린이 같았다"고 회상했다.

오디션 때 배우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는 박 감독은 첫 미팅에서만 장다아와 40분의 오디션을 봤다. 그는 "제가 이 배우에 대한 궁금증이 쌓였던 것 같다. 캐스팅에서 제일 중요했던 게 싱크로율이었다. 단순히 외적인 게 아니라 손짓, 발짓, 눈빛, 목소리톤 다 비교해가면서 했던 터라 다아 씨가 (눈에) 들어왔다"며 "2차에서는 1차 때 리딩과 차이가 있었다. 보여줬던 모습들이 백하린 자체구나라는 게 확연하게 느껴졌다. 캐스팅 완료 후 배우가 보여준 게 더 컸다. 성장과정이 계속해서 보이는 분이라 사실 너무 고마웠다 하린이를 해준 것에 대해서"라고 고마워했다.

또한 장다아와는 "배우와 연출이 아닌 언니 동생으로 편하게 대화하듯이 해보자 했다"며 "나는 다아 씨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많은 시청자분들이 다아 씨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 본인도 인지하고 있었다. '제가 열심히 잘할게요' 하더라. 같이 잘하자고 했다. 너랑 내가 같이 잘해서 우리가 해보자 해서 일대일 리딩이 시작이 된 거였다"고 비하인드를 밝혔다. 

그러면서 장다아에 대해 박 감독은 "대본이 다 새카맣다. 깜지처럼 항상 그렇게 준비를 많이 해왔다. 지금 이렇게 긍정적으로, 꼬리표를 뗀 장다아 이렇게 (기사가) 나오더라. 우리가 원했던 게 보이는구나 싶었다"고 뿌듯하게 이야기했다.



첫 연기, 장원영의 언니라는 수식어, 또 주인공 성수지 역 김지원과 같은 소속사라는 점까지. 뚜껑을 열기 전, 장다아의 캐스팅에 대해 여러 말이 나온 것도 사실. 박 감독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밝히며 "매 작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캐스팅이다. 캐스팅단계에서부터 냉정해지려고 하는데, 이런 저런 수식 안 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오히려 이 배우가 하린이로 결정이 되고 난 후에는 제가 더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런 거 내가 다 보여줄 수 있어', '이 배우 통해 다 보여줄 수 있으니까 한 번 봐봐', '보고 느껴봐봐' 했다"고 백하린을 찰떡같이 소화한 장다아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신인 배우들이 많은 현장, 박 감독은 신인 배우들이 노력하는 과정을 지켜본 터라 그들이 칭찬을 받을 때면 뿌듯하고 기특했다고 했다. 힘든 선택이었을 텐데, '왜' 신인들로 꾸렸는지 묻자 그는 "이 작품 자체가 심리변화가 미묘하다. 누구하나 '나만 잘하면 돼', 본인만 생각해서 만들어질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같이 만들어낼 수 있는 배우가 많이 모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히며 자신의 선택을 믿어준 티빙에도 감사를 표했다.

박 감독은 신예들이 노력했던 부분을 설명하다 울컥했지만, 여기엔 많은 부담감도 섞여있었다. 신인들이 많았지만 그 역시 "아직 신인"이라는 것. 박 감독은 "제일 부담됐고, 제일 무서웠다. 저희 배우들이 신인이 많다보니까 많은 분들이 '괜찮겠니?'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배우들하고 처음에 그런 이야기 나눴다. '우리가 같이 만들어보자' 했다. 처음 제작사 통해 제일 처음 말씀 드렸던 게 '저희 전 스태프, 배우해서 MT 좀 보내주세요' 였다. 그때 많이 친해졌다. 이 작품 자체가 25명 모두 잘 내어줘야 해 편해지길 원했다. 정신적이나 신체적으로는 어려울 수 있겠지만, 본인들끼리 서로 많이 친해지다 보니 이렇게 마음 편히 해봤던 작품은 처음이었다. 끝난 것도 아쉽다. 이 사람들과 끝이 났다는 게"라며 진심을 보였다.

인터뷰 중 함께 작업했던 이들의 생각에 눈물을 보이기도 한 모습은 그의 진실된 마을을 엿보게 하기도. 배우들의 SNS 속 종영소감이나 인터뷰에서 그를 향한 고마움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다. 학생 배우만 25명이 되는 한 반을 이끌어야 했던 현장에서 박 감독은 "그들끼리 친해지는 기회를 더 만들고자" 했다.

그는 "신인 배우들로 구성된 작품이다 보니까 그분들도 많이 떨려했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것 자체가 얼어있는 부분도 많았다. 저도 여기 인터뷰 하는 게 떨리는데 그분들은 얼마나 떨렸을까"라며 웃었다. 이내 그는 "'너희끼리 더 친해져라' 판을 만들어주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자기들끼리 친해지더라. 나중엔 촬영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챙기더라. 누가 힘든 신을 찍는다 하면 그 옆에 다른 친구들이 서포트를 같이 해주고 있고, 25명 전체를 끌고 가는 건 제가 맞으나, 그안에서 본인들끼리의 합이 잘 이뤄졌기 때문에 잘 이뤄지지 않았을까"라고 공을 돌리기도 했다.



신인 배우들과 함께한 작품인 것과 더불어, 인기 웹툰이 원작이라는 점도 주목받았다. 성수지가 편의점 해커 조승화의 도움을 받거나, 성수지의 엄마가 아빠가 되는 등 각색의 이유 대해 묻자 박 감독은 모든 걸 혼자 짊어져야 하는 성수지에게 조력자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어떤 조력자가 필요할까 했을 때, 최초 피해자 역할의 가족이라면 피라미드 게임 무너뜨리려는 것에 대한 입장을 좀 더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원작 속 수지의 엄마가 아빠로 바뀌게 된 건 작가와의 이야기 끝에 내린 결정이었다. 딸의 입장에서, 엄마한테는 아빠보단 학교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조금은 더 말하기 쉽지 않았을까 했다고. 박 감독은 "비슷한 경험이 있는데 저도 엄마한테는 말을 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아빠라는 존재한테는 말이 안 떨어질 것 같다"고 부연했다.

10부작에 25명의 캐릭터 서사를 담아야 했기에, 원작에 있던 일을 모두 담을 수는 없었다. 때문에 '캐릭터성'을 강조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인물들이 보여주는 성격이나 표면적인 모습 통해서 해야 하기 때문에 짤린 것도 있다. 각색이 된 건 현실 반영을 필요로 했던 각색이었다. 다 담을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캐릭터적인 표현이 중요한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학교 폭력 수위를 정하는 것도 고민이었다. 그는 "여자 고등학교고, 여학생들이 나오니 여자가 느낄 수 있는 수치심에 기준을 뒀다. 과한 액션도 있겠지만, 치마를 들추거나 속옷 끈을 튕기거나 벌레를 먹이고 하는 그런 것들이다. 여성이 느낄 수 있는 수치심까지만 건드리자 했고, 물리적이기보다는 감정을 건드리려 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박 감독은 '피라미드 게임'을 마친 뒤, "나만 잘해서 되는 게 아니더라"고 돌아봤다. 그는 "많은 현장의 작업자분들, 스태프분들과 배우분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작품에서 소통이라는 것에 대해서 되게 크게 생각을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게 해갔다. 그런 점들이 작품 만들어가는 것에 있어서 중요한 작용을 하지 았았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진=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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