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KT 위즈와의 2024시즌 개막시리즈에 구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베테랑다운 메시지다.
삼성 라이온즈는 23,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개막시리즈에서 2연승을 거뒀다. 2009년 4월 4, 5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의 2연전 이후 15년 만에 개막 2연전을 싹쓸이했다.
과정이 순탄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23일 개막전에선 1-0으로 앞서다 1-2로 역전을 허용한 뒤 2-2로 균형을 맞췄다. 연장 10회초 4점을 추가해 6-2로 승전고를 울렸다.
24일 경기는 더욱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삼성 타선은 초반부터 맹타를 휘둘렀다. 9회초까지 11-1로 크게 앞섰다. 무난하게 승리하는 듯했지만 9회말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장필준이 ⅓이닝 5실점, 김대우가 ⅓이닝 2실점으로 고전했다. 점수는 11-8이 됐다. 양 팀의 격차는 10점 차에서 3점 차까지 줄었다. 결국 2사 2루에서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나섰다. 황재균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 후 만난 오승환은 역시나 덤덤한 표정이었다. 그는 "(등판은)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발생하는 게 야구다"며 "주자 생각은 하지 않았다. 타자에 집중해 막아내자고, 아웃카운트 하나만 올리자고 생각했다. 마운드에서는 오직 타자에만 초점을 맞췄다"고 돌아봤다.
오승환은 "어제(23일)부터 선수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지난 시즌 수원만 오면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다가 역전된 적도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그런데 올해는 개막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아쉬움을 느끼는 선수들도 있겠지만 다들 자신감을 찾고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삼성 라이온즈 구원투수 김재윤이 미소 짓고 있다. 수원, 최원영 기자
실제로 오승환은 23일 경기를 마치고 후배 투수 김재윤에게 "첫 경기 힘들었겠지만 잘 이겨냈다. 앞으로 더 잘 풀릴 것 같다"고 말하며 격려했다.
김재윤은 23일 KT전서 8회말 구원 등판했다. 선두타자 배정대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했다. 이후 1사 3루서 로하스를 자동 고의4구로 걸렀다. 후속 박병호의 타석에서 3루 주자 배정대와 1루 대주자 안치영이 이중도루를 시도했다. 공이 1루로 연결된 사이 배정대가 홈으로 파고들었다. 최초 판정은 세이프.
삼성은 비디오 판독 끝에 판정을 아웃으로 바꿨다. 점수는 그대로 2-2, 주자 상황은 2사 2루가 됐다. 김재윤은 박병호에게 볼넷을 내준 뒤 강백호와 맞붙었다. 강백호의 타구가 외야로 멀리 뻗어나가 가슴을 졸였지만, 우익수 김성윤이 타구를 끝까지 따라가 담장 앞에서 점프해 잡아냈다. 결국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김재윤은 "(오)승환 선배님께서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앞으로 더 잘 던지면 될 것이라 여기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귀띔했다.
오승환은 "'김재윤 너니까 이겨냈다'고 말해줬다"며 "이제 두 경기 치렀다. 결과적으로 승리했으니 거기서 문제점을 찾을 게 아니라, 좋은 점에만 의미를 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개막시리즈 두 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23일엔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24일엔 ⅓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는 말에 오승환은 수줍게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왼쪽부터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와 마무리투수 오승환.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수원, 최원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