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과거 아스널에서 뛰었던 잭 윌셔가 2012년 팀 동료 로빈 판페르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사건에 대해 입을 열었다.
영국 트라이벌풋볼은 24일(한국시간) "윌셔는 아르센 벵거 감독이 판페르시를 맨유로 팔았을 때 아스널 선수들이 의심에 가득 찼다고 인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윌셔는 "판페르시는 아스널이 더 이상 우승 경쟁팀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솔직하게 벵거 감독이 판페르시를 내보낸 것에 놀랐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출신 공격수로 2000년대 후반 아스널에서 뛰었던 판페르시는 유리몸으로 유명했다. 잦은 부상으로 시즌 전체를 완전하게 치른 적이 거의 없었던 판페르시는 팬들로부터 '시즌 반 페르시'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럼에도 아르센 벵거 당시 아스널 감독은 끝까지 판페르시를 믿고 기다렸다. 2011-2012시즌에는 마침내 리그 전 경기에 출전했고 30골을 득점하며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기량이 만개했다.
하지만 다음 시즌 리그 라이벌 맨유로 이적해 팬들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당시 아스널 캡틴이기도 했던 판페르시는 "우승을 하기 위해 떠난다. 내 안의 작은 아이가 맨유라고 소리쳤다"라는 역사에 남을 망언으로 아스널 팬들의 분노를 유발했다.
판페르시는 맨유에서 선수 생활 정점을 찍었다. 아스널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렸다. 또한 맨유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다시 한 번 리그 득점왕을 수상했다. 반면, 아스널은 4위에 만족해야 했다. 심지어 맨유의 우승이 확정된 후 아스널 선수들은 판페르시에게 '가드 오브 아너'를 하는 굴욕을 겪었다.
판페르시가 라이벌 맨유로 떠났을 당시 아스널 선수들의 분위기를 윌셔가 밝혔다.
윌셔는 "실망스러웠지만 솔직하게 말하면 아마 당시 아스널이라는 팀 위치가 거기까지였던 것 같다. 우리는 사미르 나스리, 엠마뉘엘 아데바요르,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이미 잃은 상태였다. 판페르시는 아마 우리가 몇 년 동안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에 도전할 만한 팀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판페르시가 떠난 것에 대한 팬들의 반응은 매우 본능적이었지만 매우 당연한 것이기도 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도 마음이 아팠고, 대체 우리 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선수들끼리 분명한 대화가 있었다"라고 팬 분위기 뿐만 아니라 라커룸 분위기도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윌셔는 "이후 벵거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메수트 외질을 영입했다. 그걸 보고 선수들은 우리 팀이 여전히 우승에 도전하고 싶어한다고 믿었다"라며 "다음에는 산티 카솔라, 알렉시스 산체스가 영입됐다"라면서 "판페르시의 이적을 둘러싼 상처는 개인적으로 더 컸던 것 같다. 선수들은 판페르시를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장이었고, 훌륭한 리더였으며 높은 기준을 세웠던 사람이었다"라고 판페르시의 이적이 큰 상처로 남았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판페르시는 2015년까지 맨유에서 활약하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건너갔다. 2018년부터는 친정팀 페예노르트에서 뛰었으며 2019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현재는 페예노르트에서 코치직을 수행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