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안산, '매국노 발언' 사과…"비하 의도 전혀 없었다, 성숙해지겠다"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한국 여자 양궁 간판스타 안산(광주은행)이 고개를 숙였다.

안산은 19일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최근 저의 언행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외식업체 대표님, 점주분들, 관련 외식업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과문을 올렸다.

논란은 지난 16일 시작됐다. 안산은 자신의 SNS에 '국제선 출국(일본행)'이라며 일본식 한자로 적힌 전광판 사진을 올리며 별다른 설명 없이 "한국에 매국노 왜 이렇게 많냐"고 적었다. 해당 전광판은 광주 소재 한 쇼핑몰의 일본 테마 거리 입구에 설치된 것이었다.

이후 안산의 게시글은 삭제됐지만 캡처된 내용이 온라인에 계속해서 퍼져나갔다. 해당 장소에 입점한 일본풍 주점을 향한 악성 댓글이 쏟아졌다.

논란이 커지자 이종민 자영업연대 대표는 "자영업자의 피해를 신경 쓰지 않는 일부 무책임한 사람들의 태도에 경종을 울리고자 한다"며 안산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후 이 대표는 SNS에 입장문을 내며 "경솔한 발언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고 심심한 사과의 글을 올려주면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밝혔다.

안산은 19일 사과문을 통해 "공인으로서 본분은 잊은 채 무심코 올린 게시물이 이렇게 큰 실망과 피해를 드리게 될 줄 상상하지 못했다. 업체 대표님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고자 했지만, 일정상 대표님을 대면하기 어려웠다"며 "그래도 어떻게든 진심이 담긴 사과의 마음을 표현해 보고자 업체 대표님께 연락을 드렸다. 이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표님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고 전했다.

이어 "17살부터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생활하며 국가대표와 대한민국에 대한 큰 자부심이 있었다. 오랜 기간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동하며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고자 노력해 왔다"며 "지난 국가대표 활동 당시 매 순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공인으로서의 긴장감을 놓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산은 "특정 매장이나 개인을 비하하고자 할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내 언행으로 생업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모든 분들이 받으셨을 피해와 마음의 상처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 같다.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이자 공인으로서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더 성숙해야 함을 가슴 깊이 깨달았다. 대한민국의 양궁인이자 체육인, 그리고 공인으로서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2018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단 안산은 여자 양궁 세계 최정상급 선수로 성장했다. 특히 2021년 개최된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신설된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비롯해 여자 단체전, 여자 개인전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2021년 세계선수권에서도 혼성 단체전 금메달, 여자 단체전 금메달, 여자 개인전 동메달로 실력을 뽐냈다. 2022년 월드컵 파이널 여자 개인전 금메달까지 수확하며 미소 지었다.

지난해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시상대에 올랐다. 안산은 여자 단체전 금메달, 여자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올해 예상치 못한 난조를 겪었다. 지난 11일 펼쳐진 2024 양궁 국가대표 3차 선발전에서 1~3회전 총점 14.5점을 기록, 최종 순위 21위에 그쳤다. 16위까지 주어지는 4~6회전 출전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안산은 1회전 8.5점, 2회전 5점, 3회전 1점 등으로 고전했다. 결국 오는 7월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놓쳤다. 이후 SNS 게시글로 구설에 올랐다.



다음은 안산의 사과문 전문.

안녕하세요. 양궁 선수 안산입니다.

먼저 최근 저의 언행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스페샬나잇트 대표님, 점주분들, 관련 외식업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공인으로서의 본분은 잊은 채 지난 3월 16일, 무심코 올린 게시물이 이렇게 큰 실망과 피해를 드리게 될 줄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업체 대표님을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고자 했지만, 일정상 대표님을 대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고, 그래도 어떻게든 먼저 연락을 드리고 제 진심이 담긴 사과의 마음을 표현해 보고자 업체 대표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이후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표님께 직접 찾아뵙고 사과드리겠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일 수 있지만, 저는 17살부터 양궁 국가대표 선수로 생활하며 국가대표와 대한민국에 대한 큰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오랜 기간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 활동하며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리고자 노력해왔던 지난 국가대표 활동 당시에는 매 순간에 있어 긴장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공인으로서의 긴장감을 놓치게 되었고 특정 매장이나 개인을 비하하고자 할 의도는 절대 아니었으나,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저의 언행으로 생업에서 고군분투하시는 스페샬나잇트의 대표님, 점주님들, 그리고 관련 외식업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들이 받으셨을 피해와 마음의 상처는 제가 감히 헤아릴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점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가를 대표하는 운동선수이자 공인으로서의 무게감을 다시 한번 절감했고, 한 명의 사람으로서 더 성숙해야 함을 가슴 깊이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의 양궁인이자 체육인, 그리고 공인으로서 더욱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저로 인해 큰 상처를 입으신 해당 외식업체 대표님과 점주님, 관련자 분들을 포함한 모든 분들께 사과드립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안산 SNS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