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첼시가 또 한 번 골머리를 썩게 됐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수 미하일로 무드리크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매체 '트리뷰나 닷컴'은 19일(한국시간) "무드리크가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우크라이나 국가대표로 굉장히 뛰고 싶다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한다"고 밝혔다.
무드리크는 "모든 선수가 올림픽에서 뛰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한다. 첼시와 올림픽 출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지만 첼시가 나를 올림픽에 보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2001년생 무드리크는 23세다. 올림픽 남자 축구는 2001년 1월1일 이후 출생자들로 팀을 짤 수 있고, 23세 이상 선수들을 와일드카드로 최대 3명까지 데려갈 수 있다.
무드리크는 와일드카드가 아니라 실제 올림픽 출전 연령에 해당되는 것이다.
남자 축구는 하게올림픽에서 가장 인기있는 종목 중 하나다.
리오넬 메시를 비롯해 세르히오 아구에로, 네이마르 등 걸출한 축구 선수들이 올림픽을 거쳐갔다. 이번 대회에는 프랑스의 축구 스타 킬리안 음바페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니만큼 자신의 조국을 위해 뛰고 싶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파리 올림픽의 남자 축구 종목 본선 진출팀은 총 16팀이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진출에 성공했다. 유럽 나라들 중 올림픽 축구 종목에 출전할 수 있는 나라는 개최국인 프랑스를 제외하고 3개국인데 우크라이나가 그 좁은 문을 뚫었다.
우리나라는 올림픽 출전 티켓을 따내기 위해 오는 4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4 AFC U-23 아시안컵을 치른다. 이 대회에서 3위 안에 들어야만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낼 수 있고 4위라면 아프리카 4위 팀과 플레이오프를 거쳐 승자만 파리로 향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올림픽 9회 연속 진출했고 이번에 10회 연속 진출을 노린다.
우크라이나는 역사상 처음이기에 우크라이나 선수들의 출전 의지가 강할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진출에 무드리크의 역할도 컸다. 무드리크는 지난해 유럽의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23 UEFA U-21 챔피언십에서 8경기 1골 3도움으로 활약했다. 그는 8강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올리며 팀을 4강으로 올렸고 이는 개최국 프랑스가 떨어짐에 따라 자동으로 우크라이나의 올림픽 출전이 확정됐다.
자신의 활약으로 우크라이나가 올림픽에 나가다보니 무드리크의 올림픽 출전 의지는 매우 강하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팀에 선발되기 위해서는 구단의 허가가 필요하다.
올림픽은 FIFA 주관 대회가 아니기에 의무적으로 선수를 보내줄 필요가 없다. 선수와 구단이 합의해야만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첼시의 입장은 난감하다. 지난해 1월 첼시는 1억 유로(약 1453억원)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 경쟁을 펼친 런던 라이벌 아스널을 제치고 무드리크를 영입했다. 첼시는 그와 계약 기간도 8년 6개월로 2031년까지였다. 우크라이나 리그의 팀인 샤흐타르에서는 에이스였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할지는 미지수였다.
무드리크의 활약은 첼시를 더욱 힘들게 했다.
전혀 돈값을 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17경기에 출전해 2도움만 기록했고 올 시즌은 30경기에서 6골과 3도움을 올리고 있다. 지난 시즌보다는 나아진 활약이지만 이적료를 생각하면 너무 부족하다.
이번 시즌 첼시에 부임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번 시즌 전 무드리크를 손흥민처럼 만들겠다고 했다.
포체티노 감독이 이렇게 말한 이유는 무드리크와 손흥민이 비슷한 점이 있어서였다. 두 선수 모두 빠른 스피드와 돌파를 바탕으로 한 윙어이고 왼쪽 윙어로 주로 뛴다는 점이 같았다. 포체티노는 손흥민을 토트넘에서 키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윙어 중 1명으로 만들었다.
무드리크는 포체티노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속도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상위권이었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드리블 돌파 후 슈팅이나 크로스 모두 몸값에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첼시가 순위를 끌어올리고 득점력도 높이기 위해서는 무드리크의 활약이 필수다.
첼시는 이번 시즌 11위다. 이번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을 수 있는 4위를 노리기는 불가능하다. 다음 시즌 어린 선수들을 바탕으로 프리 시즌부터 호흡을 맞춰 순위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무드리크가 올림픽 대표로 차출된다면 무드리크를 프리 시즌에 거의 쓸 수 없게 된다. 만약에 그가 올림픽에서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더욱 큰일이다.
포체티노 감독도 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 12일 뉴캐슬과의 경기 이후 득점한 무드리크에 대해 포체티노는 "교체로 출전해 골을 넣은 무드리크는 상당히 영향력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는 계속해서 그의 경기력을 끌어 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