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투수 고우석.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스페셜 매치에서 친정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지수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고우석이 친정팀 LG 트윈스를 '적'으로 만난다. 정규시즌 개막전에 앞서 LG를 상대로 최종 리허설을 가지게 됐다.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스페셜 매치 LG와의 경기에 앞서 "고우석은 오늘 게임에 등판한다. 전 소속팀과 경쟁하게 됐는데 고우석도 (피칭을) 기대하고 있다"며 "고우석이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느낌을 가질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우석은 오랜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20일과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LA 다저스와의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2024' 정규시즌 개막 2연전에서 등판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2024년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은 한국에서 치러진다. 미국 50개 주와 캐나다 이외의 지역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9번째로 열리는 오프닝 시리즈로 샌디에이고 소속 고우석과 김하성은 한국 팬들 앞에서 동료들과 빅리거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LA 다저스가 자랑하는 '7억 달러의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도 한국을 찾았다.
고우석은 2017년 충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3년차였던 2019 시즌 잠재력을 터뜨리면서 트윈스의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섰다. 65경기 71이닝 8승 2패 35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로 맹활약을 펼쳤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투수 고우석.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스페셜 매치에서 친정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고우석은 2022 시즌 KBO리그 현역 최고의 마무리 투수에 위치까지 올랐다. 61경기 60⅔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구원왕 타이틀을 따냈다. 150km 중반대 강속구와 낙차 큰 커브,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조합을 바탕으로 자신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고우석은 2023 시즌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개막 직전 담 경미한 부상을 당한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LG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는 데 힘을 보태고 해피엔딩을 맞이했다.
고우석은 2023 시즌을 마치자마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혔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할 경우 3개국 사무국이 맺은 협약에 따라 신분조회 요청을 거쳐야만 해외 구단들과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을 진행하거나 FA(자유계약)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고우석은 2017년 데뷔한 이후 FA 자격 취득에 필요한 등록일수(1년 145일)를 7년 연속 채웠다. 2017 시즌의 경우 100일 밖에 1군에 머무르지 못했지만 2019 WBSC 프리미어12, 2021년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가대표 소집에 따른 1군 등록일수 보상에 따라 해외 진출 자격을 갖췄다.
LG는 고민 끝에 대승적인 차원에서 고우석의 포스팅을 허락했다. 고우석은 LG의 배려 속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총액 450만 달러(약 60억원)의 조건으로 계약에 합의했다. 2024년과 2025년 연봉은 각각 175만 달러, 225만 달러로 고우석과 샌디에이고 구단의 상호 동의로 옵션 실행 시 고우석은 2026년 연봉 300만 달러를 받는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투수 고우석.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스페셜 매치에서 친정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고우석은 바이아웃 금액 50만 달러를 수령한다. 2024~2026년 인센티브 금액까지 포함하면 최대 940만 달러를 받을 수 있다.
고우석은 지난 2월 중순 미국으로 출국한 뒤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려 왔다. 시범경기에서는 5경기 4⅓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6실점, 평균자책점 12.46, 피안타율 0.36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2.31으로 부진하면서 우려를 샀다.
고우석은 일단 한국 입국 전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에서는 호투를 펼쳤다. 1이닝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자신에게 어색하지 않은 장소인 고척스카이돔 마운드에서 가질 수 있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이날 잰더 보가츠(2루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우익수)-제이크 크로넨워스(1루수)-매니 마차도(지명타자)-김하성(유격수)-주릭슨 프로파(좌익수)-아메드 로사리오(3루수)-카일 히가시오카(포수)-잭슨 메릴(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전날 밤 늦게까지 팀 코리아와 경기를 치러 휴식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한다. 선발투수는 딜런 시즈가 마운드에 오른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투수 고우석. 3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스페셜 매치에서 친정팀 LG 트윈스를 상대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KBO리그 '디펜딩 챔피언' LG도 주전 선수들을 총동원했다. 박해민(중견수)-홍창기(우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타선을 꾸렸다. 토종 에이스 임찬규가 샌디에이고 타선을 상대한다.
LG 문보경은 전날 팀 코리아 소속으로 샌디에이고와 맞붙었던 가운데 이틀 연속 현역 빅리그 투수들과 기량을 겨뤄볼 수 있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됐다. 상황에 따라 고우석과 대결을 펼칠 수도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