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06 12:02 / 기사수정 2011.08.06 12:02
[엑스포츠뉴스=목동, 김현희 기자] 제66회 청룡기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가 한창인 목동구장. 6일 경기를 앞두고 프로 스카우트팀이 모여 있는 목동구장 기자실에서는 다소 씁쓸한 소식이 들려왔다. 야구 명문으로 유명한 한 고등학교에서 감독을 교체했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 성적 부진으로 인하여 총동문회에서 ‘감독 경질’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이야기도 들려 왔다.
물론 감독 교체는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프로야구 감독도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는 만큼, 고교/대학야구 감독 역시 ‘계약직’이라는 신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는 이 학교가 성적과 관련하여 매번 ‘감독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점이다. 2년 전에는 청룡기 4강에 오른 A감독을 해임한 것을 비롯하여 동문 어른들이 술 취한 상태로 야구부 기숙사를 급습하여 ‘너희들이 쉴 때가 아니다. 지금 당장에라도 연습에 임하라!’라고 엄포를 놓은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일부 선수들은 자신들의 학교 홈페이지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학생야구에서 ‘감독 교체’가 능사는 아니다.
실제로 최근에 감독을 교체한 해당 학교는 2009 청룡기 4강 외에는 그동안 전국무대에서 단 한 번도 준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좋은 선수들을 앞세워 지역 리그전에서 승승장구했음에도 불구, 본선 무대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해당 학교 총동문회에서는 이러한 것을 모두 ‘감독의 역량 부족’으로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이 있다. 프로와 아마를 막론하고 잦은 감독 교체가 이루어지는 팀은 결코 명문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가 승승장구했던 것도 10년간 감독, 코치, 프런트가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채 동고동락했기 때문이다. 프런트와 현장이 같은 목소리를 낸 만큼,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
학생야구의 경우는 감독교체에 대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감독의 지도 방식에 따라 한 명의 선수가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느냐가 결정나기 때문이다. 특히, 시즌 중 감독 교체라는 카드를 꺼낼 때에는 더욱 그렇다.
학생야구에서 감독은 최고 5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해 줘야 한다. 그래야, 해당 학교 야구부를 가장 심도 있게 파악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우승을 할 수도, 전국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는 것이다. 감독 교체로 모든 것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마음부터 바꿔야 한다. 굳이 감독을 교체하려면, 시즌 중이 아닌 시즌 후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의 동요를 최소화할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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