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4.03.13 00:05
(엑스포츠뉴스 대전, 유준상 기자) 너무 일찍 승부의 추가 기울어졌다. 시범경기에서 선발 기회를 얻은 KIA 타이거즈의 '좌완 영건' 장민기가 1이닝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떠났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1-9로 완패했다. '돌아온 에이스'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장민기는 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7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장민기는 내동중-용마고 졸업 후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4순위로 KIA에 입단한 좌완 유망주다. 2021년 1군에서 21경기 23⅓이닝 2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하면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2022년 5월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한 장민기는 퓨처스리그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다. 2022년과 지난해 성적은 각각 11경기 18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5.89, 5경기 11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7.94.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남긴 건 아니지만, 이미 1군에서 장민기의 재능을 확인한 KIA는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올해 호주 캔버라(1차), 일본 오키나와(2차) 스프링캠프에서도 장민기의 컨디션과 몸 상태를 꾸준히 확인했다.
KIA는 더 나아가 장민기를 선발투수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2일 경기를 앞두고 장민기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범호 감독은 "우리 팀 선발투수들이 조금 좋지 않거나 부상을 입었을 때 (황)동하와 함께 (장)민기를 6~7번째 선발로 생각하고 있다. 일단 투수코치님들과 상의해 한 번 던져보기로 했다"며 "동하는 캠프에서 많이 확인했고, 민기 같은 경우 6~7번째 선발이 가능할지 평가를 확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민기에게) 어느 정도로 던지라고 얘기한 건 아니다. 우리가 1군에서 6~7번째 선발로 활용할지 봐야 하고, 그런 측면에서 선발투수로 성장시키고 싶은 투수"라고 덧붙였다. 결과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었다.
상대 선발투수가 '베테랑' 류현진이라 장민기로선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1회초 김도영이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장민기의 부담을 덜어줬고, KIA는 기분 좋게 경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장민기는 한화의 테이블세터 최인호와 요나단 페라자를 모두 볼넷으로 내보냈다. 후속타자 안치홍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4번타자 노시환에게 역전 3점포를 헌납하며 리드를 빼앗겼다.
1사에서 채은성을 만난 장민기는 땅볼을 유도하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만약 3실점으로 1회말을 끝냈다면 좀 더 마운드를 지킬 수도 있었고, 경기가 접전 양상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높다.
2사를 만든 장민기는 문현빈에게 2루타를 맞은 데 이어 김강민과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기록했다. 이닝이 길어지자 장민기가 흔들리기 시작했고, 2사 1·2루에서 이도윤과 최재훈 두 타자 연속 몸에 맞는 볼로 추가점까지 헌납했다. 결국 KIA는 '신인' 김민주를 호출, 장민기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장민기가 남겨둔 주자들까지 모두 홈을 밟아 실점은 더 불어났다.
김민주의 실점까지 포함해 1회말에만 9실점으로 무너진 KIA는 8점 차의 열세로 2회초를 맞이했고, 더 이상 분위기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장민기의 부진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장민기의 발목을 잡은 건 '제구 난조'였다. 투구수(42개)에서 스트라이크(19개)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장민기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했다는 의미다.
지금의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팀도, 선수도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면 남은 기간 보완하면 된다. 다만 시즌 개막 후에도 비슷한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더구나 올핸 시즌 초반 크고 작은 변수가 존재한다. 예년보다 시즌이 빨리 개막하고, 4월부터 금요일 또는 토요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될 경우(7, 8월 제외) 더블헤더가 시행된다. 투수가 많은 팀이 좀 더 여유롭게 시즌을 보낼 수 있다. KIA에 힘을 보태고자 하는 장민기가 이날의 아쉬움을 씻고 정규시즌을 통해 만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대전,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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