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수문장 안드레 오나나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오나나는 지난여름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을 떠나 맨유에 합류했다. 당시 그의 이적료는 4700만 파운드(약 800억원)였다. 맨유를 지휘하는 에릭 턴하흐 감독이 직전 시즌 골든 글러브(프리미어리그 시즌 최고의 골키퍼상)를 수상했던 베테랑 다비드 데헤아와 재계약을 맺지 않고 오나나를 데려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오나나는 과거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명문 구단인 아약스에서 턴하흐와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에 은사와 함께하는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무대서 좋은 활약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측이 앞섰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하니 오나나는 헛점투성이였다.
특히 그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서 연이어 실수를 저질러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SK, 덴마크의 FC 코펜하겐까지 모두 맨유를 상대로 승점을 챙기게 만들었다. 결국 맨유는 여러 부진에 겹쳐 조별리그 A조 꼴찌로 마무리하고 조기탈락했다.
최근 오나나는 꾸준히 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달 12일(한국시간)에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리그 맞대결서 8번 선방을 기록해 상대를 철저히 봉쇄했다. 맨유는 오나나의 선방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게다가 연고지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만난 지난 4일에는 3골이나 실점했음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풋몹'에 따르면 오나나는 해당 경기서 득점이 가능한 유효슈팅(xGOT)값을 3.66이나 맞았음에도 이보다 적은 3실점에 그쳤다. '풋몹'은 그에게 평점 7.2점을 부여하며 맨유 수비진 중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 맨유 선수단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일까. 1군 훈련 시간 때 신원 미상의 유망주가 오나나에게 일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영국의 언론 매체 '더 선'은 8일(한국시간) "오나나는 훈련장서 유망주와 갈등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1군 경기에 거의 뛰지 못했고 이름 또한 알려지지 않은 유망주 한명이 그를 향해 "하나라도 (슛을) 막을 수는 있는거냐"고 훈계했다.
다만 현재 오나나는 자신의 실력을 충분히 끌어올리고 있다.
9일 열린 에버턴과의 리그 28라운드 경기서는 수비수들의 호수비에 힘입어 여러차례 좋은 선방을 보여줬다. 총 6개의 선방을 기록한 오나나는 무실점으로 경기를 틀어막으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어냈다. 또한 '풋몹' 기준 평점 8.6점을 기록, 경기 최우수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현재 오나나는 리그 28경기서 8번의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43.1의 기대 실점값을 기록했으나 실제로는 39점만 실점하며 4실점을 추가로 막아주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턴하흐 또한 오나나에게 지속적인 지지와 신임을 보이고 있다. '더 선'에 따르면 턴하흐는 지난달 29일 열린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FA컵 5라운드서 1-0 승리를 거둔 뒤 "오나나는 매우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 걸맞는 골키퍼"라며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고 응원했다.
오나나의 합류로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다른 골키퍼들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여름 튀르키예의 페네르바체서 이적한 유망주 골키퍼 알타이 바인드르는 올 시즌 맨유서 단 한경기 출전했다.
다만 오나나가 현재 맨유서 가장 뛰어난 골키퍼임과 동시에 맨유 수비진과 가장 오래 실전에서 발을 맞춰왔기 때문에 그는 별탈없이 지속적으로 선발 자리를 지킬 것으롭 보인다.
한편 맨유는 18일 리버풀과의 FA컵 8강 맞대결로 다시 일정을 재개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