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해결사 자처하다 날개 꺾인 '그알', 신뢰 회복 가능할까 [엑's 이슈]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방심위에서 법정 제재를 받게 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 측이 직접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들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지난해 8월 1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대해 만장일치로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는 류희림 위원장과 문재완, 이정옥 위원이 참석했다.

이날 의견진술에 참석한 SBS 시사교양본부 한재신 3CP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공평히 다루려 했다"면서 "다만 제작진의 지혜와 섬세함이 부족해 마지막에 멤버들의 편지를 소개하면서 다소 감정적인 스토리텔링을 한 게 시청자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0년 동안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프로그램으로서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다수의 네티즌들은 이같은 제작진의 입장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사자들의 의견을 공평하게 다루려고 했다'는 제작진의 입장과는 달리, 실제 방송에서는 사건의 중요한 축인 어트랙트 측의 입장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

특히 그는 "가장 많은 스토리를 가진 분은 (어트랙트 전홍준) 대표님인데, 방송에 나가는 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 않나. 출연을 극구 허락하지 않으셔서 통화라도 해달라고 요청했었다. 많은 걸 물어보고 싶었는데 (응하지 않아서) 답답한 지점이 있었다"고 말했는데, 전홍준 대표는 당시 가처분 신청과 관련된 직접적인 당사자였기에 부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이들의 인터뷰라도 인용할 수 있었는데, 단순히 'Cupid'의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만 다뤘을 뿐 템퍼링 의혹에 대한 내용은 다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한 CP는 피프티 편의 다시보기를 중단한 것, 제보자 대역의 성별을 바꿔치기한 것과 관련해서 "제보자의 신원보호가 중요했다"고 강조하면서 이 문제를 1순위로 뒀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부분에만 사로잡힌 탓인지 대역을 썼다는 자막이 고지되지 않았는데, 한 CP는 "프로그램 초반에 자막으로 대역이 있다고 고지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방심위 위원들은 "제보자를 꼭 보호하고 싶었다면 제보자가 밝힌 내용을 자막으로 처리할 수도 있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제보자 신원보호는 굳이 대역의 성별까지 전환하면서까지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

또한 한 CP는 "(전속계약 분쟁 관련) 재판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세 당사자들 (소속사 어트랙트, 외주용역사 안성일 더기버스 대표, 피프티 피프티 멤버들)에게 방송에 대한 허락을 구했다"며 "취재 과정에서 세 당사자가 화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장면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낸 면도 있다"고 밝혔는데,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그알'이 언제부터 이런 목적성을 가지고 방송을 했냐"고 지적하고 있다.

더불어 후속 보도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이 생각했던 방향으로 가해자와 피해자가 있고, 가해자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가지 않아서 비판받은 것 같다"면서 "현재 본안 소송 중이고, 힘든 상황에 놓인 멤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심리적으로 불안해한다"고 설명했지만, 이에 대해서는 "멤버들이 힘든 건 이해하면서 (전홍준) 대표가 괴로워하는 건 신경도 안 썼냐"는 등의 반응으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수십년의 역사를 통해 대표 시사 보도 프로그램으로서 유명세를 떨쳤던 '그알' 이지만, 가장 접근성이 쉬웠던 사건을 무리하게 다루다 프로그램 론칭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됐다. 가장 기본적인 신뢰를 잃어버린 '그알'이 계속해서 방송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DB,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 캡처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