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에릭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 이적 후 오랜만에 동료들과 재회했다. NC 다이노스 제공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반가운 얼굴과 재회했다. 귀한 선물도 직접 전했다.
NC 다이노스는 2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캐멀백 랜치에서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CAMP 2(스프링캠프) 연습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선수들은 화이트삭스 소속 투수 한 명과 다정하게 인사를 나눴다. 에릭 페디다. 페디는 지난해 NC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첫발을 내디뎠다. 총 30경기 180⅓이닝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뽐냈다. 209탈삼진을 얹어 '20승-200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5번째이자 외인 최초다. 1986년 선동열(24승-214탈삼진·해태 타이거즈) 이후 37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부문 타이틀 홀더로 투수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다. 선동열(1986·1989·1990·1991년·해태), 류현진(2006년·한화 이글스), 윤석민(2011년·KIA 타이거즈)에 이어 역대 4번째이자 외인으로는 처음이었다. 더불어 NC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종전 최다승은 2015년 에릭 해커, 2020년 드류 루친스키가 각각 기록한 19승5패였다.
KBO 시상식에 직접 참석한 페디는 5관왕에 올랐다. 영예의 KBO MVP를 비롯해 평균자책점상, 승리상, 탈삼진상, 투수 부문 수비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NC 소속으로는 2015년 에릭 테임즈 이후 2번째이자 8년 만에 MVP를 수상했다. 이어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손에 넣었다.
시즌 종료 후 페디는 NC와 동행 대신 메이저리그로 복귀를 택했다.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200억원)에 계약했다. 2022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연봉 215만 달러(약 28억원)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대우가 확연히 달라졌다.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릭 페디가 KBO리그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들고 기념촬영 중이다. NC 다이노스 제공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릭 페디. NC 다이노스 제공
이날 NC 선수단과 페디는 오랜만에 만나 짧게나마 회포를 풀었다. 페디는 직접 선수단을 마중 나와 선수 한 명, 한 명과 인사를 나눴다. NC는 한국에서 직접 페디의 황금장갑을 챙겨와 손수 전달했다.
페디는 "이 상(골든글러브)은 내게 큰 의미가 있는 상이다. 트로피를 직접 보니 다시 한번 좋은 추억이 떠오른다"며 "이렇게 큰 상을 직접 미국까지 가지고 온 국제업무팀 박찬훈 팀장 및 구성원들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많은 한국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만큼 좋은 모습 보이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힘줘 말했다.
페디와 만남 후 NC는 무섭게 돌변했다. 7회까지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화이트삭스에 1-0 승리를 거뒀다.
NC는 김성욱(중견수)~김주원(유격수)~도태훈(1루수)~송승환(좌익수)~천재환(지명타자)~최정원(2루수)~김형준(포수)~김수윤(3루수)~박시원(우익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신민혁. 이어 김시훈과 김재열이 구원 등판했다.
타선에선 김수윤이 3타수 2안타, 김주원이 3타수 1안타 1타점, 송승환이 2타수 1안타(2루타), 안중열이 1타수 1안타(2루타)를 쳤다.
마운드에선 신민혁이 3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문을 열었다. 투구 수는 43개, 최고 구속은 시속 141km였다. 김시훈이 3이닝 1피안타 1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뒤를 이었다. 투구 수 35개, 최고 구속 142km를 올렸다. 김재열은 1이닝 2탈삼진 1볼넷 무실점을 장식했다. 투구 수 17개, 최고 구속 146km였다.
NC 다이노스 투수 신민혁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3회초 NC는 김수윤의 안타와 김주원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냈다. 그대로 결승점이 됐다. 경기 후 신민혁은 구단을 통해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 다행이다. CAMP 2 기간 잘 준비했고 한국에서 시범경기를 통해 나머지를 준비하면 계획대로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이번 경기에선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았고 이후 변화구로 승부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페디도 잘 던졌다고 칭찬해 줬다. 기분 좋게 귀국할 수 있을 듯하다"고 전했다.
김주원은 "CAMP 2 기간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었는데 귀국 전 마지막 경기에서 감각이 올라와 다행이다. 메이저리그 팀과 경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경험이라 경기 전 많이 배우고 경험하겠다고 다짐했다"며 "결과를 떠나 좋은 경기였고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강인권 NC 감독은 "캠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후보 선수들인 신민혁, 김시훈, 김재열의 호투로 승리할 수 있었다. 이번 승리로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됐다"며 "이번 게임에선 팀의 젊은 유망주 선수들이 주축이 됐고 이 선수들이 느끼는 점이 많았을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NC는 화이트삭스전을 끝으로 CAMP 2 훈련 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NC 다이노스 내야수 김주원이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출전해 타격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사진=NC 다이노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