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9년째 리버풀을 맡으며 많은 업적을 세운 위르겐 클롭 감독은 완고하다. 절대로 사임 의사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 단단히 못을 박았다.
클롭은 지난 2015-2016시즌 도중 리버풀에 부임해 팀의 역사를 바꿨다. 그전까지 프리미어리그 우승 한번 없던 리버풀을 전 유럽이 두려워하는 강팀으로 만든 것이다.
그는 지난 2018-2019시즌 팀 역사 14년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가져다주며 부임 4번째 시즌만에 달콤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 다음 시즌인 2019-2020시즌에는 리버풀 역사상 30년만에 1부리그 우승을 견인하며 리버풀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떠올랐다.
트로피 앞에서 쩔쩔매던 리버풀을 당연하게 승리를 쟁취하는 팀으로 만든 셈이다.
그러나 클롭이 리버풀에서 이뤄낸 것은 우승만이 아니었다. 바로 재능있는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장차 리버풀을 빛낼 스타 선수들을 만든 것이다.
이러한 그의 능력은 올 시즌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26일(한국시간) 첼시와의 리그컵 결승전서 무려 5명의 유소년 선수들을 내보낸 클롭은 힘겨운 싸움끝에 1-0 승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특히 제이든 단스, 코너 브래들리, 바비 클라크, 자렐 콴사 등 여러 유망주들이 리버풀의 유니폼을 입고 좋은 활약을 펼쳐오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월 클롭이 갑작스레 리버풀 감독직에서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자 전세계 리버풀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 그는 2026년까지 리버풀과 계약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와의 이별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리버풀 팬들은 일제히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그가 키운 유망주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해보지 못하고 떠나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팬들은 클롭이 리버풀에 더 남아 어린 선수들을 육성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클롭은 사임 의사를 굽힐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언론 매체 '팀토크'는 2일 "클롭은 자신이 안필드(리버풀의 홈구장)을 떠나려 한다는 결정이 최종적이며 놀라운 유턴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클롭은 "어린 선수들과는 관련이 없다"며 "만약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 때문에 남을 것이었으면 더 경험이 많은 선수들 또한 똑같이 사랑하기 떄문에 어린 선수들을 위해 남을 순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난 모두가 그리울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1군에 와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 구단의 미래에 대해 좋은 예감이 든다"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 난 이들을 계속 지켜볼 것이고 그들이 그리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단을 떠나는 것은 옳고 그름의 문제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더 하고 싶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무엇이 옳은지에 관한 문제"라며 "내가 떠나는 이유다. 유망한 선수들이 좋고 주전 자리를 차지하는 몇몇 선수들이 싫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소리"라며 확고히 답했다.
클롭은 1월 사임 의사를 표하며 "구단에 체력을 쏟아 방전됐다"고 발언했다. 지난 9년간 리버풀에 헌신하느라 잠시 쉬고 싶다는 표현이었다.
현재 리버풀은 클롭의 이탈을 기정사실화하고 새로운 감독을 물색하고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는 감독은 구단의 레전드이자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서 바이엘 레버쿠젠을 이끌고 무패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는 사비 알론소 감독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