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를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수들에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용에 대해 경고했다.
런던 연고 축구 전문 매체 '풋볼런던'은 2일(한국시간) "포스테코글루는 라이언 세세뇽이 SNS를 통해 대중에 던진 발언에 대해 입을 열었다"며 포스테코글루의 생각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는 오는 3일 0시 치를 토트넘-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프리미어리그 맞대결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치렀다.
세세뇽은 토트넘에서의 커리어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냈다. 그는 지속적으로 햄스트링 부상으로 팀 전력에서 이탈해왔다. 특히 올 시즌엔 아예 1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수술로 빠졌고 수술을 마친 이후에는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다시 2월까지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현재도 세세뇽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2주째 결장하고 있다. 그의 복귀는 아직도 '감감무소식' 상태다.
토트넘 팬들은 세세뇽을 기다리다가 지쳤고 악플을 남기기에 이르렀다.
'풋볼런던'에 따르면 팬들은 그의 SNS로 찾아가 '은퇴하라'며 곧 24세가 될 어린 선수에게 악담을 지속적으로 퍼부었다. 이에 세세뇽은 견디다 못해 SNS에 타인이 댓글을 달 수 있는 기능을 제한하며 "믿을 수 없다. 이제 긴 터널을 다 통과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부상을 입었다"며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부상을 입는 자신의 모습에 한탄했다.
그는 이어 "나와 같은 시련을 겪어본 사람들을 대표해 말하겠다. 인터넷에서 말을 할 때 조심하라"며 "던지는 말들은 상처를 남기고 그 누구도 나와 같은 상황에 처하길 원하지 않았다"고 몇몇 팬들에게 경고했다. 팬들의 도넘은 발언들에 세세뇽 또한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세세뇽에 공감하기 보다는 SNS의 위험성을 주지시키며 선수단 단속에 나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어린 선수들에게 SNS는 매우 중요하고 자신의 의견을 가감없이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이해한다"면서도 "(그들의 글을 접하는) 대중이 크게 공감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만큼 성숙해져야 한다.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마치 교도소 내부에 들어가면서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선수들이 자신의 의견을 내비칠 순 있으나 그것이 공감을 받는 것에는 큰 제약이 따른다는 이야기로 해석된다.
그는 이어 "결국 SNS에 내뱉은 말은 선수들 본인에게 다시 돌아온다"며 "SNS를 종료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라고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세대차이로 인한 문화의 변화는 인정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내가 지금 20대의 축구선수라면 아마 SNS에 빠져살았을 수도 있다"며 "요즘 아이들이 인터넷이 빠져사는 것을 걱정하는 부모세대와 같다. 우리는 항상 바깥에서 시간을 보냈지만 그것은 (야외활동을 대체할) 다른 활동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에게 공감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SNS로 인해 구설수를 일으키는 것은 현재까지 수많은 축구선수들이 보여온 행보와 비슷하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공격수로 활약하던 웨인 루니가 지난 2011년 한 팬과 대표적인 SNS인 트위터 상으로 언쟁을 펼치며 "10초 내로 때려눕히겠다. 말을 하고 지키지 못할거면 입을 열지말라. 답신 기다리겠다"고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당시 맨유의 사령탑을 맡고 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은 "SNS에서 뱉은 말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나는 왜 SNS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시간 낭비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도서관에 가서 책을 한권 더 읽고 말겠다"며 루니의 행보를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당시 퍼거슨의 발언은 이른바 '트인낭(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는 명언으로 여겨지며 팬들의 열렬한 호응을 받았다.
포스테코글루는 퍼거슨의 '트인낭' 발언보다는 다소 부드럽지만 여전히 비슷한 맥락의 주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