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 새로운 주전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현재까지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골키퍼임을 주장하는 수치가 공개됐다.
축구 전문 매체 '풋볼 365'는 27일(한국시간) "비카리오는 토트넘의 '역대급' 영입"이라며 올 시즌 기록된 그의 수치와 다른 팀 주전 골키퍼를 비교분석했다. 매체는 선수간의 실력을 더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시즌 5경기 이상 소화한 골키퍼만 순위에 포함했다.
매체가 골키퍼의 순수한 선방 능력을 측정한 방식은 유효슈팅 대비 기대득점(PSxG)값에서 실제 실점 수치를 빼는 방식이다. PSxG값은 기존의 기대득점(xG)값에서 유효슈팅으로 연결된 슛만 고려하는 수치다. 같은 위치에서 시도한 슛이 선수나 상황에 따라 빗나갈 수도 있기 때문에 xG값만 사용해서는 골키퍼가 얼마나 선방을 잘 해내는지 알 수 없다.
스포츠 통계 분석 전문 플랫폼이자 해당 수치를 공개하고 있는 'FBREF' 또한 PSxG값을 설명하며 "기존의 xG값은 슛의 질은 고려하지 않기 때문에 슛이 시도된 이후에 계산되는 PSxG값이 골키퍼의 선방 능력을 알아보기 가장 적절하다"고 밝히고 있다.
따라서 xG값에 상관없이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않거나 골대를 빗나간 슛은 모두 실점 확률이 0%기 때문에 골키퍼의 능력을 알아보는 과정에서는 제외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계산해봤을 때 비카리오의 수치는 가히 환상적이다.
그는 올 시즌 42.3의 PSxG값을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 실점은 자책골 2회를 제외한 36회이기 뿐이다. 따라서 그는 올 시즌 6.3골 덜 실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풋볼 365'는 "비카리오는 토트넘 수비진서 매우 바쁘게 움직였다. 그는 지난해 첼시와의 맞대결서 4실점이나 기록했지만 팀 내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다"며 "대단한 영입"이라고 평가했다
비카리오의 뒤를 잇는 2위는 애스턴 빌라의 수문장이자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서 놀라운 선방으로 조국을 우승으로 이끈 아르헨티나의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다. 그는 총 35.9의 PSxG값을 기록하면서도 31회 실점해 총 4.9에 달하는 실점을 막아냈다.
황희찬의 동료이자 포르투갈 대표팀 문지기 조세 사가 3위에 올랐다. 그는 40.5에 달하는 PSxG값을 기록했지만 오직 36회 실점하며 4.5골 덜 실점했다. 마르티네스와 불과 0.4밖에 차이 나지 않는 셈이다.
가장 선방 능력이 떨어지는 골키퍼로는 브렌트퍼드의 골키퍼 마크 플레켄이 꼽혔다. 그는 39.3의 PSxG값만 기록하며 적은 횟수의 실점 기회를 맞았으나 대부분의 상황에서 실망스러운 활약으로 46회 실점했다. 최종적으로는 -6.7을 기록해 7골에 달하는 추가 실점을 저질렀다는 이야기다.
토트넘은 비카리오의 선방능력에 의존하며 올 시즌 안전하게 순위 싸움을 마무리하고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드러난 비카리오의 약점을 짚는 의견도 적지 않다.
'풋볼 365'는 "비카리오가 코너킥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실점하고 있다"며 "최근 프리미어리그는 코너킥이 주어지면 공격권을 가진 팀에 더 유리하게 판정하는 분위기"라고 주장했다. 비카리오는 최근 치른 5번의 경기서 4번의 세트피스 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3일 2-2 무승부를 기록한 에버턴과의 리그 23라운드 경기서는 2골 모두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서 실점을 내주며 승점 2점을 놓치는 결과를 냈다.
이는 과거에 비해 공격권을 가진 팀이 골키퍼를 보다 적극적으로 방해하며 세트피스를 성공시키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매체는 "지난 시즌 4분의 3에 달하는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코너킥서 골대 쪽으로 휘는 '인스윙잉' 세트피스 처리 방식을 택했다"며 "특히 아스널의 경우 코너킥 상황 중 95%의 인스윙잉 처리 방식을 택했다"고 짚었다. 골대나 골키퍼 목전의 박스로 직접 코너킥을 처리하는 방식이 많은 선택을 받는 이유는 골키퍼 진로 방해에 대한 심판의 판정이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라는 발언이다.
그러나 이는 비카리오만의 문제는 아니다. '풋볼 365'는 "모든 프리미어리그 골키퍼들이 최근 코너킥으로 고생하고 있다"며 "이를 대처하는 방식을 빨리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비카리오가 공중볼이나 세트피스 상황서 대처하는 것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옴에도 여전히 프리미어리그서 최상위권에 위치한 골키퍼임은 부정할 수 없게 됐다. 올 시즌 토트넘의 수비진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주는 비카리오는 오는 3일 0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홈경기서 다시 한 번 선방실력을 뽐낼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FBREF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