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AP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첫 시범경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람의 손자' 이정후를 향해 극찬이 쏟아졌다.
이정후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25일 시카고 컵스전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했다. 당시 이정후는 선발 라인업에 빠졌으나 구단은 스프링캠프 첫 경기 취재 자료에 "이정후는 오프시즌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가진 전 KBO리그 스타가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505억원)에 계약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현지에서도 이정후의 활약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AP 연합뉴스
스프링캠프 이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했던 이정후였지만, 시범경기 개막전 출전은 불발됐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수잔 슬러서는 "이정후가 경미한 옆구리 통증으로 인해 25일 컵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정후가 훈련 도중 경미한 옆구리 통증을 느끼면서 구단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정후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슬러서의 보도를 인용한 미국 매체 'CBS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며칠 내로 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부상에 대해 크게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하지만 옆구리 부상의 특성상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팀으로선 최대한 (출전 여부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후 이정후는 구단의 관리 속에서 몸 상태를 완벽히 회복하는 데 집중했고, 첫 경기부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또한 경기를 소화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AP 연합뉴스
전날 샌프란시스코는 리드오프 이정후를 포함한 시애틀전 선발 라인업을 공개했다. 라인업은 이정후(중견수)-타이로 에스트라다(2루수)-라몬테 웨이드 주니어(1루수)-호르헤 솔레르(지명타자)-윌머 플로레스(3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케이시 슈미트(유격수)-엘리오트 라모스(우익수)-루이스 마토스(좌익수) 순으로, '강속구 투수' 조던 힉스가 선발 중책을 맡았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면서 컨디션 점검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이정후를 곧바로 리드오프로 기용하면서 팀의 기대가 얼마나 큰지 보여줬다. 상대 선발이 지난해 올스타에 선정됐던 조지 커비였던 만큼 이정후로선 빅리그 정상급 투수를 상대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팀이 0-2로 지고 있던 1회말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를 공략했으나 결과는 파울. 볼카운트 0-2에 몰린 이정후는 커비의 3구를 잡아당겼고, 타구는 1·2루간을 빠져나가면서 그대로 우전 안타로 연결됐다. 삼진 비율이 적고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받은 모습이 그대로 나타났다.
이후 이정후는 후속타자 에스트라다가 야수 실책으로 출루한 데 이어 웨이드 주니어의 중전 안타 때 홈으로 쇄도하면서 팀에 첫 득점을 안겼다. 여기에 배일리의 만루포까지 터지면서 샌프란시스코가 5-2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정후의 안타가 역전의 발판을 만든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정후는 2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1루수 땅볼을 쳤고,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선 카를로스 바르가스와의 승부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5회초 수비에 앞서 타일러 피츠제랄드에게 중견수 자리를 내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이정후가 교체된 이후 양 팀 타선이 활발한 공격력을 뽐내면서 두 팀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고, 경기는 10-10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AP 연합뉴스
경기를 마친 이정후는 미국 현지 매체 '이스트베이타임스'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커비와의 맞대결에 대해)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며 "커비는 매우 유명한 투수다. 난 볼카운트 0-2에 몰렸고, 그냥 콘택트를 하자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첫 타석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패스트볼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변화구의 구속 차이일 것 같다.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메이저리그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빠른 공 못지않게 변화구도 빅리그 적응 여부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이정후의 생각이다.
이정후의 타격, 수비, 주루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본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이정후의 데뷔가 (허리 통증으로) 미뤄지긴 했지만,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친 뒤 득점까지 기록한 건 아주 좋아 보인다"며 "내 생각에 이정후는 확실히 좋은 스피드를 갖고 있고, 누상에서 좀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어떤 혼란을 일으킬지는 알 수 없다"고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타격, 수비뿐만 아니라 주루에서도 이정후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스트베이타임스는 "육안으로도 이정후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적은 도루를 기록한 팀에서 가장 빠른 선수 중 한 명이 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하지만 스피드와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과 다르게 이정후는 7시즌 동안 69도루에 그쳤고, 한 시즌 동안 13도루를 넘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하지만 사령탑은 이정후의 주루 능력에 대해 확신이 있었다. 멜빈 감독은 "내가 알기로는 지난해 소속팀(키움 히어로즈)에서 이정후가 좀 더 조심하길 원했던 것 같은데, 우리가 지켜본 바로는 이정후는 발이 빠르기 때문에 그가 어떤 걸 더 할 수 있는지 지켜보려고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이정후에게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주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AFP 연합뉴스
2017년 1차지명으로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이정후는 7년간 꾸준한 활약을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까지 매년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고, 2022년에는 데뷔 첫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까지 뽐냈다. 데뷔 첫해 출전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프리미어12,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정후는 2022년 12월 키움 구단에 2023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내부 논의를 거친 키움은 지난해 1월 초 선수의 의지와 뜻을 존중하고 응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구단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돕고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이정후의 해외 무대 도전 선언에 미국과 일본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해 WBC에서 맹활약을 펼친 이정후는 정규시즌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후반기 돌입 이후 예상치 못한 부상을 당했다. 7월 22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3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경기를 뛰던 이정후는 8회말 수비 과정에서 몸 상태에 이상을 느꼈고, 곧바로 구단 트레이너가 외야로 뛰어갔다. 혼자서 걷는 게 쉽지 않았던 이정후는 부축을 받으면서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검진 결과는 왼쪽 발목 신전지대(발목 힘줄을 감싸는 막) 손상 진단.
이정후는 원활한 치료를 위해 봉합 수술을 받아야 했고, 재활 기간에만 약 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대로라면 남은 시즌 동안 그라운드를 밟은 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정후와 키움 모두에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펼쳐진 것이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USA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하지만 이정후는 주저앉지 않고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해 10월 10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최종전에 교체 출전, 홈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고했다.
이정후가 두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으나 오히려 스카우트들의 관심도 더 뜨거워졌다. KBO리그, 메이저리그 시즌 종료와 함께 연일 이정후의 행보를 집중하는 소식들이 쏟아졌고, 여러 팀이 영입전에 뛰어들 것으로 보였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포스팅 개시 이후 2주도 채 지나지 않아 샌프란시스코와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이었다. 이정후의 빅리그 도전을 집중적으로 다룬 미국 현지 언론은 이정후가 6000만 달러~8000만 달러 사이의 금액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정후 영입전에서 가장 적극적이었던 샌프란시스코는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월드시리즈 8회 우승(1905, 1921, 1922, 1933, 1954, 2010, 2012, 2014년)에 빛나는 샌프란시스코이지만, 2022년과 2023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지난해 9월 말 게이브 캐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됐고, 2022~2023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감독으로 활동했던 멜빈 감독이 올 시즌부터 샌프란시스코를 이끌게 됐다.
반등을 꿈꾼 샌프란시스코는 일찌감치 공격력 및 수비력 강화를 위해 외야수 영입을 계획했고, 오랜 시간 동안 이정후를 면밀히 관찰했다. 피트 푸틸라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해 10월 직접 한국을 방문해 이정후의 2023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지켜보기도 했다. 종합해보면, 샌프란시스코의 '진심'에 이정후의 마음이 움직인 셈이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연합뉴스
이제 첫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기대치를 한껏 끌어올린 이정후다. 미국 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25일 "팻 버렐 타격코치가 이정후와 관련해 "첫날 배팅 케이지에서 이정후의 움직임을 지켜본 뒤 '문제 없겠다'라고 말했다. 그가 (빅리그 무대에) 적응하긴 해야겠지만, 그는 콘택트 위주의 타격을 하는 선수라 인플레이 타구는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빠른 공에 적응해야 하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정후는 공을 잘 쫓는 선수다. 단지 경험해보지 못했을 뿐이고, 해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그에게는 그저 다음 단계로 과정일 뿐이다. 우린 그가 인플레이 타구를 많이 생산하는 점을 좋아하는 것인데, 장타를 칠 수 있는 능력도 갖췄다"고 치켜세웠다.
이정후의 첫 시범경기 내용을 평가한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는 첫 타석 전부터 긴장했을 법도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2스트라이크에서 버티면서 슬라이더를 공략했다고 했다"며 "중심이 좋아 보였고, 주루도 준수했다"고 분석했다.
아직 시즌 개막까지 한 달 정도 남았고,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이정후는 이날 인터뷰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격, 수비는 물론이고 주루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팀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이정후가 남은 시범경기에서도 순항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커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친 것에 만족감을 나타내면서도 KBO리그와 비교했을 때 투수들의 구속 차이가 크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변화구가 확실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연합뉴스
사진=AP, AFP, USA투데이스포츠 / 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