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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4년 전 8-2로 박살냈던 팀에게 찾아가 감독직을 달라고 역제안 한 감독이 있다. 독일 출신 한지 플릭이 주인공이다.
영국 트리뷰나는 27일(한국시간) "바르셀로나와 헤타페의 라리가 경기에서 호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과 플릭 에이전트 피니 자하비가 함께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라며 "자하비는 플릭의 요청에 따라 라포르타와 함께 경기를 지켜봤다. 플릭은 꾸준히 사비 에르난데스 감독 후임으로 자신을 제안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라리가 디펜딩 챔피언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코파 델 레이에서 탈락했고, 라리가에서는 레알 마드리드, 지로나에 밀려 3위에 그치고 있다. 선두 레알과의 승점 차는 8점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16강에 올랐으나 나폴리와 1-1로 비겨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이번 시즌 무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바르셀로나는 결단을 내렸다. 구단 레전드 출신 감독인 사비와 갈라서기로 결정했다. 사비는 지난 달 비야레알과 홈 경기에서 충격적인 3-5 대역전패를 허용한 후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라며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사비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즌이 끝나면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다. 난 6월 30일이 되면 클럽을 떠난다. 후안 라포르타 회장, 그리고 스태프들과 논의 끝에 결정을 내렸다. 바르셀로나는 변화가 필요하다. 이 결정이 전반적인 상황을 완화시킬 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책임감을 느낀다. 며칠 전에 떠나기로 결정했고, 이제 이 사실을 발표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사비 감독의 발언 이후 바르셀로나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비 감독이 6월 30일 이후 바르셀로나를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비 감독은 지금의 결정이 바르셀로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사비 감독과 동행을 마친다고 발표했다.
이제 사비 후임을 찾아야 하는 상황.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4년 전 바르셀로나를 8-2 스코어로 박살냈던 플릭이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기 위해 역제안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릭은 바이에른 뮌헨 감독 시절인 2019-20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나 8-2라는 기록적인 점수로 승리를 따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홈 앤 어웨이가 아닌 단판 승부로 치러졌다는 부분이 바르셀로나에게 오히려 다행이었을 정도로 압도적인 실력 차를 뽐냈다.
토마스 뮐러와 필리페 쿠티뉴가 각각 2골씩 터뜨리고 이반 페리시치, 세르주 그나브리, 요주아 키미히,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골맛을 보면서 알라바의 자책골과 루이스 수아레스의 만회골에 그친 바르셀로나를 크게 이겼다.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단일 경기 최초 8득점 경기로 기록된 경기였다.
이후 플릭의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올라 파리 생제르맹을 꺾고 챔피언이 됐다. 이어 분데스리가와 DFB-포칼컵까지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을 달성했다.
플릭은 다음 시즌 UEFA 슈퍼컵,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DFL-슈퍼컵까지 들어올리며 2008-09시즌 바르셀로나에 이어 축구 역사상 2번째 6관왕 달성에 성공했다.
뮌헨에서 큰 성공을 거둔 플릭은 독일 대표팀 감독을 맡게 되면서 뮌헨과 동행을 마쳤다. 하지만 독일 대표팀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지난해 9월 일본과의 평가전서 1-4로 참패를 당한 끝에 경질됐다.
지금까지 휴식을 취하고 있던 플릭은 공석이 될 바르셀로나 감독직에 관심을 보이며 축구계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한편, 바르셀로나에서 뛰다 뮌헨으로 임대돼 8-2 승리에 보탬이 됐던 쿠티뉴는 "플릭과 위르겐 클롭 중 누가 바르셀로나에 적합할지는 모르겠다. 각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플릭은 세계 어느 팀에 가도 잘 어울릴 훌륭한 감독이다. 축구는 항상 변하고 새로운 경기 방식이 나타난다. 플릭과 클롭은 그에 맞춰 적응할 수 있는 훌륭한 감독들이다"라고 플릭과 바르셀로나가 잘 맞을 거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트리뷰나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