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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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뛰는 김고은, 놀라는 최민식...'검은 사제들' 넘은 K-오컬트 [겁나 험한 '파묘'④]

기사입력 2024.02.23 11: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한국에 '엑소시즘' 붐을 일으켰던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 이번에는 무속신앙이다.

1장, 2장…22일 개봉한 영화 '파묘'는 좀 다르다. 극에는 총 6장으로 나눠진 이야기가 등장한다. 

제사, 차례, 벌초 등 한국인이라면 익숙할 묘지와 귀신이 된 조상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기묘한 존재가 줄 공포를 기대케 한다.

무속인 화림(김고은 분)과 봉길(이도현)은 젊지만 용한 이들이다. 두 사람은 미국에 거주하는 한 부자 가족의 장손들이 병을 앓는다는 말을 듣고 그들을 살피러 간다.



"묫바람이죠"

이유는 '묫바람'. 조상 중 하나가 누워있는 자리가 맘에 안들어 후손을 괴롭힌다는 것. 이에 무당을 불러온 박지용(김재철)은 화림에게 파묘를 요청한다.

그 와중, 한국에서는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함께 여러 이장 의뢰를 처리하고 있다. 명당 찾기부터 염, 조상의 혼이 원하는 것까지 척척 발견하는 두 사람은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어김없이 성공적으로 이장을 마친 두 사람은 익숙하게 반주를 걸친다. 그때, 큰 파묘 건을 가지고 온 화림과 봉길이 두 사람 앞에 위풍당당하게 등장한다.

"내가 40년 땅 파먹고 살았지만, 여긴 도저히 모르겠다"
"한기가 엄청나네"


여기까지는 모두가 '조상 귀신', '악지 귀신의 저주' 등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 귀신이 찍힌 듯한 섬뜩함과 상상을 초월하는 혼의 행보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하지만 '파묘'는 중반부터 모든 관객의 예상을 깬다.



"뭐가 나왔다고 거기서. 겁나 험한 게"

우여곡절 끝에 조상 귀신의 횡포에 서둘러 파묘 후 시신을 화장한 네 사람이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K-오컬트에서만 볼 수 있는 파묘, 이장, 묫바람, 선조 등의문화를 넘어 이야기는 옆 나라의 민속적인 현상으로 이야기가 확장된다.

"여우가 범의 허리를 끊었다고"

한 가문의 숨겨진 비밀은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겁나 험한 그것'은 공포와 두려움을 넘어 민족의 한과 일본에 의한 한반도의 상처, 트라우마를 느끼게 한다.

장재현 감독은 현존하는 모든 심령사진을 보고 연출할 정도로 섬뜩함에도 힘을 줬지만, 직접 여러 풍수사를 만나 그들의 의견을 듣고 무속인에게 배우며 한반도에서만 다룰 수 있는 서사를 쌓기 위해서도 힘을 줬다.

CG에 의존하지 않았다는 장 감독. 그는 '극장에서 봐야 재미를 느낄 영화'를 만들기 위해 화려하고 화끈한, 박력있는 오컬트 영화를 제작했다. 그는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음흉한 공포영화를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이번 '파묘'는 그 반대의 길을 갔다"고 밝혔다.

장재현 감독은 피해자의 서사를 주로 진행하는 공포 영화가 아닌, 미스터리를 풍수사나 무속인 등의 캐릭터가 풀어가는 형식으로 바꾼 새로운 영화임을 강조했다.



실제로 미쳐 날뛰는 듯한 김고은의 소름돋는 대살굿, 이도현의 신들린 경 읽기와 북치기, 구슬프고 노련한 유해진의 축문, 땅을 느끼고 불에 홀리다 험한 존재에 놀라는 최민식.

합창하듯 잘 분배된 네 캐릭터의 역할과 성격이 극의 몰입도와 재미를 더욱 높인다. 

60대 최민식부터 20대 이도현까지, 외모도 세대도 다른 이들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인 화합이다. 

예상 가능하게 흘러가는 '파묘'가 어떤 식으로 관객의 예상을 꺾을지. 거기서 오는 시너지는 어떠할지 생각하며 관람하는 것 또한 '파묘'만의 매력이 될 터.



보다보면 '파묘'팀의 승리를 성취를 누구보다도 원하게 된다. 그것이 장재현 감독이 이용한 K-오컬트가 아닐까.

장재현 감독은 "1장에 나오는 할아버지 혼령이 생각보다 화면에 많이 숨어있다. 자세히 보시면 귀신이 꽤 많이 나온다. 곳곳에 많이 숨겨놨으니 찾아보시면 재밌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러닝타임 134분. 15세이상관람가.

사진 = ㈜쇼박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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