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02 07:48 / 기사수정 2011.08.02 07:48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부담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
지난해, KBS 고교야구 최강전에서 만난 경남고 한현희는 같은 부산지역의 라이벌 이민호(부산고)와의 맞대결에 대해 이와 같은 대답을 남긴 바 있다. 당시 2학년임에도 불구, 이민호가 화랑대기 MVP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내자 한현희 역시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또한, 지난해 경남고 마운드에는 심창민(삼성)을 필두로 서진용(SK), 김우경(롯데) 등 에이스 ‘형님’들이 많았다. 한현희에 대한 관심이 다소 적을 수밖에 없었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청룡기 대회에서부터 역투를 선보이며 많은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 한현희가 ‘형님’들이 모두 졸업한 올해 경남고 마운드를 책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역리그전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며, 크게 ‘일’을 내기도 했다. 빠른 볼 최고 구속 145km에 이른다는 보도까지 나가자 성급한 이들은 한현희를 향하여 ‘제2의 임창용’이라는 별명까지 부여하기도 했다.
심창민에 이은 ‘또 다른 1라운더’를 꿈꾸다
한현희는 사이드 암 투수다. 보통 사이드 암/언더핸드 투수가 빠른 볼까지 갖출 경우 ‘언히터블’로 통한다. 낮게 깔려 오는 빠른 볼이 140km만 넘길 경우 타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는 더 빠르기 때문이다. 같은 고교레벨 타자들이 건드릴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동문 선배이기도 한 심창민이 삼성의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빠른 볼 구속도 그러하지만, 한현희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유연한 투구폼에 있다. 왠만해서는 부상이 나오지 않을 만큼 투구폼이 부드럽다. 지난 3월까지 청원고에서 투수 코치를 역임했던 구동우 엔씨소프트 스카우트 역시 “(한)현희의 부드러운 투구 자세가 빠른 볼 구속을 높여 주고 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빠른 볼을 던지는 사이드 암 투구의 희소가치를 생각해 보았을 때 한현희는 지난해 심창민에 이어 충분히 ‘1라운더’를 꿈꿔볼 만하다. 부상이라는 암초에 걸리지 않는다면, 당장 실전에서 써먹을 수 있는 요원임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프로지명시 과제는 파워+구종 보강, 경험
그러나 모든 고교선수들이 그러하듯 한현희 역시 '미완의 대기'다. 물론 빠른 볼 구속만 놓고 보면 프로에서도 충분히 통할만 하다. 그러나 올 시즌 내내 경남고 마운드를 책임져 온 만큼, 체력저하에 대한 문제를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명문고교의 에이스들이 대부분 프로 첫 시즌에 애를 먹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또한, 프로지명시 다양한 구종 개발 등 덜 다듬어진 점을 보완해야 함은 물론, 많은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사실 한현희와 같이 2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나선 선수들에게 중요한 것은 프로지명 유무가 아니라 '몇 순위에 지명받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 만약에 그가 프로입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개발한다면, 2012년 프로무대에서 '새내기 한현희'를 일찍 볼 수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부상’이라는 암초를 조심해야 한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한현희(부산 경남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사이드 암) | 신체조건 : 181cm, 77kg | 종합점수 : A
- 빠른 볼 : A+
- 변화구 : B+
- 제구력 : B+
- 장점 : 140km 중반 대에서 형성되는 빠른 볼 구속, 사이드 암이라는 희소성
- 프로지명/대학진학시 과제 : 프로/대학무대 조기 적응. 다양한 구종 습득 및 끝없는 '자신과의 싸움'
[사진 (C) 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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