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2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월 2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라 2차 스프링캠프를 떠날 예정이다. 최근 KBO리그 복귀가 임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류현진에게 덕담을 전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코리안 몬스터'와 한화 이글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류현진의 KBO리그 복귀를 반겼다. KIA를 상대로만 적게 등판했으면 좋겠다는 진심 섞인 농담도 곁들여 환영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범호 감독은 21일 저녁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달 31일부터 호주 캔버라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를 성공적으로 마친 가운데 오는 2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로 무대를 옮겨 실전 연습경기 위주의 2차 스프링캠프를 실시한다.
이범호 감독은 "감독이라는 자리는 어떤 선수를 만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굉장히 좋은 선수들을 만났다"며 "선수들을 믿고 즐겁게 올 시즌을 임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KIA는 지난 1월 중순 스프링캠프 출발 직전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금품 수수 사건에 연루돼 경질되는 내홍을 겪었다. KIA 1군은 진갑용 수석코치 체제로 일단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뒤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KIA의 선택은 이범호 1군 메인 타격코치였다. 선수들과의 소통 능력, 지도력, 야구관, 선수단 장악 능력을 고려해 이범호 감독에게 2025 시즌까지 지휘봉을 맡겼다.
KIA는 2024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령탑이 바뀌는 변화가 있었지만 충분히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불운 속에 정규리그 6위로 포스트시즌 초대장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범호 감독 역시 "우리 선수들이 취약하다고 느끼는 포지션은 솔직하게 없다"며 "감독은 항상 팀에 약점이 없다는 마음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2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월 2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라 2차 스프링캠프를 떠날 예정이다. 최근 KBO리그 복귀가 임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류현진에게 덕담을 전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이범호 감독은 이 자리에서 KBO리그 복귀가 임박한 류현진과 관련된 질문도 받았다. 류현진은 2023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잔류에 무게를 두고 새 둥지 찾기에 나섰지만 해가 바뀐 뒤 현재까지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현시점에서 현실적으로 빅리그 잔류는 쉽지 않은 상태다.
류현진의 친정팀 한화는 류현진을 복귀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KBO리그 역사상 최고 규모의 계약을 안겨줄 준비를 마치고 류현진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이 프로 무대에 데뷔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류현진이 한화에 입단할 당시 이범호 감독은 이미 KBO리그 최고의 거포 3루수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한화는 이범호 감독과 류현진의 활약을 앞세워 2006 시즌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이범호 감독은 2006 시즌 126경기에서 20홈런 73타점 OPS 0.826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맛봤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2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월 2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라 2차 스프링캠프를 떠날 예정이다. 최근 KBO리그 복귀가 임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류현진에게 덕담을 전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류현진은 '괴물' 신드롬을 일으켰다. 30경기 201⅔이닝 18승 6패 평균자책점 2.23, 204 탈삼진으로 리그를 씹어먹었다. 전무후무한 데뷔 시즌 신인왕,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부문 타이틀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이범호 감독과 류현진은 2007 시즌에도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한화가 2008 시즌 정규리그 5위로 가을야구가 무산되고 2009 시즌 최하위로 추락하는 아픔을 겪는 가운데 이범호 감독과 류현진은 변함 없이 각자 위치에서 리그 최정상급 선수의 면모를 유지했다.
이범호 감독이 2009 시즌을 마친 뒤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하면서 류현진과 동행에는 마침표가 찍혔다. 이범호 감독은 2011 시즌 KBO리그로 복귀했지만 한화가 아닌 KIA와 계약을 맺었고 2017년 통합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7년이 흐른 현재는 KIA의 수장으로 사령탑 데뷔를 앞두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2011~2012년 류현진을 동료가 아닌 '적'으로 상대했던 경험도 있다. 성적은 7타수 1안타 2볼넷 4삼진으로 류현진의 완승이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신임 감독이 2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짧은 휴식을 취한 뒤 2월 22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라 2차 스프링캠프를 떠날 예정이다. 최근 KBO리그 복귀가 임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류현진에게 덕담을 전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이범호 감독은 "류현진이라는 대투수가 KBO리그로 돌아온다는 것 자체가 한국 야구에 큰 영광이라고 생각한다"며 "류현진이 복귀했을 때 타자들을 비롯해 많은 선수들이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어 "류현진이 우리 KIA와의 경기에만 많이 등판하지 않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웃은 뒤 "좋은 선수가 오는 만큼 KBO리그 선수들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걸 환영하지만 될 수 있으면 우리랑 경기 때는 (등판을) 피해서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2007년 포스트시즌에서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함께 뛰었던 류현진과 이범호. 사진 연합뉴스
류현진은 2023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 커리어 통산 두 번째로 FA가 돼 시장에 나왔다. 2020 시즌을 앞두고 토론토와 맺었던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1074억원)의 계약이 만료된 상태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186경기에서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의 성적을 기록했다.
한화로 돌아올 경우 KBO리그 복귀는 12년 만이다. 류현진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한국 무대 통산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남겼다.
사진=인천공항, 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