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우가 14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도하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판 잔러에게 도전한다는 입장으로 따라가는 거니까,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대한민국 수영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가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 티켓을 거머쥐면서 한국 수영사에 다시 한번 이름을 새겼다. 그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중국의 샛별 판 잔러와의 승부를 고대했다.
황선우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7초93을 기록해 16명 중 전체 3위를 차지하면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준결승에 앞서 황선우는 예선에서 48초15를 기록하며 108명 중 전체 6위에 올라 상위 16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승행 티켓을 무난하게 거머쥐었다. 이후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준결승 1조 3번 레인에 서면서 결승행을 정조준했다.
황선우가 15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도하 연합뉴스
황선우는 빠른 스타트로 첫 50m를 22초85에 주파하며 가장 먼저 반환점을 돌았다. 마지막 50m에선 기록이 25초08로 떨어지며 47초88을 기록한 알레산드로 미레시(이탈리아) 다음으로 터치패드를 찍었지만 목표인 47초대(47초93)에 복귀했다.
그는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때 개인 최고기록(47초56)을 세운 후 국제대회에서 47초대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에 가까워지는데 성공했다.
황선우도 레이스를 마친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엑스포츠뉴스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47초대가 메이저 대회에서 안 나온지 오래돼 혼자서 굉장히 힘들었다"라며 그동안 홀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했다고 전했다. 국내 대회에선 47초대 진입도 했던 그는 예선과 준결승, 결승 등 단거리 종목의 경우 3단계를 거쳐 우승을 다투는 국제 대회 시스템에서 자신의 단점이 체력 문제가 부각되면서 48초대에 계속 머무르고 있었다.
황선우는 결승 진출로 인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판 잔러와 레이스를 하게 됐다. 황선우는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에선 판 잔러를 압도하고 있지만 100m에선 또 다르다. 판 잔러는 지난 12일 남자 계영 400m 결승에서 중국 대표팀 1번 영자로 나서 첫 100m를 46초80에 주파, 남자 자유형 100m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황선우가 15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도하 연합뉴스
자유형 100m에선 판 잔러가 세계 최강인 셈이다. 판 잔러는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예선과 준결승 모두 1위를 휩쓸며 2관왕을 예고하고 나섰다.
황선우도 판 잔러의 이 종목 초강세를 인정하며 도전자의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경쟁해보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그는 "판잔러 선수는 세계기록을 경신한 엄청난 선수"라고 치켜세우면서 "나도 이제 판잔러에게 도전한다는 입장으로 따라가겠다"고 했다. 남자 자유형 100m는 한국시간으로 16일 오전 1시 21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다.
황선우가 14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역영하고 있다. 도하 연합뉴스
황선우가 14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앞두고 수영장을 바라보고 있다. 도하 연합뉴스
다음은 황선우의 일문일답.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 올라갔다. 어떤 기분인가.
오늘 100m 경기에서 도쿄 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에서 47초대(47초93)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47초대가 메이저 대회에서 안 나온지 오래돼 혼자서 굉장히 힘들어 했는데, 이번 대회 자유형 200m에서 굉장히 좋은 성적을 낸 후 회복을 잘해 100m에서도 결승까지 갔기에, 내일 있는 결승을 잘 준비하면 될 거 같다.
-도쿄 올림픽 때 개인 최고기록(47초56)을 세운 후 2년 6개월 동안 47초대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준결승에서 해답을 찾은 거 같나.
일단 몸 관리가 가장 최우선인 것 같다. 매년 47초대 기록을 국내 대회에서 세웠지만 해외 대회에선 체력적인 부분 때문에 47초대 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오늘은 컨디션 관리가 잘 돼 47조대 기록으로, 전체 3등이라는 좋은 순위로 (결승전에)올라간 거 같다.
-주 종목이 자유형 200m이니, 100m는 결승은 가벼운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거 같다.
(자유형)200m에서 나름 만족할 만한 좋은 성적이 나왔기 때문에 지금은 일단 너무 욕심 부리지 않고 그냥 내게 주어진, 딱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마인드로 되게 편하게 레이스를 할 수 있을 거 같다.
황선우가 14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우승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도하 연합뉴스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축하 메시지를 많이 받았을 텐데, 인상 깊었던 메시지가 있었다면.
인상 깊었다기 보다 모든 분들이 아주 좋은 마음으로 되게 열심히 축하해 줘서 다들 너무 고마웠다.
-김우민과 함께 금메달을 들고 사진을 찍었다. 김우민이 뭐라고 말했나.
(김)우민이 형이 '우리 룸메이트 둘 다 금메달이 따서 너무 기분이 좋다'라며 한 번 안고 사진을 찍었다.
-한국이 금메달을 2개 따면서 외국 선수들의 시선이나 태도에서 달라진 게 있다면.
금메달을 딴 후 외국 선수들이 굉장히 많이 축하한다고 해줘서 굉장히 기분이 좋고, 이제 또 파리 올림픽까지 5개월 밖에 남지 않았으니깐 파리 올림픽에서도 축하를 받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자유형 100m 결승 때 아무래도 최대 경쟁자는 판잔러일텐데.
판잔러 선수는 세계 신기록을 갱신한 엄청난 선수다. 나도 이제 판잔러 선수한테 도전한다는 입장으로 따라가는 거니까 열심히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매일 좋은 성적이 따라올 거 같다.
-이번 대회에서 판잔러가 자유형 200m를 포기했다. 파리 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잠재적인 경쟁자로 여기는지.
(자유형)200m에서 따로 누구누구를 라이벌이 이렇게 생각하지 않기에 내 레이스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할 거 같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