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챔피언' 황선우, 올림픽 메달 과제도 확인했다…1분43초대 진입에 사활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1·강원특별자치도청)가 고대했던 생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오는 7월 파리올림픽 입상권 진입을 위해서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를 또 한 번 확인했다.  

황선우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75를 기록,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고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생애 첫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지난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에서 1분44초47의 당시 한국신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낸 뒤 지난해 7월 2023 후쿠오카 세계선수권에선 1분44초42로 한국신기록을 다시 한 번 갈아치우며 동메달을 냈던 가운데 3회 연속 세계선수권 포디움을 밟았다. 현재 그의 이 종목 기록은 지난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웠던 1분44초40으로 역시 한국기록이다.

황선우는 지난 2021년 아부다비, 2022년 멜버른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200m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다만 롱코스(50m) 대회 금메달은 처음이다. 

한국 수영은 김우민(23·강원특별자치도청)이 이번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황선우까지 세계 정상에 오르며 오는 여름 파리 하계 올림픽 메달 획득 전망을 더욱 밝혔다.   

황선우는 롱코스 대회였던 지난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1분43초21을 기록한 루마니아의 다비드 포포비치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했다.



지난해 후쿠오카 때는 포포비치를 따돌렸지만 영국 출신인 매슈 리처즈(1분44초30)와 톰 딘(1분44초32)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황선우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과 대등하게 맞선 끝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선우는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주 종목 자유형 200m와 계영 800m 금메달, 혼계영 400m와 계영 400m 은메달, 자유형 100m와 혼성 혼계영 400m 동메달을 수확하며 자신의 기량을 한단계 더 끌어올렸다.

황선우는 기세를 몰아 이번 카타르 도하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종목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황선우의 기량이 탁월한 면도 있었지만 포포비치가 2024 파리 올림픽에 집중하기 위해 불참을 선언한 데다 리처즈와 딘 등 메달 획득이 유력한 지난해 세계선수권 입상자들 역시 자유형 200m에 출전 신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황선우가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황선우는 독일의 루카스 마르텐스, 미국의 루크 홉슨, 리투아니아의 다나스 랍시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을 이겨냈다. 자신의 2024년 목표 중 하나였던 자유형 200m 세계선수권 3회 연속 메달 획득과 우승을 달성했다. 스스로 '월드 클래스'급 선수라는 걸 멋지게 입증했다.

하지만 황선우가 오는 7월 파리 올림픽에서 자신의 꿈인 메달 획득을 이루기 위해서는 조금 더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도 확인했다. 몇 년 째 자유형 200m 기록이 1분44초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황선우는 이번 도하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금메달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기록은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0.35초 모자랐다. 포포비치, 리처즈, 톰 딘 등 올림픽 금메달 후보들과 맞붙었다면 1위로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을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포포비치의 경우 2022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3초21의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뽐냈었다. 지난해 후쿠오카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우승을 차지한 리처즈는 1분44초30을 기록했다. 톰 딘(영국)이 2021년 도쿄 올림픽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22로 터치 패드를 찍은 점을 감안하면 황선우도 조금 더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하계 올림픽은 수영 종목 메이저 대회 중 모든 선수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다. 황선우의 경쟁자들이 도하 세계선수권에 불참하거나 자유형 200m에 출전하지 않은 건 포커스를 파리 올림픽에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황선우 역시 도하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기록에는 스스로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 황선우 역시 메이저대회 앞두고 훈련과 휴식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테이퍼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이번 세계선수권에 나오긴 했다. 금메달 성과를 자축하되 기록은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며 각오를 다지는 이유다.

황선우는 도하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금메달 직후 '엑스포츠뉴스'와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단독 인터뷰에서 "일단 (1분)44초대에 무조건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목표는 (1분)44초 초반대였는데 후반대(1분44초75)여서 조금 아쉽지만 이제 남은 5달 동안 잘 준비하면 파리 올림픽에서 좋은 기록을 보여줄 수 있을 거 같다"고 다짐했다.



황선우는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권 진입을 위해서는 1분43초대까지 기록을 단축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스스로를 혹독하게 몰아붙인다는 계획이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세계선수권에서 이룰 수 있는 목표는 지금 다 이룬 것 같기 때문에, 이제 마지막 큰 무대인 올림픽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와 함께 "일단 전반적인 레이스 부분과 턴 부분이 아직 많이 미흡한 것 같아 그 부분을 많이 보완한다면 꿈의 기록인 (1분)43초 대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파리 올림픽에서는) 무조건 나는 (1분)43초 대로 끝낸다는 목표로 훈련을 잡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남은 5개월간 0.5초 이상은 단축해야 꿈에 그리던 올림픽 입상은 물론 금메달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