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14일 자진 사퇴했다. KB손해보험은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부진한 팀 경기력에 책임감을 느꼈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KB손해보험은 14일 "후인정 감독이 올 시즌 계속되는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며 "구단은 후인정 감독의 사의를 수용하고 김학민 수석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임명해 남은 시즌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후인정 감독은 "한결같이 응원해 주시는 KB손해보험 팬들에게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한 마음이다. 팀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함께 고생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잔여 경기를 잘 마무리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KB손해보험 구단 관계자는 14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감독님께서 선수들과 마지막 미팅에서 선수들에게 거듭 미안하다고 하셨다. 팬분들께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 선수들과 코치들 모두 합심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하셨다"고 말했다.
후인정 감독은 2015-2016시즌 한국전력에서 은퇴한 뒤 코치로 변신했다. 경기대 감독을 거쳐 2021-2022시즌 KB손해보험의 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첫해 팀을 정규리그 2위(승점 62점·19승17패)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전력을 무찌르며 팀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이뤄냈다. 챔프전에선 대한항공에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패해 준우승을 기록했다. 우승엔 실패했지만 팀 역대 최고 성적을 내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2022-2023시즌엔 크게 미끄러졌다. 남자부 7개팀 중 6위(승점 42점·15승21패)에 머물렀다. 2019-2020시즌 이후 세 시즌 만에 다시 6위로 처졌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14일 자진 사퇴했다. KB손해보험은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 엑스포츠뉴스 DB
올 시즌은 사정이 더욱 좋지 않다. 27경기를 치러 4승만을 수확했다. 승점 18점(4승23패)으로 압도적인 최하위에 그쳤다. 한 계단 위인 6위 현대캐피탈(승점 38점·12승16패)과 무려 승점 20점 차이다. 2005년 프로 출범 후 단 한 차례도 꼴찌를 해본 적 없는 KB손해보험은 올해 창단 첫 불명예를 떠안을 전망이다.
시즌 출발부터 불안했다. 1라운드 초반이던 지난해 10월 21일부터 3라운드 첫 경기였던 12월 2일까지 무려 12연패에 빠졌다. 구단 역대 통산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세웠다. 2019년 10월 19일~11월 30일의 12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짧은 2연승 후 다시 6연패를 기록했다. 지난 1월 9일 대한항공전서 세트스코어 3-1 승리로 연패를 끊어낸 뒤 1월 13일 OK금융그룹전부터 지난 10일 삼성화재전까지 5연패로 고개를 숙였다.
삼성화재전에선 1세트를 빼앗긴 후 2, 3세트를 손쉽게 챙기며 연패 탈출 가능성을 높였지만 4, 5세트 무릎을 꿇었다. 아포짓 스파이커 안드레스 비예나가 32득점(공격성공률 53.85%), 아웃사이드 히터 황경민이 17득점(공격성공률 68.18%), 아웃사이드 히터 홍상혁과 미들블로커 우상조가 각 10득점을 올렸으나 역부족이었다.
남자프로배구 KB손해보험 후인정 감독이 14일 자진 사퇴했다. KB손해보험은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른다. 엑스포츠뉴스 DB
전반적인 지표도 좋지 않다. 올 시즌 KB손해보험은 득점 7위(2211점), 공격종합 4위(공격성공률 52.15%), 서브 7위(세트당 0.641개), 블로킹 6위(세트당 2.068개), 리시브 6위(효율 36.79%), 세트 6위(세트당 12.854개), 디그 7위(세트당 8.796개), 수비 6위(세트당 16.068개)로 처져있다.
이번 시즌 남은 경기는 9게임이다. 오는 15일 현대캐피탈전부터 김학민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른다. 빠르게 분위기를 수습해 시즌부터 마무리해야 한다. 이어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KB손해보험은 "2021-2022시즌 취임 첫해 역대 최고의 성적 달성 등 후인정 감독이 그동안 팀을 위해 보여준 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KB손해보험을 사랑해 주시는 팬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구단 모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팀 쇄신과 리빌딩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