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송하윤이 인생캐릭터를 경신하고 있다. 서러움을 이겨내고 꾸준히 한길을 걸어온 덕분에 얻은 값진 결과다.
송하윤은 하얀 피부와 작은 얼굴, 뚜렷한 이목구비로 동안 미모를 자랑하지만, 알고 보면 86년생으로 데뷔 22년 차 배우다.
송하윤은 최고 시청률 11%를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인 드라마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에서 절친 강지원(박민영 분)의 남편 박민환(이이경)과 작정하고 바람을 피우는 정수민으로 분해 열연하고 있다.
기죽어 눈치만 보는 왕따 지원을 챙겨주는 등 겉으로는 어린 시절부터 강지원과 세상 둘도 없는 친구인 것처럼 굴지만 뒤에서는 강지원의 삶을 망가뜨리기 일쑤다. 지원의 썸남, 직업, 심지어 남편까지 모든 것을 빼앗으려고 하는 악녀다.
12일 방송분에서는 아버지 정만식(문정대)과 강지원(박민영)의 엄마 배희숙(이정은)의 불륜을 계기로 강지원에게 비뚤어진 욕망을 품게 된 사연이 그려졌다. 만식과 희숙을 찾아가 지원을 죽여달라고 사주하는 극악무도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빌런의 끝판왕 노릇을 제대로 했다.
송하윤은 악역 연기 안에서도 다채로운 모습을 생동감 있게 녹여내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순진무구한 얼굴을 하다 갑자기 싸늘해지고, "넌 행복해지면 안 되거든"이라며 뻔뻔하게 울분을 토해내는 정수민의 두 얼굴을 이질감 없이 소화했다.
20년 전부터 켜켜이 쌓아 올린 연기 내공이 빛을 발했다. 2003년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로 데뷔한 송하윤은 드라마 ‘태릉선수촌’, ‘그 남자의 질투’, ‘유령’, ‘그렇고 그런 사이’, ‘스웨덴 세탁소’, ‘그래도 푸르른 날에’, '내 딸 금사월', '쌈, 마이웨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 '마성의 기쁨', 영화 ‘다세포 소녀’, ‘화차’, ‘제보자’, ‘나는 공무원이다’, '완벽한 타인' 등 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과거 김별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했고 2012년 드라마 ‘유령’ 때 여름 햇빛이라는 뜻의 송하윤으로 개명했다. 이후 한층 성숙한 연기력과 참신한 마스크로 필모그래피를 다져온 그는 오랜 슬럼프를 이겨내고 '내 딸 금사월'의 오월이로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이어 '쌈, 마이 웨이', '마성의 기쁨' 그리고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통해 송하윤이라는 이름 석 자를 시청자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했다.
송하윤은 2016년 MBC 드라마 '내 딸 금사월' 종영 후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슬럼프는 13년 정도 셀 수 없이 많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데뷔했는데 이후 계속해야 하나 하는 생각에 몇 번씩 무너지고 서러웠다. 유명하진 않았지만 1년에 한두 작품은 했었는데 흥행이 안 되니 무명에 가까운 배우로 지냈다"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할 수 있었다. ‘액션’이라고 외칠 때 연기가 시작되는 순간이 너무 좋았다. 13년이라는 긴 시간에 여러 많은 방법을 써봤다. 울고 싶으면 울어도 봤다. 결론적으로 이렇게 힘들어할 시간에 하나씩 채워가고 기다리는 게 더 좋은 운을 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묵묵히 연기에 임한 덕분에 준비된 자에게 오는 기회를 잡았다. 매 드라마에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는 송하윤이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남은 회차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해본다.
사진= tvN, KBS,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