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이 경기에서 승리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KOVO 제공
(엑스포츠뉴스 인천, 최원영 기자) 올해는 정상에 서보려 한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은 최근 개인 유튜브 채널인 '식빵언니 김연경'에 특별한 영상을 올렸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김현수와 인터뷰 형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내용이었다. 나란히 빠른 1988년생인 둘은 각 종목 대표선수로서 여러 주제에 관해 이야기했다.
'우승'을 빼놓을 수 없었다. 김현수는 지난해 LG의 주축으로 통합우승을 함께했다. LG는 무려 29년 만에 고대하던 정상에 섰다. 김현수 역시 2018년 두산 베어스에서 LG로 자유계약(FA) 이적한 후 LG 소속으론 처음으로 우승을 맛봤다.
김연경과 마주 앉은 김현수는 "FA로 LG에 왔는데 팀이 우승하지 못해 자책했다. 내 실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내가 팀원들과 소통을 못 하는 것인지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우승하고 나니 정말 너무 좋았다. 우승 멤버들이 기억에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연경도 V-리그에서 우승에 목마른 상태다. 데뷔 시즌이던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 2년 연속 통합우승을 경험했다. 두 시즌 모두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 MVP를 독식했다. 2008-2009시즌에는 챔프전 우승을 이루며 MVP를 거머쥐었다. 이후 해외리그에 진출했다.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을 누비며 세계적인 배구 여제로 이름을 떨쳤다.
2020-2021시즌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해 정규리그 2위, 챔프전 준우승을 기록했다. 다시 한 시즌 간 중국 상하이에 몸담은 뒤 2022-2023시즌 흥국생명에 합류했다. 정규리그를 1위로 마쳤으나 챔프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2연승 후 3연패로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쓰라린 준우승을 겪었다. 우승 갈증을 해소하지 못했다.
LG 트윈스 김현수가 2023시즌 통합우승을 확정한 뒤 우승 기념 세리머니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김연경은 "김현수 선수와는 친구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 큰 도움이 됐다. 우승 기운을 받은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같은 연령대의, 같은 프로선수로서 여러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잘하고 있는 선수라 배울 점이 많았다. 앞으로도 여러 선수를 만나 도움을 받아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흥국생명은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현재 승점 59점(21승6패)으로 여자부 2위다. 1위는 승점 62점의 현대건설(20승6패)이다. 흥국생명은 8일 정관장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하며 3연승을 질주했다. 현대건설은 9일 GS칼텍스전을 치른 뒤 12일 흥국생명과 피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김연경은 "올스타 휴식기 때 팀 전반적으로 부족했던 점들을 잘 준비했다. 덕분에 5라운드 시작 후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듯하다"며 "꾸준히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상황이 재미있다. (순위 경쟁이 치열해) 경기할 때 더 몰입되는 듯하다"며 "(현대건설과) 승점 차가 크지 않고 우리에게도 기회가 왔다.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하는 이런 상황들이 즐겁다"며 "이번 현대건설전이 정말 기대된다. 선수들이 실력을 얼마만큼 보여주고 어떻게 경기해 나갈지, 승리할 수 있을지 나도 기대된다. 파이팅하겠다"고 전했다.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 김연경이 경기 중 서브를 넣으러 가고 있다. KOVO 제공
흥국생명에 더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김연경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매 경기 기복이 있기 때문이다"며 "이번 정관장전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왔다. 경기력의 평균치를 지켜야 한다. 또, 현대건설은 블로킹이 높은 팀이라 그걸 잘 이용하고 공략해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은 올 시즌 27경기에 출전해 576득점, 공격성공률 45.02%, 리시브 효율 42.36%, 디그 세트당 3.406개를 기록 중이다. 리그 득점 7위(국내선수 1위), 공격종합 성공률 2위(국내선수 1위), 리시브 5위, 디그 10위에 골고루 이름을 올렸다. 공수에서 쉴 새 없이 활약했다.
다행히 조력자가 등장했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대체외인으로 합류한 아포짓 스파이커 윌로우 존슨(등록명 윌로우)이다. 윌로우는 특유의 쾌활함으로 분위기메이커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김연경은 "윌로우는 성격이 밝고 활달하다. 선수들이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다"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어 팀에 잘 융화되는 듯하다. 우리는 정말 좋다. 아침부터 들떠있어 가끔 장단 맞추기 힘들기도 하지만 낙천적이라 참 보기 좋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