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좌완투수 김대유가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좌완투수 김대유(KIA 타이거즈)는 2023시즌이 자신에게 어떤 시즌이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 대 맞은 것 같았다"고 답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2010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18순위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지명된 김대유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KT 위즈를 거쳐 LG 트윈스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특히 2021년과 2022년 두 시즌 연속으로 두 자릿수 홀드를 달성하면저 2점대의 평균자책점을 마크했다.
그런 김대유가 또 한 번 팀을 옮긴 건 2022시즌 이후였다. KIA는 2022년 11월 말 FA 박동원의 보상선수로 김대유를 지명했다. 뛰어난 구위와 무브먼트를 바탕으로 좌타자, 우타자 가리지 않고 강한 면모를 보여준 김대유의 활용도에 큰 기대를 걸었다.
KIA는 지난 시즌 김대유를 '즉시전략감'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김대유의 2023시즌 성적은 41경기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5.11. 직전 두 시즌에 비하면 성적이 다소 부진한 편이었다. 결국 김대유는 보상선수 신화를 만들지 못한 채 한 시즌을 마감했다.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7회말 KIA 김대유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차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만난 김대유는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뭔가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이렇게 끝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욕심 부려서 경기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야구는 실수하면 지는 건데, 실수를 많이 범했다. 더 잘하려고 했는데, 어려웠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그래도 김대유는 주저앉지 않았다. 그는 "팀을 옮기기도 했고 첫 인상이 중요하다는 것도 있긴 했는데 뭘 하겠다고 욕심을 부렸을까 싶었다"며 "지난해 2군에서 지내다가 1군에 올라온 뒤 (그런 부분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부담감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김대유는 "부담감이 덜하긴 하지만, 제대로 해내는 걸 팬분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그래서 당당해지고 싶다. 당당해질 수 있다면 기록 같은 건 다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5일과 7일 두 차례의 불펜피칭을 마친 김대유는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그는 "포수들은 다들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좋은 날씨 속에서 한 번 캠프를 치르고 싶었는데, 괜찮은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7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진행된 KIA 타이거즈 스프링캠프, 좌완투수 김대유가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캔버라, 유준상 기자
주전 포수 김태군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김대유는 "겨울에도 (김)태군이 형과 캐치볼을 했는데, 확실히 다르더라. '이 시기에는 이렇게 해야지'라는 게 있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하다 보니까 잘 되는 것 같았다"며 "지난 시즌 이후에 선수들이 (태군이 형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몇몇 선수들이 메디컬 테스트를 할 때 다같이 모인 적이 있는데, (도움이 필요하면) 항상 말해달라고 하더라. 계속 투수들에게 맞추려고 엄청 노력 중이다. 태군이 형은 약간 선수들을 이끌려는 게 강하다 보니까 그게 좋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새 시즌을 준비 중인 김대유의 목표는 무엇일까. 김대유는 "팀이 성적을 내는 데 도움되는 것만큼 선수가 뿌듯한 건 없다"며 "지난해보다 더 안 좋아질 게 없다. 어떤 것이든 다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수치적으로도, 표면적으로도 정말 안 좋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다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1년 전에 인터뷰를 할 땐 이전에 했던 걸 평균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그렇게 하려면 그만한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캔버라, 유준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