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일본이 달콤한 꿈에서 깨어났다. 아시아 대륙컵 8강 탈락이라는 차가운 현실을 받아들였다.
일본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일본은 전반전 모리타 히데사마의 선취골로 앞서갔으나, 후반전 모하마드 모헤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경기 막바지까지 균형이 유지되자, 일본은 후반 45분 교체를 통해 연장전을 준비했다. 모리타와 도안 리츠가 빠지고 호소야 마오와 아사노 타쿠마가 들어왔다.
그러나 경기 결과는 후반 추가시간에 바뀌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알레리자 자한바크시에게 페널티킥으로 역전골을 허용했다. 경기는 일본의 패배로 끝났고, 일본은 이란과의 8강전을 마지막으로 짐을 싸게 됐다. 후반 45분 연장전을 바라보고 꺼내든 교체카드는 오히려 웃음거리로 남았다.
아시안컵 유력 우승 후보 일본의 8강 탈락에 일본 매체들이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현지에서는 A매치 10연승이나 독일이라는 축구 강국을 대파하는 등의 기억들은 모두 달콤한 꿈이었으며, 일본의 실력이 아닌 시선만 탈아시아급이었다고 자국 대표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 '닛칸 스포츠'는 "10연승이라든지, 유럽 대국 격파라든지 하는 것들은 달콤한 꿈이고 시선만 탈아시아였다. 일본은 5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8강전에서 흩어졌다. 일본은 경기 막바지 연장전을 고려하고 있던 반면 이란은 어떻게든 90분 내에 끝내려고 했다. 아무것도 이길 수 없었다"라며 자책했다.
그러면서 "상대는 라인을 올리고 압박을 시도하며 반격했다. 일본은 동점이 되고 나서 미토마 카오루와 미나미노 타쿠미를 동시에 넣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미토마의 드리블 패턴은 읽혔고, 미나미노는 완전히 사라졌다. 상대가 라인을 올리고 반대편에 공간이 있었지만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아사노 투입을 주저했다. 중원에서 경기를 만드는 것도 상대의 압박에 밀려 할 수 없었다"라며 선수들과 모리야스 감독을 비판했다.
'닛칸 스포츠'는 일본이 그동안 국가대표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고, 독일을 격파했던 것들이 모두 허황된 꿈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아시아도 제패하지 못하는 국가가 유럽팀을 상대로 이긴다고 좋아할 게 아니라, 순서상 아시아에서 최정상에 서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었다.
일본은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축구 강국 독일과 스페인을 격파하며 16강에 올랐고, A매치 10연승을 달리는 중이었다. 당장 일본은 아시안컵 본선 직전 치른 친선경기에서 한국과 아시안컵 같은 조에 배정된 요르단을 6-1로 대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정작 대회가 시작되고 나서는 우승 후보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조별예선 1차전부터 베트남에 역전을 허용했다가 간신히 승리하더니, 2차전이었던 이라크전에서는 1-2로 패배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3차전과 16강전은 무난했지만, 여전히 우승 후보 일본에 대한 의심은 있었다. 결국 8강 이란전에서 패배하며 TOP4에도 들지 못한 채 아시안컵 일정을 마무리했다.
'닛칸 스포츠'는 "지금까지 10연승을 거뒀다든지, 유럽 강호를 이겼다든지 하는 것들은 모두 달콤한 꿈을 꾼 것이었다. 우리는 우리의 시선만 세계로 향하고 있었다. 세계를 꿈꾸는 건 아시아를 제패한 이후에도 늦지 않다"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