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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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아무리 먹어도 훈련은 안 빠졌는데"…'래시퍼드 꾀병'에 英 레전드 나란히 '폭발'

기사입력 2024.02.04 00:45

이태승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간판 공격수 마커스 래시퍼드가 경기 전 음주가무를 즐긴 후 훈련에 불참, 팬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잉글랜드 축구계 저명인사들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며 '쓴소리'를 했다.

래시퍼드는 최근 영국 벨파스트에 위치한 나이트 클럽을 방문해 술을 잔뜩 먹고 '몸이 좋지 않다'며 꾀병을 부린 뒤 그 다음날 훈련에 불참했다. 다만 래시퍼드의 거짓말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가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노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혀 공개된 것이다.

이는 팀의 규율을 완전히 깨는 행위기 때문에 맨유의 에릭 턴하흐 감독은 그를 4부리그 뉴포트 카운티와의 FA컵 경기에 출전할 선발 명단에서 즉각 제외하며 내부 징계를 내렸다. 인터뷰에서도 "내부적인 문제가 있다"며 래시퍼드의 규율 관련 문제를 부각하기도 했다.

래시퍼드는 지난 11월 맨유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의 맨체스터 더비에서 0-3 대패를 당한 뒤 클럽에서 놀았다는 사실이 발각돼 이미 한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라이벌 더비에서 대패해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적인 행동으로 팀 분위기를 해쳤다는 이유였다.




이러한 상황에 축구 전문가들이 혀를 차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260골)로 널리 알려진 앨런 시어러,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했던 게리 리네커, 맨시티의 주축 수비수로 활약했던 마이카 리처즈는 1일(한국시간) 축구 전문 팟캐스트 '더 레스트 이즈 풋볼'에 참여해 래시퍼드를 둘러싼 논란을 다뤘다.

가장 먼저 운을 뗀 것은 시어러였다. 그는 "래시퍼드가 규율 관련 문제를 일으킨 것은 올 시즌 두번째"라며 "어떻게 경기 3~4일 전에 술을 마실 수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축구 선수 커리어는 정말 짧다. 재능을 낭비해선 안된다"며 "스스로를 돌아본 후 지난 시즌처럼 나서서 골을 넣길 바란다"고 타일렀다.

래시퍼드는 지난 시즌 맨유 '효자'로 톡톡히 활약했다. 그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56경기 30골 11도움을 기록했고 그중 프리미어리그 득점은 17골이었다. 맨유가 지난 시즌 리그서 58득점을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혼자서 팀 전체 득점의 3분의 1을 기록한 대단한 활약이었다. 맨유는 래시퍼드에 힘입어 리그컵 정상에도 오른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래시퍼드는 최악의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27경기 5골 6도움을 기록 중인 래시퍼드는 팀의 간판 득점포답지 않은 모습으로 맨유의 순위 하락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여기에 음주를 즐기는 등의 프로답지 못한 태도를 보이며 팬들의 실망을 키우고만 있다.

리네커는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과거에도 선수들이 주중에 잠깐 빠져나가 음주를 즐기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그 때는 카메라가 없어 잘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여기저기에 보는 눈이 많다"며 래시퍼드의 경솔함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더욱이 술을 마신 후 훈련에 불참했다는 것은 매우 프로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리처즈는 "물론 술까지 먹지는 않았지만 (셋 중에서) 가장 최근에 은퇴한 나도 주중에 놀다온 적이 많다"며 "그러나 단 한번도 그 다음날 있었던 훈련에 불참한 적은 없다. 훈련에 빠진 부분을 이해할 수가 없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이에 리네커는 "내가 토트넘에서 뛸 당시 선수들도 자주 술을 마시러 나갔다"며 "그 다음날 선수들은 완전히 숙취에 쩔어서 나타나곤 했다. 우리는 모두 봉지를 몇개 붙잡고 속을 게워내며 훈련에 임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술을 마시는 것은 어느정도 자율성이 보장된 행동이지만 그에 대한 책임 또한 선수가 져야 한다는 의미이다. 숙취가 심해 훈련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훈련에 참가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턴하흐 감독을 향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시어러는 "맨유 팬들은 너무도 실망스러울 것"이라며 "제이든 산초에 이어 래시퍼드까지 일탈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턴하흐를 선임한 많은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엄격하고 선수들을 잘 다룰 수 있기 때문인데 그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산초는 올 시즌 초 출전 관련 문제로 턴하흐에게 공개적으로 항명하며 약 6개월간 유스 아카데미로 유배를 떠났다. 이후 겨울 이적시장서 친정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로 임대 이적, 당장은 두 당사자간 문제가 더 심각해지지 않고 있다.




리처즈는 턴하흐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그는 "턴하흐가 래시퍼드를 보호해 줄 수도 있었다"며 "내부적인 문제가 아니라 애초부터 선발로 뛰게 할 생각이 없었다고 답하면 된다. 팀 내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발언하면 당연히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우리 모두 축구선수 출신이지 않느냐. 감독이 내부 문제가 있다고 발언하면 래시퍼드가 정말 큰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보여진다"며 안일했던 턴하흐 대처에 날을 세웠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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